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톡] 조국 간담회 보도, 언론이 재구성한 현실과 진짜 현실의 괴리
입력 2019.09.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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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을 끈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6일 끝났다. 청문회 종료 1시간 전,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이 기소는 청문회 뉴스를 덮었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해 딸 조 모(28) 씨에게 수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딸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서류에 '동양대 총장상'을 포함시켰다. 조선일보는 7일 자 1면 기사에서 "검찰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 등으로 (딸까지) 기소할 수 있다"고 전망까지 내놓았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다룬다. 전국민이 목격한 기자간담회가 언론의 눈으로 어떻게 재구성됐는지,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사퇴' 압박을 노골적으로 가한 언론의 태도, 여러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각각이 서 있는 진영 논리로 공고해지는 언론 보도의 태도에 대해 토론한다.
① "조국에게만 유리한 '해명회'"…"시민이 목격한 사실과 괴리"
[정세진 MC(이하 정세진)]
조국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이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없었다" "몰랐다"..조국의 '해명회'>, 국민일보 <조국, 일방적인 해명 '셀프 면죄부' 간담회>, 동아일보 <"몰랐다" 변명 일관한 조국 간담회>, 조선일보 <한밤까지 50차례 "나는 몰랐다">, 한겨레 <조국 "개혁 주창했지만 불철저"..딸·펀드 등 의혹은 부인>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놨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강유정)]
기존의 (조 후보자 검증과 관련한) 보도 방침·방향과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간담회 반응이다. 언론사의 정파성, 방향성을 확인하게 됐다. 확증편향을 넘어서 표적 보도로까지 이어지는 기사와 사설을 볼 수 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이하 정준희)]
시민들도 다 본 생중계를 마치 기자들만 본 것처럼, 그렇게 자기들만 현실을 창조할 힘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오만한 기사들이다. 정파성을 뛰어넘어 기자 일반의 '자기 확증적 승부욕'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간담회를 직접 봤거나, 뉴스로 접했다고 한다. 간담회를 본 뒤 (장관 임명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 비중도 높았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비판적이고 부정적이다. 언론의 집단 사고와 이를 목격한 국민의 사고가 갈리고 있다.
② "의혹 많으니 사퇴하라"…언론은 '검증'하나, '정치'하나?
[정세진]
중앙일보 8월 29일 자 '이정재의 시시각각'을 보면 "대통령은 왜 '읍참조국'하지 않나. 검찰 수사까지 겹친 청문회가 어떨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버텨 장관이 된들 검사들이 그를 존중할 것인가"라고 했다.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일 자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여권이 갑작스레 '꼼수 간담회'를 밀어붙이면서 법적 절차인 청문회를 무시한 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의심은 커지고 있다. 자료와 증인 출석 요구권이 있는 국회 청문회와 달리 기자간담회는 의혹을 추궁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증인이 없으니 조 후보자가 '나는 몰랐다'고 하면 그만인 일방적 주장의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썼다.
기자 간담회 전까지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언론들이 간담회 뒤에는 청문회 개최 뒤에 임명해야 한다고 뉘앙스가 바뀌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해 승복할 방법이 있는데,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에게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고 하는 것은 문제 있는 주장이다. 이런 식으로 사퇴한다면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나.
[강유정]
이번 일을 '조국 후보자 청문회 사태'로 명명하겠다. 이 사태에서 언론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역할을 하지않았나 싶다. 간담회를 통해 언론과 정치는 분리돼야 하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준희]
언론은 (장관 후보자 지명 시점으로부터) 지난 3주간 이 정치 국면에 끌려 들어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한동안 즐겼다. 자기들이 마치 정치 행위자인 것처럼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느낌이 들었고, 누군가를 승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때는 "내가 왜 정치로 끌려들어 갔"는지 비판적으로 보지 않고, 간담회가 끝난 뒤에 "청문회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를 왜 언론에 넘기느냐"며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③ 공격 vs 방어 '대리전쟁'…진영 논리 속 언론
[정세진]
언론이 진영 논리를 조장한다는 데 동의하나?
[정준희]
지적에 동의한다. 그 방식이 장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 후보자에 대해 '내로남불'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답할 책무가 있다.
조 후보자가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흠결을 감춰주거나, 반대 입장이어서 흠결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중간에서 전체적으로 (조 후보자를) 본다고 판단한다. 언론이 (누구 편인지) 단순한 답을 요구하고, 그런 태도를 조장하고 있다.
