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0m 강풍 위력…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입력 2019.09.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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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서해를 향해 북상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이 밤새 제주도 서쪽 해상을 거쳐 오늘(7일) 새벽에는 서해상으로 진입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태풍은 특히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예상되는 최대 풍속은 무려 초속 55m(시속 200km)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속 50m가 넘는 속도의 바람이 대체 어느 정도로 강력하다는 건지, 숫자로는 피부에 와닿진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체험해보고 왔습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서울 광나루 안전체험관과 보라매 안전체험관에서 각각 태풍 체험을 하며 초속에 따른 바람의 위력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알기 쉽게 강풍의 위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연관기사 : 태풍 링링 순간 ‘초속 50m’ 강풍…철탑도 넘어간다!)

■초속 12m, 우산 뒤집히고 헬멧 벗겨져


초속 12m의 바람입니다. 우산을 펼쳤더니, 30초도 채 되지 않아 우산이 뒤집히고 뼈대가 휘었습니다. 3분여가 지나자 쓰고 있던 헬멧도 벗겨졌습니다.

지난 6월 개정된 KBS 재난방송 매뉴얼을 보면 '풍속이 초속 10.8~13.8m가 될 경우,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우산을 쓰기가 곤란할 정도'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해상에서는 파고가 3m까지 높게 일고, 물보라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초속 20m, 몸 흔들리고 눈 뜨기 어려워


속도를 높여 봤습니다. 초속 20m가 되자,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몸이 흔들려 체험관에 설치된 안전바를 잡아야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바람이 초속 17.2~20.8m 정도로 불 경우, 나뭇가지가 꺾이고 바람을 안고 걸을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또 가옥에 부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해상에서는 물거품이 강풍에 날리기 시작합니다.

■초속 30m, 물건 날아가고 몸 휘청


이번에는 초속 30m 강풍입니다. 바람이 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쓰레기통이 벽으로 날아가고 의자가 밀려 나갔습니다.

이 정도의 바람이면, 목조가옥이 무너지고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정도입니다. 또 해상에서는 파고가 11.5m까지 높아지고, 길게 줄지은 물거품이 시야를 가리게 됩니다.

■폭우 더해지니…간판 뒹굴고 시야 구분 어려워


초속 30m의 강풍에 시간당 100mm의 강우까지 더해봤습니다. 세워놓은 간판이 넘어지고, 우산과 물건이 날아갑니다. 실제 태풍이 강한 비를 동반하는 만큼, 간판 낙하나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안전체험관에 태풍을 체험하러 온 시민들과 함께 비바람을 체험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고글을 꼈는데도 빗물이 들어와서 눈을 뜨기 힘들었고, 강한 빗줄기에 피부가 아팠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데다, 강한 바람 탓에 중심까지 잡기 어려워 겨우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좁은 체험실을 두어 바퀴 돌고 나니 함께 체험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서울관광고등학교 2학년 김대환 학생은 "초속 30m의 바람이 이 정도로 셀 줄은 몰랐다"며 "태풍 링링의 바람이 이것보다 더 강하다면 정말 제대로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초속 50m 강풍 대비하려면?

이렇게 강한 태풍일수록 이동 속도가 비교적 늦고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또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 않아도 태풍의 영향 반경은 보통 수백 km에 이르기 때문에, 전국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침수가 예상되는 저지대 주민들은 지정된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하고, 붕괴위험이 있는 축대나 가옥 등은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또 강풍에 날아가거나 파손될 우려가 있는 시설물은 보강하거나 철사 등으로 단단히 묶어둬야 합니다.

