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에 초동 대응 부실한 경찰관 징계는 정당”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당시, 초동대응을 미흡하게 한 경찰관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경찰관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출동 지령을 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행위는 공무원의 성실의무 규정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찰공무원은 직무의 특성상 높은 성실성이 요구되고, 특히 실종아동 등 가출인 관련 신고는 초동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잠을 자느라 출동 지령조차 몰랐고 관련 매뉴얼 등을 숙지하지도 않았고 결국 피해자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했으므로 비위의 정도가 무겁다"며 징계를 내리는 것이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지령이 해당 사건 이외에도 여러 건 발령돼 부득이하게 출동이 지연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즉시 출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신고자와 통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영학은 2017년 9월 30일, 딸의 친구인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는 30일 밤 11시 15분쯤, 딸이 전화기도 꺼진 채 귀가하지 않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고 112 상황실에서는 해당 신고를 '코드1'로 분류하고 즉시 출동하라는 지령을 내렸습니다.

당시 서울 중랑경찰서 수사팀 소속 경위이던 A 씨는 해당 지령이 떨어졌을 때 당직근무를 하고 있었으나 잠을 자고 있었고, 같은 근무조이던 순경 역시 출동 지시에 "알겠다"고 응답하고는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음날인 10월 1일 오전 2시 40분쯤이 돼서야 관할 지구대를 방문해 수색 상황을 물어봤습니다.

이영학은 10월 1일 0시 30분쯤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고 보고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