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아마존…산불 현장을 가다

입력 2019.09.07 (21:57) 수정 2019.09.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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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산소의 20%를 만들어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이 지금 한달 넘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면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제 사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산불은 상당수 방화로 추정되고 있고, 올해는 예년과 다른 점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재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산등성이를 타고 강한 불길이 치솟습니다.

자욱한 연기와 함께 불길은 산을 넘어 확산됩니다.

아마존 남쪽 브라질 마토 그로수주, 하루전 난 불이 꺼지지 않고 번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건조한 날씨로 나무가 바싹 마른데다 간간이 바람까지 불면서 산불의 기세는 꺾일 줄 모릅니다.

불길은 길가 나무와 풀을 태우며 소방 차량 옆으로까지 타오릅니다.

소방대원들은 날이 어둡고 불길이 강해 지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보이아/마토 그로수주 소방대원 : "상대적으로 매우 건조하고요, 심한 경사면을 따라 불이 강하게 붙고 있습니다."]

산불은 민가까지 위협했습니다.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주민 :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주변에 불에 탈 만한 것을 치워서 이곳까지는 안들어올겁니다."]

[파비오/마토 그로수주 : "소방대원들이 이 주변에서 진압하고 있습니다. 불을 많이 껐습니다. 항공기로 물도 뿌렸구요."]

차량이 질주하는 고속도로에서도 불길이 솟구칩니다.

군인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간밤 불길이 휩쓸고 간 산은 검은 재로 변했습니다.

곳곳에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숲에서 다시 불길이 일어납니다.

공무원들이 긴급 출동해 연기속에서 불을 진압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불에 적은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레오네오/산불 진압요원 : "산불이 엄청 증가했습니다. 브라질 전역이많이 탔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숯덩어리처럼 변했습니다.

뿌연 연기와 함께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진화작업이 벌어지는 인근에서 또 다른 연기가 솟구칩니다.

["안녕하세요"]

맞은편 불길을 막는다며 주민들이 불을 지른 겁니다.

[주민 : "환경보호경찰(IBAMA)이세요? (아닙니다) 위급할때 맞불을 놓기도 합니다."]

하지만,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나갑니다.

다른 곳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던 공무원들이 서둘러 달려옵니다.

[마리아나/화재진압요원 : "우리같은 자연을 지키는 사람들한테는 맞불이 정상이 아니죠.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요."]

진화에 나선 공무원들이 불과의 힘겨운 싸움을 또 벌입니다.

["다시 불이 나지 않도록 식히고 있습니다."]

멀리서 연기가 치솟는 곳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농장 안과 주변 산등성이가 불길 속에 검은 연기로 자욱합니다.

산 위쪽 4백 헥타의 방목지가 불에 타면서 소먹이 풀도 재로 변했습니다.

농장주는 불 타고 있는 울타리를 보며 망연자실합니다.

[하파에우/농장주 : "여기는 제 생계가 걸린 곳입니다. 오늘 굉장히 슬픈 현장을 보게 되네요."]

30여 년간 아버지에 이어 이곳에서 농장을 운영해 온 하파에우 씨, 해마다 불이 일어나지만, 올해 불은 특이한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파에우 : "올해는 5,6번이나 불을 껐는데도 다시 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파에우 씨는 남의 땅을 뺏으려는 조직의 방화를 의심합니다.

브라질 전역에 퍼져 있는 이같은 조직 가운데 50여 명이 최근 4차례 땅을 빼앗으려 시도하다 쫓겨나자 불을 질러 위협한다는 겁니다.

[하파에우 : "땅이나 집없는 사람들의 조직이 불을 질렀거나 어쩌면 NGO(비정부기구)가 배후에 있는지도 모르죠."]

브라질 아마존 불은 우주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8월 한달간 일어난 산불은 3만여 건, 축구장 420만 개 면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소방당국도 아마존 산불 대부분이 의도가 있는 방화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보이아/마토 그로수주 소방대원 : "사람들이 불을 쉽게 지릅니다. 95% 이상이 사람에 의한 방화입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달 10일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농민 일부가 '불의 날'로 삼아 숲에 불을 지를 것을 촉구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마토 그로수주만해도 산불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 움직임에 미리 농지를 늘려 놓으려는 농민들의 의도가 있다는 겁니다.

[조지아/농민 : "올해는 8월 10일과 11일에 불이 많이 났습니다. 이 지역 많은 곳에서 불이 발생했습니다.대부분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지른겁니다."]

브라질 대통령은 화재의 배후로 아마존 보호 단체들을 지목했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자금줄이 끊긴 아마존 보호 단체(NGO)사람들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아마존 보호 관련 단체들은 만5천여 개,

이들은 삼림 훼손 벌금의 40%를 보조금으로 받아 왔지만, 정부는 사용처가 불투명하다며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지아/농민 : "불은 정부를 향한 항의 시위의 표시입니다. NGO(비정부기구)가 돈을 더 달라고, 올해는 NGO가 항의 표시로 불을 더 많이 질렀습니다."]

아마존 보호 단체들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이바르/아마존 보호 시민단체 : "우리가 집에 왜 불을 지르겠습니까?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곳에 말입니다. 우리가 해왔던 일과는 절대적으로 반대되는 일입니다."]

