[글로벌 경제] 뮤직 페스티벌, 수십만 원 푯값의 비밀

입력 2019.08.12 (18:07) 수정 2019.08.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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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뮤직 페스티벌, 이제는 가보신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즘 인깁니다.

하지만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푯값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많은데요.

대형 음악 공연의 입장권, 유독 비싼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렬한 록 사운드가 무대에 울려 퍼집니다.

시원한 가창력과 함께 멋진 연주 실력을 뽐내는 뮤지션들에, 관중들은 엄청난 함성으로 답하는데요.

지난 6월 말, 영국 서머싯에서 열린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현장입니다.

[닐스/벨기에 관광객 : "밖으로 나가 산책도 할 수 있어요. 편하게 반바지나 셔츠를 입어도 되죠. 정말 최고예요. 즐겁습니다."]

지난 1970년에 시작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전 세계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올해도 입장권 판매 시작 36분 만에 전량 매진됐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마일리 사이러스, 카일리 미그노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무대를 뜨겁게 달궜는데요.

닷새 동안 20만여 명의 관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은 국내에서도 많이 열리는 추센데, 콘서트 형식과는 좀 차이가 있죠?

[답변]

네. 뮤직 페스티벌은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가하는 형탭니다.

요즘에는 록이나 재즈 등 특정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뮤직 페스티벌이 특히 많은데요.

이제는 단순히 음악 축제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경우, 지난 2017년 기준 관객 수만 25만 명.

입장권 매출만 6천만 파운드, 875억여 원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숙박, 음식점 등에 쓴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벌어들인 수익은 더 많겠죠.

BBC에 따르면 축제 참가자 한 명이 평균 4백 파운드, 약 58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가 엄청난데요, 혹시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있나요?

[답변]

영국의 경우 뮤직 페스티벌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5조8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미국 시장은 이보다 큽니다.

미국에선 해마다 8백 개의 크고 작은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그 규모가 100억 달러,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은 가족 단위로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죠.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일 것 같습니다.

공연 한 번 보려면 수십만 원이 우습게 깨지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지만, 수백만 원이 넘는 VVIP 티켓을 파는 곳도 있는데요.

안 그래도 비싼 푯값이 매년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도 올해 입장료를 올렸습니다.

올해 입장권은 2년 전보다 10파운드 오른 248파운드, 36만 원이었는데요.

1979년엔 얼마였을까요? 단돈 5파운듭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푯값이 5배 오른 거지만,

액면가로 비교하면 50배 가까이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드플레이 콘서트 때도 115파운드(약 17만 원)에 갔죠. 제대로 된 공연을 보러 가는 거니까 좀 더 비싸도 가겠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면 글쎄요, 그럼 안 갈 것 같아요."]

지난 7월, 런던서 열린 켄우드 하우스 페스티벌은 올해 영국에서 개최된 뮤직 페스티벌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는데요.

단 하루만 열린 공연의 입장료가 250파운드, 부가세는 별도였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 입장권이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주최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입장료에 공연에 필요한 각종 부대시설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뮤지션들의 출연료는 물론이고요,

무대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비용까지 고려됩니다.

또한, 관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시설 비용 전반도 포함되는데요.

화장실과 주차장, 푸드 트럭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니 조단/공연 전문가 : "작은 마을 하나를 조성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은 물론 와이파이까지도 갖춰야 하니까요."]

이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고 처리하는 비용도 계산됩니다.

일부 주최 측은 매진을 기록하더라도 수익이 조금 남거나 더러 적자인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익성 등 여러 가지를 따져 보고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것일 텐데, 적자가 나는 이유가 뭐죠?

[답변]

가장 큰 이유는 뮤직 페스티벌이 마을 단위로까지 우후죽순 열리면서 출혈 경쟁이 벌어진 탓입니다.

특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기 있는 뮤지션들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입장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팝스타의 경우, 올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했는데, 출연료로 8백만 달러, 우리 돈 96억7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톰 스탠디지/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 : "스트리밍은 음반 시장의 경제적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놨어요. (그래서 가수들이) 투어를 통해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어요. 새 앨범을 내면 또 다른 투어를 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대형 공연 기획사들이 주도적으로 유명 뮤지션들을 모셔가면서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각기 달랐던 뮤직 페스티벌의 콘셉트가 비슷해지면서 관객들이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겁니다.

실제, 지난 2016년 이후 유럽 전역에서 뮤직 페스티벌에 가는 관객 수가 18%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뮤직 페스티벌이 위험한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개성 없는 뮤직 페스티벌은 결국,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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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뮤직 페스티벌, 수십만 원 푯값의 비밀
    • 입력 2019-08-12 18:14:39
    • 수정2019-08-12 18:28:09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뮤직 페스티벌, 이제는 가보신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즘 인깁니다.