거리에 세워둔 간판은 실내로 들여놓고, 조명장치가 있을 때는 누전에 대비해 전원을 차단해야 합니다. 또 하천변에 주차한 차량은 높은 지대로 옮겨야 합니다. 방파제가 없는 일부 섬 지역에서는 아예 선박을 뭍으로 끌어올려 놓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태풍이 주거지 인근을 지날 때는, 아예 밖을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바람 앞에서는 장사가 없습니다. 재난은 아는 만큼 대비할 수 있습니다. 태풍 링링의 피해, 최소화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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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속 50m 강풍 위력…직접 체험해봤습니다
    • 입력 2019-09-07 07:01:18
    취재K
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서해를 향해 북상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이 밤새 제주도 서쪽 해상을 거쳐 오늘(7일) 새벽에는 서해상으로 진입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태풍은 특히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예상되는 최대 풍속은 무려 초속 55m(시속 200km)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속 50m가 넘는 속도의 바람이 대체 어느 정도로 강력하다는 건지, 숫자로는 피부에 와닿진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체험해보고 왔습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서울 광나루 안전체험관과 보라매 안전체험관에서 각각 태풍 체험을 하며 초속에 따른 바람의 위력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알기 쉽게 강풍의 위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연관기사 : 태풍 링링 순간 ‘초속 50m’ 강풍…철탑도 넘어간다!)

■초속 12m, 우산 뒤집히고 헬멧 벗겨져


초속 12m의 바람입니다. 우산을 펼쳤더니, 30초도 채 되지 않아 우산이 뒤집히고 뼈대가 휘었습니다. 3분여가 지나자 쓰고 있던 헬멧도 벗겨졌습니다.

지난 6월 개정된 KBS 재난방송 매뉴얼을 보면 '풍속이 초속 10.8~13.8m가 될 경우,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우산을 쓰기가 곤란할 정도'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해상에서는 파고가 3m까지 높게 일고, 물보라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초속 20m, 몸 흔들리고 눈 뜨기 어려워


속도를 높여 봤습니다. 초속 20m가 되자,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몸이 흔들려 체험관에 설치된 안전바를 잡아야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바람이 초속 17.2~20.8m 정도로 불 경우, 나뭇가지가 꺾이고 바람을 안고 걸을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또 가옥에 부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해상에서는 물거품이 강풍에 날리기 시작합니다.

■초속 30m, 물건 날아가고 몸 휘청


이번에는 초속 30m 강풍입니다. 바람이 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쓰레기통이 벽으로 날아가고 의자가 밀려 나갔습니다.

이 정도의 바람이면, 목조가옥이 무너지고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정도입니다. 또 해상에서는 파고가 11.5m까지 높아지고, 길게 줄지은 물거품이 시야를 가리게 됩니다.

■폭우 더해지니…간판 뒹굴고 시야 구분 어려워


초속 30m의 강풍에 시간당 100mm의 강우까지 더해봤습니다. 세워놓은 간판이 넘어지고, 우산과 물건이 날아갑니다. 실제 태풍이 강한 비를 동반하는 만큼, 간판 낙하나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안전체험관에 태풍을 체험하러 온 시민들과 함께 비바람을 체험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고글을 꼈는데도 빗물이 들어와서 눈을 뜨기 힘들었고, 강한 빗줄기에 피부가 아팠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데다, 강한 바람 탓에 중심까지 잡기 어려워 겨우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좁은 체험실을 두어 바퀴 돌고 나니 함께 체험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서울관광고등학교 2학년 김대환 학생은 "초속 30m의 바람이 이 정도로 셀 줄은 몰랐다"며 "태풍 링링의 바람이 이것보다 더 강하다면 정말 제대로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초속 50m 강풍 대비하려면?

이렇게 강한 태풍일수록 이동 속도가 비교적 늦고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또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 않아도 태풍의 영향 반경은 보통 수백 km에 이르기 때문에, 전국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침수가 예상되는 저지대 주민들은 지정된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하고, 붕괴위험이 있는 축대나 가옥 등은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또 강풍에 날아가거나 파손될 우려가 있는 시설물은 보강하거나 철사 등으로 단단히 묶어둬야 합니다.

거리에 세워둔 간판은 실내로 들여놓고, 조명장치가 있을 때는 누전에 대비해 전원을 차단해야 합니다. 또 하천변에 주차한 차량은 높은 지대로 옮겨야 합니다. 방파제가 없는 일부 섬 지역에서는 아예 선박을 뭍으로 끌어올려 놓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태풍이 주거지 인근을 지날 때는, 아예 밖을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바람 앞에서는 장사가 없습니다. 재난은 아는 만큼 대비할 수 있습니다. 태풍 링링의 피해, 최소화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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