[김덕훈]
(조 후보자에게 비판적인 기존 보도와 반대로) 8월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조 후보자 딸 논문 제 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김어준 씨가 "소논문은 논문으로 안 친다", "(조 후보자 딸 대입) 당시 수많은 논문이 양산됐던데 그 소논문이 2~3시간만 배우면 가능한 실험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조 후보자 딸 논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이 쓴 논문은 (전문가들의) 연구물이다. 대한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등은 해당 논문이 고등학생이 2주 실습을 거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판단 기준의 공정성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김어준 씨의 문제 제기보다) 훨씬 더 과격한 (기성 언론의) 의혹 제기가 많았다. 그 의혹은 검증을 거치지 않고 2차, 3차 재생산됐다. 김어준 씨의 주장은 재생산되지 않았다. 잘못된 근거를 사용해 2차, 3차 보도가 이루어졌다면 훨씬 더 엄격한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김 씨 주장은 김 씨 주장으로 그쳤다.
[정준희]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커지는 조건에서 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동참했다. 왜? 권력자에 대한 공격이 훨씬 더 정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이 해소하는 쪽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관계로 펼쳐진 전선이어서 이른바 '밸런싱(balancing)', 균형을 잡아주는 언론 지형이 아니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8회는 <조국 간담회, 언론과 정치 사이>, <국정농단 파기환송, 언론은 왜 '정경유착'에 관대한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덕훈 KBS 기자가 출연한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해 딸 조 모(28) 씨에게 수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딸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서류에 '동양대 총장상'을 포함시켰다. 조선일보는 7일 자 1면 기사에서 "검찰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 등으로 (딸까지) 기소할 수 있다"고 전망까지 내놓았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다룬다. 전국민이 목격한 기자간담회가 언론의 눈으로 어떻게 재구성됐는지,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사퇴' 압박을 노골적으로 가한 언론의 태도, 여러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각각이 서 있는 진영 논리로 공고해지는 언론 보도의 태도에 대해 토론한다.
① "조국에게만 유리한 '해명회'"…"시민이 목격한 사실과 괴리"
[정세진 MC(이하 정세진)]
조국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이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없었다" "몰랐다"..조국의 '해명회'>, 국민일보 <조국, 일방적인 해명 '셀프 면죄부' 간담회>, 동아일보 <"몰랐다" 변명 일관한 조국 간담회>, 조선일보 <한밤까지 50차례 "나는 몰랐다">, 한겨레 <조국 "개혁 주창했지만 불철저"..딸·펀드 등 의혹은 부인>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놨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강유정)]
기존의 (조 후보자 검증과 관련한) 보도 방침·방향과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간담회 반응이다. 언론사의 정파성, 방향성을 확인하게 됐다. 확증편향을 넘어서 표적 보도로까지 이어지는 기사와 사설을 볼 수 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이하 정준희)]
시민들도 다 본 생중계를 마치 기자들만 본 것처럼, 그렇게 자기들만 현실을 창조할 힘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오만한 기사들이다. 정파성을 뛰어넘어 기자 일반의 '자기 확증적 승부욕'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간담회를 직접 봤거나, 뉴스로 접했다고 한다. 간담회를 본 뒤 (장관 임명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 비중도 높았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비판적이고 부정적이다. 언론의 집단 사고와 이를 목격한 국민의 사고가 갈리고 있다.
② "의혹 많으니 사퇴하라"…언론은 '검증'하나, '정치'하나?
[정세진]
중앙일보 8월 29일 자 '이정재의 시시각각'을 보면 "대통령은 왜 '읍참조국'하지 않나. 검찰 수사까지 겹친 청문회가 어떨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버텨 장관이 된들 검사들이 그를 존중할 것인가"라고 했다.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일 자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여권이 갑작스레 '꼼수 간담회'를 밀어붙이면서 법적 절차인 청문회를 무시한 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의심은 커지고 있다. 자료와 증인 출석 요구권이 있는 국회 청문회와 달리 기자간담회는 의혹을 추궁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증인이 없으니 조 후보자가 '나는 몰랐다'고 하면 그만인 일방적 주장의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썼다.
기자 간담회 전까지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언론들이 간담회 뒤에는 청문회 개최 뒤에 임명해야 한다고 뉘앙스가 바뀌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해 승복할 방법이 있는데,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에게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고 하는 것은 문제 있는 주장이다. 이런 식으로 사퇴한다면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나.