이같은 아마존 산불이 지속될 경우, 열대림이 초원지대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9월에 아마존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마토 그로수주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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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타는 아마존…산불 현장을 가다
    • 입력 2019-09-07 22:38:53
    • 수정2019-09-08 1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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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산소의 20%를 만들어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이 지금 한달 넘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면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제 사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산불은 상당수 방화로 추정되고 있고, 올해는 예년과 다른 점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재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산등성이를 타고 강한 불길이 치솟습니다.

자욱한 연기와 함께 불길은 산을 넘어 확산됩니다.

아마존 남쪽 브라질 마토 그로수주, 하루전 난 불이 꺼지지 않고 번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건조한 날씨로 나무가 바싹 마른데다 간간이 바람까지 불면서 산불의 기세는 꺾일 줄 모릅니다.

불길은 길가 나무와 풀을 태우며 소방 차량 옆으로까지 타오릅니다.

소방대원들은 날이 어둡고 불길이 강해 지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보이아/마토 그로수주 소방대원 : "상대적으로 매우 건조하고요, 심한 경사면을 따라 불이 강하게 붙고 있습니다."]

산불은 민가까지 위협했습니다.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주민 :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주변에 불에 탈 만한 것을 치워서 이곳까지는 안들어올겁니다."]

[파비오/마토 그로수주 : "소방대원들이 이 주변에서 진압하고 있습니다. 불을 많이 껐습니다. 항공기로 물도 뿌렸구요."]

차량이 질주하는 고속도로에서도 불길이 솟구칩니다.

군인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간밤 불길이 휩쓸고 간 산은 검은 재로 변했습니다.

곳곳에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숲에서 다시 불길이 일어납니다.

공무원들이 긴급 출동해 연기속에서 불을 진압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불에 적은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레오네오/산불 진압요원 : "산불이 엄청 증가했습니다. 브라질 전역이많이 탔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숯덩어리처럼 변했습니다.

뿌연 연기와 함께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진화작업이 벌어지는 인근에서 또 다른 연기가 솟구칩니다.

["안녕하세요"]

맞은편 불길을 막는다며 주민들이 불을 지른 겁니다.

[주민 : "환경보호경찰(IBAMA)이세요? (아닙니다) 위급할때 맞불을 놓기도 합니다."]

하지만,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나갑니다.

다른 곳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던 공무원들이 서둘러 달려옵니다.

[마리아나/화재진압요원 : "우리같은 자연을 지키는 사람들한테는 맞불이 정상이 아니죠.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요."]

진화에 나선 공무원들이 불과의 힘겨운 싸움을 또 벌입니다.

["다시 불이 나지 않도록 식히고 있습니다."]

멀리서 연기가 치솟는 곳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농장 안과 주변 산등성이가 불길 속에 검은 연기로 자욱합니다.

산 위쪽 4백 헥타의 방목지가 불에 타면서 소먹이 풀도 재로 변했습니다.

농장주는 불 타고 있는 울타리를 보며 망연자실합니다.

[하파에우/농장주 : "여기는 제 생계가 걸린 곳입니다. 오늘 굉장히 슬픈 현장을 보게 되네요."]

30여 년간 아버지에 이어 이곳에서 농장을 운영해 온 하파에우 씨, 해마다 불이 일어나지만, 올해 불은 특이한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파에우 : "올해는 5,6번이나 불을 껐는데도 다시 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파에우 씨는 남의 땅을 뺏으려는 조직의 방화를 의심합니다.

브라질 전역에 퍼져 있는 이같은 조직 가운데 50여 명이 최근 4차례 땅을 빼앗으려 시도하다 쫓겨나자 불을 질러 위협한다는 겁니다.

[하파에우 : "땅이나 집없는 사람들의 조직이 불을 질렀거나 어쩌면 NGO(비정부기구)가 배후에 있는지도 모르죠."]

브라질 아마존 불은 우주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8월 한달간 일어난 산불은 3만여 건, 축구장 420만 개 면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소방당국도 아마존 산불 대부분이 의도가 있는 방화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보이아/마토 그로수주 소방대원 : "사람들이 불을 쉽게 지릅니다. 95% 이상이 사람에 의한 방화입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달 10일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농민 일부가 '불의 날'로 삼아 숲에 불을 지를 것을 촉구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마토 그로수주만해도 산불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 움직임에 미리 농지를 늘려 놓으려는 농민들의 의도가 있다는 겁니다.

[조지아/농민 : "올해는 8월 10일과 11일에 불이 많이 났습니다. 이 지역 많은 곳에서 불이 발생했습니다.대부분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지른겁니다."]

브라질 대통령은 화재의 배후로 아마존 보호 단체들을 지목했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자금줄이 끊긴 아마존 보호 단체(NGO)사람들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아마존 보호 관련 단체들은 만5천여 개,

이들은 삼림 훼손 벌금의 40%를 보조금으로 받아 왔지만, 정부는 사용처가 불투명하다며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지아/농민 : "불은 정부를 향한 항의 시위의 표시입니다. NGO(비정부기구)가 돈을 더 달라고, 올해는 NGO가 항의 표시로 불을 더 많이 질렀습니다."]

아마존 보호 단체들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이바르/아마존 보호 시민단체 : "우리가 집에 왜 불을 지르겠습니까?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곳에 말입니다. 우리가 해왔던 일과는 절대적으로 반대되는 일입니다."]

이같은 아마존 산불이 지속될 경우, 열대림이 초원지대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9월에 아마존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마토 그로수주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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