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아들 5·18 민주묘지 참배…의미는?

입력 2019.08.27 (08:07) 수정 2019.08.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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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한 번 보실까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고개를 숙인 남성, 다름아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씹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 열사의 묘역 앞에 참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상황 잠시 들어보시죠.

[김정현/5·18 민주묘지 의전 담당 주무관 : "헌화 분향하시고요. 묘역에 올라 오셔서 유공자 묘역 네 곳 돌아다니면서 무릎 꿇고 헌화하시고요."]

노재헌 씨는 지난 23일에 이곳을 찾아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노재헌 씨는 참배 전 방명록에 이렇게 썼습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이번 참배는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노환으로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이 참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몇 해전부터 가족들에게 "5.18 민주묘지에 가서 참배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재헌 씨는 참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냥 그대로만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조심스런 모습이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에서 5·18묘지를 찾은 건 노재헌 씨가 처음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대법원에서 12.12 군사반란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한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다 약 2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죠.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에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유언비어 때문에 발생했다"며 5.18 폄훼 논란까지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그랬던 노 전 대통령이 비록 아들을 대신했지만, 입장을 바꿔 사죄의 뜻을 밝힌 겁니다.

5.18관련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참배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사과하고 진실도 증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김후식/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데는 가상하기도 해요. 아버지를 대신해 왔기 때문에 용서라든지 다른 의미를 둘 수는 없습니다."]

자, 이쯤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바로 전두환 씹니다.

전 씨는 대법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죠.

전 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재판이 지금 진행 중인데, 재판에 출석했을 당시 전 씨는 여전히 5.18과 관련한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두환 씨 : "(혐의를 부인합니까?) 이거 왜이래! (사과할 생각 없으세요?)"]

이것도 모자라 아내 이순자 씨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을 대신했지만, 사죄의 뜻을 밝힌 노태우 전 대통령과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전두환 씨.

역사가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그 평가는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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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아들 5·18 민주묘지 참배…의미는?
    • 입력 2019-08-27 08:10:37
    • 수정2019-08-27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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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고개를 숙인 남성, 다름아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씹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 열사의 묘역 앞에 참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상황 잠시 들어보시죠.

[김정현/5·18 민주묘지 의전 담당 주무관 : "헌화 분향하시고요. 묘역에 올라 오셔서 유공자 묘역 네 곳 돌아다니면서 무릎 꿇고 헌화하시고요."]

노재헌 씨는 지난 23일에 이곳을 찾아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노재헌 씨는 참배 전 방명록에 이렇게 썼습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이번 참배는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노환으로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이 참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몇 해전부터 가족들에게 "5.18 민주묘지에 가서 참배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재헌 씨는 참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냥 그대로만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조심스런 모습이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에서 5·18묘지를 찾은 건 노재헌 씨가 처음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대법원에서 12.12 군사반란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한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다 약 2년 만에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죠.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에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유언비어 때문에 발생했다"며 5.18 폄훼 논란까지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그랬던 노 전 대통령이 비록 아들을 대신했지만, 입장을 바꿔 사죄의 뜻을 밝힌 겁니다.

5.18관련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참배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사과하고 진실도 증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김후식/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데는 가상하기도 해요. 아버지를 대신해 왔기 때문에 용서라든지 다른 의미를 둘 수는 없습니다."]

자, 이쯤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바로 전두환 씹니다.

전 씨는 대법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죠.

전 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재판이 지금 진행 중인데, 재판에 출석했을 당시 전 씨는 여전히 5.18과 관련한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두환 씨 : "(혐의를 부인합니까?) 이거 왜이래! (사과할 생각 없으세요?)"]

이것도 모자라 아내 이순자 씨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을 대신했지만, 사죄의 뜻을 밝힌 노태우 전 대통령과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전두환 씨.

역사가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그 평가는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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