[강유정]
이번 일을 '조국 후보자 청문회 사태'로 명명하겠다. 이 사태에서 언론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역할을 하지않았나 싶다. 간담회를 통해 언론과 정치는 분리돼야 하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준희]
언론은 (장관 후보자 지명 시점으로부터) 지난 3주간 이 정치 국면에 끌려 들어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한동안 즐겼다. 자기들이 마치 정치 행위자인 것처럼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느낌이 들었고, 누군가를 승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때는 "내가 왜 정치로 끌려들어 갔"는지 비판적으로 보지 않고, 간담회가 끝난 뒤에 "청문회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를 왜 언론에 넘기느냐"며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③ 공격 vs 방어 '대리전쟁'…진영 논리 속 언론
[정세진]
언론이 진영 논리를 조장한다는 데 동의하나?
[정준희]
지적에 동의한다. 그 방식이 장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 후보자에 대해 '내로남불'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답할 책무가 있다.
조 후보자가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흠결을 감춰주거나, 반대 입장이어서 흠결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중간에서 전체적으로 (조 후보자를) 본다고 판단한다. 언론이 (누구 편인지) 단순한 답을 요구하고, 그런 태도를 조장하고 있다.
[김덕훈]
(조 후보자에게 비판적인 기존 보도와 반대로) 8월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조 후보자 딸 논문 제 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김어준 씨가 "소논문은 논문으로 안 친다", "(조 후보자 딸 대입) 당시 수많은 논문이 양산됐던데 그 소논문이 2~3시간만 배우면 가능한 실험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조 후보자 딸 논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이 쓴 논문은 (전문가들의) 연구물이다. 대한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등은 해당 논문이 고등학생이 2주 실습을 거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판단 기준의 공정성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김어준 씨의 문제 제기보다) 훨씬 더 과격한 (기성 언론의) 의혹 제기가 많았다. 그 의혹은 검증을 거치지 않고 2차, 3차 재생산됐다. 김어준 씨의 주장은 재생산되지 않았다. 잘못된 근거를 사용해 2차, 3차 보도가 이루어졌다면 훨씬 더 엄격한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김 씨 주장은 김 씨 주장으로 그쳤다.
[정준희]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커지는 조건에서 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동참했다. 왜? 권력자에 대한 공격이 훨씬 더 정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이 해소하는 쪽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관계로 펼쳐진 전선이어서 이른바 '밸런싱(balancing)', 균형을 잡아주는 언론 지형이 아니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8회는 <조국 간담회, 언론과 정치 사이>, <국정농단 파기환송, 언론은 왜 '정경유착'에 관대한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덕훈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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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리톡] 조국 간담회 보도, 언론이 재구성한 현실과 진짜 현실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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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08 09:30:11
한 달을 끈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6일 끝났다. 청문회 종료 1시간 전,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이 기소는 청문회 뉴스를 덮었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해 딸 조 모(28) 씨에게 수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딸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서류에 '동양대 총장상'을 포함시켰다. 조선일보는 7일 자 1면 기사에서 "검찰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 등으로 (딸까지) 기소할 수 있다"고 전망까지 내놓았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다룬다. 전국민이 목격한 기자간담회가 언론의 눈으로 어떻게 재구성됐는지,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사퇴' 압박을 노골적으로 가한 언론의 태도, 여러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각각이 서 있는 진영 논리로 공고해지는 언론 보도의 태도에 대해 토론한다.
① "조국에게만 유리한 '해명회'"…"시민이 목격한 사실과 괴리"
[정세진 MC(이하 정세진)]
조국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이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없었다" "몰랐다"..조국의 '해명회'>, 국민일보 <조국, 일방적인 해명 '셀프 면죄부' 간담회>, 동아일보 <"몰랐다" 변명 일관한 조국 간담회>, 조선일보 <한밤까지 50차례 "나는 몰랐다">, 한겨레 <조국 "개혁 주창했지만 불철저"..딸·펀드 등 의혹은 부인>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놨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강유정)]
기존의 (조 후보자 검증과 관련한) 보도 방침·방향과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간담회 반응이다. 언론사의 정파성, 방향성을 확인하게 됐다. 확증편향을 넘어서 표적 보도로까지 이어지는 기사와 사설을 볼 수 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이하 정준희)]
시민들도 다 본 생중계를 마치 기자들만 본 것처럼, 그렇게 자기들만 현실을 창조할 힘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오만한 기사들이다. 정파성을 뛰어넘어 기자 일반의 '자기 확증적 승부욕'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간담회를 직접 봤거나, 뉴스로 접했다고 한다. 간담회를 본 뒤 (장관 임명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 비중도 높았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비판적이고 부정적이다. 언론의 집단 사고와 이를 목격한 국민의 사고가 갈리고 있다.
② "의혹 많으니 사퇴하라"…언론은 '검증'하나, '정치'하나?
