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사회적 참사’ 다시는 없도록

입력 2019.08.29 (07:42) 수정 2019.08.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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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훈 해설위원

1424명, 가습기 살균제로 지금까지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 숫잡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지난 이틀간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참사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고 밝혀진지 8년만입니다.

청문회에선 주목할 만한 사실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민간뿐 아니라 군부대 55곳에서 2400여개나 사용됐다는 국방부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개발해 출시할 당시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판매가 시작됐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도 판매는 계속됐습니다. 2017년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논의되자 문제의 기업들이 서로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공동대응한 정황도 공개됐습니다. '야당의원들에게 법안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한다,' '일부 보수매체를 선정해 개정안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오게 해야 한다' 등이 논의됐다고 합니다. 청문회에 나온 기업체 임원들은 이런 사실들에 대해 보고받지 않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한 기업체 대표는 '정부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무성의하고 사건의 책임을 정부의 관리부실로 돌리려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지난달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검찰 재수사로 34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청문회에서 기업체 임원들은 8년 만에 처음으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계획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8년을 끌었습니다. 진상을 규명해 잘못을 저지르고 눈감은 기업과 정부기관에 대해 처벌하고,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보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횝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선 안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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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명, 가습기 살균제로 지금까지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 숫잡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지난 이틀간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참사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고 밝혀진지 8년만입니다.

청문회에선 주목할 만한 사실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민간뿐 아니라 군부대 55곳에서 2400여개나 사용됐다는 국방부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개발해 출시할 당시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판매가 시작됐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도 판매는 계속됐습니다. 2017년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논의되자 문제의 기업들이 서로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공동대응한 정황도 공개됐습니다. '야당의원들에게 법안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한다,' '일부 보수매체를 선정해 개정안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오게 해야 한다' 등이 논의됐다고 합니다. 청문회에 나온 기업체 임원들은 이런 사실들에 대해 보고받지 않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한 기업체 대표는 '정부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무성의하고 사건의 책임을 정부의 관리부실로 돌리려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지난달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검찰 재수사로 34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청문회에서 기업체 임원들은 8년 만에 처음으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계획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8년을 끌었습니다. 진상을 규명해 잘못을 저지르고 눈감은 기업과 정부기관에 대해 처벌하고,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보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횝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선 안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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