하지만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푯값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많은데요.

대형 음악 공연의 입장권, 유독 비싼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렬한 록 사운드가 무대에 울려 퍼집니다.

시원한 가창력과 함께 멋진 연주 실력을 뽐내는 뮤지션들에, 관중들은 엄청난 함성으로 답하는데요.

지난 6월 말, 영국 서머싯에서 열린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현장입니다.

[닐스/벨기에 관광객 : "밖으로 나가 산책도 할 수 있어요. 편하게 반바지나 셔츠를 입어도 되죠. 정말 최고예요. 즐겁습니다."]

지난 1970년에 시작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전 세계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올해도 입장권 판매 시작 36분 만에 전량 매진됐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마일리 사이러스, 카일리 미그노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무대를 뜨겁게 달궜는데요.

닷새 동안 20만여 명의 관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은 국내에서도 많이 열리는 추센데, 콘서트 형식과는 좀 차이가 있죠?

[답변]

네. 뮤직 페스티벌은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가하는 형탭니다.

요즘에는 록이나 재즈 등 특정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뮤직 페스티벌이 특히 많은데요.

이제는 단순히 음악 축제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경우, 지난 2017년 기준 관객 수만 25만 명.

입장권 매출만 6천만 파운드, 875억여 원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숙박, 음식점 등에 쓴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벌어들인 수익은 더 많겠죠.

BBC에 따르면 축제 참가자 한 명이 평균 4백 파운드, 약 58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가 엄청난데요, 혹시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있나요?

[답변]

영국의 경우 뮤직 페스티벌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5조8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미국 시장은 이보다 큽니다.

미국에선 해마다 8백 개의 크고 작은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그 규모가 100억 달러,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은 가족 단위로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죠.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일 것 같습니다.

공연 한 번 보려면 수십만 원이 우습게 깨지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지만, 수백만 원이 넘는 VVIP 티켓을 파는 곳도 있는데요.

안 그래도 비싼 푯값이 매년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도 올해 입장료를 올렸습니다.

올해 입장권은 2년 전보다 10파운드 오른 248파운드, 36만 원이었는데요.

1979년엔 얼마였을까요? 단돈 5파운듭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푯값이 5배 오른 거지만,

액면가로 비교하면 50배 가까이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드플레이 콘서트 때도 115파운드(약 17만 원)에 갔죠. 제대로 된 공연을 보러 가는 거니까 좀 더 비싸도 가겠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면 글쎄요, 그럼 안 갈 것 같아요."]

지난 7월, 런던서 열린 켄우드 하우스 페스티벌은 올해 영국에서 개최된 뮤직 페스티벌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는데요.

단 하루만 열린 공연의 입장료가 250파운드, 부가세는 별도였습니다.

[앵커]

뮤직 페스티벌 입장권이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주최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입장료에 공연에 필요한 각종 부대시설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뮤지션들의 출연료는 물론이고요,

무대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비용까지 고려됩니다.

또한, 관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시설 비용 전반도 포함되는데요.

화장실과 주차장, 푸드 트럭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니 조단/공연 전문가 : "작은 마을 하나를 조성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은 물론 와이파이까지도 갖춰야 하니까요."]

이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고 처리하는 비용도 계산됩니다.

일부 주최 측은 매진을 기록하더라도 수익이 조금 남거나 더러 적자인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익성 등 여러 가지를 따져 보고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것일 텐데, 적자가 나는 이유가 뭐죠?

[답변]

가장 큰 이유는 뮤직 페스티벌이 마을 단위로까지 우후죽순 열리면서 출혈 경쟁이 벌어진 탓입니다.

특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기 있는 뮤지션들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입장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팝스타의 경우, 올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했는데, 출연료로 8백만 달러, 우리 돈 96억7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톰 스탠디지/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 : "스트리밍은 음반 시장의 경제적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놨어요. (그래서 가수들이) 투어를 통해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어요. 새 앨범을 내면 또 다른 투어를 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대형 공연 기획사들이 주도적으로 유명 뮤지션들을 모셔가면서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각기 달랐던 뮤직 페스티벌의 콘셉트가 비슷해지면서 관객들이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겁니다.

실제, 지난 2016년 이후 유럽 전역에서 뮤직 페스티벌에 가는 관객 수가 18%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뮤직 페스티벌이 위험한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개성 없는 뮤직 페스티벌은 결국,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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