[정세진]
중앙일보 8월 29일 자 '이정재의 시시각각'을 보면 "대통령은 왜 '읍참조국'하지 않나. 검찰 수사까지 겹친 청문회가 어떨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버텨 장관이 된들 검사들이 그를 존중할 것인가"라고 했다.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일 자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여권이 갑작스레 '꼼수 간담회'를 밀어붙이면서 법적 절차인 청문회를 무시한 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의심은 커지고 있다. 자료와 증인 출석 요구권이 있는 국회 청문회와 달리 기자간담회는 의혹을 추궁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증인이 없으니 조 후보자가 '나는 몰랐다'고 하면 그만인 일방적 주장의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썼다.
기자 간담회 전까지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언론들이 간담회 뒤에는 청문회 개최 뒤에 임명해야 한다고 뉘앙스가 바뀌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해 승복할 방법이 있는데,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에게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고 하는 것은 문제 있는 주장이다. 이런 식으로 사퇴한다면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나.
[강유정]
이번 일을 '조국 후보자 청문회 사태'로 명명하겠다. 이 사태에서 언론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역할을 하지않았나 싶다. 간담회를 통해 언론과 정치는 분리돼야 하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준희]
언론은 (장관 후보자 지명 시점으로부터) 지난 3주간 이 정치 국면에 끌려 들어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한동안 즐겼다. 자기들이 마치 정치 행위자인 것처럼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느낌이 들었고, 누군가를 승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때는 "내가 왜 정치로 끌려들어 갔"는지 비판적으로 보지 않고, 간담회가 끝난 뒤에 "청문회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를 왜 언론에 넘기느냐"며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③ 공격 vs 방어 '대리전쟁'…진영 논리 속 언론
[정세진]
언론이 진영 논리를 조장한다는 데 동의하나?
[정준희]
지적에 동의한다. 그 방식이 장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 후보자에 대해 '내로남불'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답할 책무가 있다.
조 후보자가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흠결을 감춰주거나, 반대 입장이어서 흠결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중간에서 전체적으로 (조 후보자를) 본다고 판단한다. 언론이 (누구 편인지) 단순한 답을 요구하고, 그런 태도를 조장하고 있다.
[김덕훈]
(조 후보자에게 비판적인 기존 보도와 반대로) 8월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조 후보자 딸 논문 제 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김어준 씨가 "소논문은 논문으로 안 친다", "(조 후보자 딸 대입) 당시 수많은 논문이 양산됐던데 그 소논문이 2~3시간만 배우면 가능한 실험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조 후보자 딸 논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이 쓴 논문은 (전문가들의) 연구물이다. 대한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등은 해당 논문이 고등학생이 2주 실습을 거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판단 기준의 공정성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김어준 씨의 문제 제기보다) 훨씬 더 과격한 (기성 언론의) 의혹 제기가 많았다. 그 의혹은 검증을 거치지 않고 2차, 3차 재생산됐다. 김어준 씨의 주장은 재생산되지 않았다. 잘못된 근거를 사용해 2차, 3차 보도가 이루어졌다면 훨씬 더 엄격한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김 씨 주장은 김 씨 주장으로 그쳤다.
[정준희]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커지는 조건에서 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동참했다. 왜? 권력자에 대한 공격이 훨씬 더 정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이 해소하는 쪽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관계로 펼쳐진 전선이어서 이른바 '밸런싱(balancing)', 균형을 잡아주는 언론 지형이 아니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8회는 <조국 간담회, 언론과 정치 사이>, <국정농단 파기환송, 언론은 왜 '정경유착'에 관대한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덕훈 KBS 기자가 출연한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해 딸 조 모(28) 씨에게 수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딸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서류에 '동양대 총장상'을 포함시켰다. 조선일보는 7일 자 1면 기사에서 "검찰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 등으로 (딸까지) 기소할 수 있다"고 전망까지 내놓았다.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다룬다. 전국민이 목격한 기자간담회가 언론의 눈으로 어떻게 재구성됐는지,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사퇴' 압박을 노골적으로 가한 언론의 태도, 여러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각각이 서 있는 진영 논리로 공고해지는 언론 보도의 태도에 대해 토론한다.
