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험성적서도 조작…검증도 없어

입력 2019.08.12 (21:36) 수정 2019.08.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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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돗물에선 납이 검출되지 않았다지만, 기준치 이상의 납이 들어간 상수도 계량기는 가뜩이나 불신이 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는 일입니다.

업체는 상수도 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서 납품했고, 당국은 검증도 하지 않았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계량기 납품업체들은 납 함량을 얼마든지 속여서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는 업체가 알아서 정한 표본으로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되는데 이때 납 함량 기준을 맞춘 재질 검사용 표본을 따로 만들어서 엉터리 성적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사용 제품과 실제 납품용 제품이 완전히 달랐다는 얘깁니다.

[김OO/수도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정상적인 범위 안에 나오는 제품을 준비해 놨다가 그것으로 검사를 의뢰해서 성적서가 나오면 그것을 제출하는 것이죠."]

납 함량이 높을수록 제작이 쉬워 생산원가를 많게는 절반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납품 기준 위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 제출하기 위해 검사를 맡았던 0.85% 이하라고 나온 성적서를 내셨던 거고요?)예. 맞습니다. 우리 회사만 그렇다면 제가 이런 말 함부로 못 하죠."]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표본을 지정해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조작이 가능했다고 증언합니다.

[김OO/전 수도계량기 제조업체 직원/음성변조 : "재질 검사용으로 선정을 해줍니다. 그러면 다른 제품 준비를 해 놓은 것이 있어요. 거기에다가 이 번호 딱 찍어서 이것을 맡긴다 이거죠."]

실제로 지난해 12 월 서울시에 납품한 한 업체의 계량기에서 납 성분이 2.4 % 검출돼 2 만개가 반품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휴대용 재질 분석기를 도입해서 절차를 강화할 것이고요. 감독들이 앞으로 샘플링해서 직접 의뢰하는 방안으로..."]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과 당국의 관리 부실이 맞물려 수돗물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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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시험성적서도 조작…검증도 없어
    • 입력 2019-08-12 21:38:41
    • 수정2019-08-13 09: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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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돗물에선 납이 검출되지 않았다지만, 기준치 이상의 납이 들어간 상수도 계량기는 가뜩이나 불신이 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는 일입니다. 업체는 상수도 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서 납품했고, 당국은 검증도 하지 않았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계량기 납품업체들은 납 함량을 얼마든지 속여서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는 업체가 알아서 정한 표본으로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되는데 이때 납 함량 기준을 맞춘 재질 검사용 표본을 따로 만들어서 엉터리 성적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사용 제품과 실제 납품용 제품이 완전히 달랐다는 얘깁니다. [김OO/수도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정상적인 범위 안에 나오는 제품을 준비해 놨다가 그것으로 검사를 의뢰해서 성적서가 나오면 그것을 제출하는 것이죠."] 납 함량이 높을수록 제작이 쉬워 생산원가를 많게는 절반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납품 기준 위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 제출하기 위해 검사를 맡았던 0.85% 이하라고 나온 성적서를 내셨던 거고요?)예. 맞습니다. 우리 회사만 그렇다면 제가 이런 말 함부로 못 하죠."]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표본을 지정해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조작이 가능했다고 증언합니다. [김OO/전 수도계량기 제조업체 직원/음성변조 : "재질 검사용으로 선정을 해줍니다. 그러면 다른 제품 준비를 해 놓은 것이 있어요. 거기에다가 이 번호 딱 찍어서 이것을 맡긴다 이거죠."] 실제로 지난해 12 월 서울시에 납품한 한 업체의 계량기에서 납 성분이 2.4 % 검출돼 2 만개가 반품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휴대용 재질 분석기를 도입해서 절차를 강화할 것이고요. 감독들이 앞으로 샘플링해서 직접 의뢰하는 방안으로..."]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과 당국의 관리 부실이 맞물려 수돗물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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