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 15년…거리 나온 이주노동자들, “폐지” 촉구

입력 2019.08.19 (06:22) 수정 2019.08.1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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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른바 3D 업종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죠.

이주노동자들은 이런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를 해도 마음대로 일터를 옮길 수 없습니다.

바로 '고용허가제' 때문이데요, 이주노동자들이 이를 폐지해달라고 어제 휴일을 맞아 거리로 나왔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고향은 제각각이지만 일하는 곳은 대한민국인 이주노동자들.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툰 한국말이지만 직접 경험한 열악한 노동환경을 털어놓습니다.

[뽕스룬/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많이 일했는데 하루에 10시간, 11시간, 12시간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런데 월급은 150~160만 원 밖에 못 받았어요."]

[저스민/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 "(농장주는) 매일 일할 때 뭐라고 하고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우울증 걸렸습니다, 밥도 안 먹게 되고..."]

산업연수생 제도를 대체한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15년.

폐업이나 장기간 임금 체불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여전히 고용주 허가 없이는 일터를 옮길 수 없습니다.

[우다야라이/이주노조위원장 : "계약해서 있는 기간까지 내가 무조건 이 사람을 고용할 수 있고,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게 (사장) 머리에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주들이 열악한 근로조건도 개선 안 하고..."]

따라서 이들은 사업주의 허가가 없더라도 직장을 옮길 수 있는 '노동허가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집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습니다.

오는 10월엔 전국 이주노동자 상경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목동 저류시설 사망 사고와 속초 공사장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 등 '위험의 이주화'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투표권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에 국회의 귀는 여전히 닫혀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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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허가제 15년…거리 나온 이주노동자들, “폐지” 촉구
    • 입력 2019-08-19 06:23:20
    • 수정2019-08-19 06: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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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른바 3D 업종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죠.

이주노동자들은 이런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를 해도 마음대로 일터를 옮길 수 없습니다.

바로 '고용허가제' 때문이데요, 이주노동자들이 이를 폐지해달라고 어제 휴일을 맞아 거리로 나왔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고향은 제각각이지만 일하는 곳은 대한민국인 이주노동자들.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툰 한국말이지만 직접 경험한 열악한 노동환경을 털어놓습니다.

[뽕스룬/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많이 일했는데 하루에 10시간, 11시간, 12시간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런데 월급은 150~160만 원 밖에 못 받았어요."]

[저스민/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 "(농장주는) 매일 일할 때 뭐라고 하고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우울증 걸렸습니다, 밥도 안 먹게 되고..."]

산업연수생 제도를 대체한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15년.

폐업이나 장기간 임금 체불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여전히 고용주 허가 없이는 일터를 옮길 수 없습니다.

[우다야라이/이주노조위원장 : "계약해서 있는 기간까지 내가 무조건 이 사람을 고용할 수 있고,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게 (사장) 머리에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주들이 열악한 근로조건도 개선 안 하고..."]

따라서 이들은 사업주의 허가가 없더라도 직장을 옮길 수 있는 '노동허가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집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습니다.

오는 10월엔 전국 이주노동자 상경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목동 저류시설 사망 사고와 속초 공사장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 등 '위험의 이주화'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투표권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에 국회의 귀는 여전히 닫혀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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