① "조국에게만 유리한 '해명회'"…"시민이 목격한 사실과 괴리"
[정세진 MC(이하 정세진)]
조국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이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없었다" "몰랐다"..조국의 '해명회'>, 국민일보 <조국, 일방적인 해명 '셀프 면죄부' 간담회>, 동아일보 <"몰랐다" 변명 일관한 조국 간담회>, 조선일보 <한밤까지 50차례 "나는 몰랐다">, 한겨레 <조국 "개혁 주창했지만 불철저"..딸·펀드 등 의혹은 부인>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놨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강유정)]
기존의 (조 후보자 검증과 관련한) 보도 방침·방향과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간담회 반응이다. 언론사의 정파성, 방향성을 확인하게 됐다. 확증편향을 넘어서 표적 보도로까지 이어지는 기사와 사설을 볼 수 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이하 정준희)]
시민들도 다 본 생중계를 마치 기자들만 본 것처럼, 그렇게 자기들만 현실을 창조할 힘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오만한 기사들이다. 정파성을 뛰어넘어 기자 일반의 '자기 확증적 승부욕'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간담회를 직접 봤거나, 뉴스로 접했다고 한다. 간담회를 본 뒤 (장관 임명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 비중도 높았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비판적이고 부정적이다. 언론의 집단 사고와 이를 목격한 국민의 사고가 갈리고 있다.
② "의혹 많으니 사퇴하라"…언론은 '검증'하나, '정치'하나?
[정세진]
중앙일보 8월 29일 자 '이정재의 시시각각'을 보면 "대통령은 왜 '읍참조국'하지 않나. 검찰 수사까지 겹친 청문회가 어떨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버텨 장관이 된들 검사들이 그를 존중할 것인가"라고 했다.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3일 자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여권이 갑작스레 '꼼수 간담회'를 밀어붙이면서 법적 절차인 청문회를 무시한 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의심은 커지고 있다. 자료와 증인 출석 요구권이 있는 국회 청문회와 달리 기자간담회는 의혹을 추궁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증인이 없으니 조 후보자가 '나는 몰랐다'고 하면 그만인 일방적 주장의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썼다.
기자 간담회 전까지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언론들이 간담회 뒤에는 청문회 개최 뒤에 임명해야 한다고 뉘앙스가 바뀌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해 승복할 방법이 있는데,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에게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고 하는 것은 문제 있는 주장이다. 이런 식으로 사퇴한다면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나.
[강유정]
이번 일을 '조국 후보자 청문회 사태'로 명명하겠다. 이 사태에서 언론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역할을 하지않았나 싶다. 간담회를 통해 언론과 정치는 분리돼야 하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준희]
언론은 (장관 후보자 지명 시점으로부터) 지난 3주간 이 정치 국면에 끌려 들어가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한동안 즐겼다. 자기들이 마치 정치 행위자인 것처럼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느낌이 들었고, 누군가를 승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때는 "내가 왜 정치로 끌려들어 갔"는지 비판적으로 보지 않고, 간담회가 끝난 뒤에 "청문회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를 왜 언론에 넘기느냐"며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③ 공격 vs 방어 '대리전쟁'…진영 논리 속 언론
[정세진]
언론이 진영 논리를 조장한다는 데 동의하나?
[정준희]
지적에 동의한다. 그 방식이 장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 후보자에 대해 '내로남불'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답할 책무가 있다.
조 후보자가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흠결을 감춰주거나, 반대 입장이어서 흠결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중간에서 전체적으로 (조 후보자를) 본다고 판단한다. 언론이 (누구 편인지) 단순한 답을 요구하고, 그런 태도를 조장하고 있다.
[김덕훈]
(조 후보자에게 비판적인 기존 보도와 반대로) 8월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조 후보자 딸 논문 제 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 김어준 씨가 "소논문은 논문으로 안 친다", "(조 후보자 딸 대입) 당시 수많은 논문이 양산됐던데 그 소논문이 2~3시간만 배우면 가능한 실험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조 후보자 딸 논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이 쓴 논문은 (전문가들의) 연구물이다. 대한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등은 해당 논문이 고등학생이 2주 실습을 거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판단 기준의 공정성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김어준 씨의 문제 제기보다) 훨씬 더 과격한 (기성 언론의) 의혹 제기가 많았다. 그 의혹은 검증을 거치지 않고 2차, 3차 재생산됐다. 김어준 씨의 주장은 재생산되지 않았다. 잘못된 근거를 사용해 2차, 3차 보도가 이루어졌다면 훨씬 더 엄격한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김 씨 주장은 김 씨 주장으로 그쳤다.
[정준희]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커지는 조건에서 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동참했다. 왜? 권력자에 대한 공격이 훨씬 더 정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이 해소하는 쪽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관계로 펼쳐진 전선이어서 이른바 '밸런싱(balancing)', 균형을 잡아주는 언론 지형이 아니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8일(일요일)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58회는 <조국 간담회, 언론과 정치 사이>, <국정농단 파기환송, 언론은 왜 '정경유착'에 관대한가>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김덕훈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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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훈 기자 stand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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