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이동식 주택 ‘모빌홈’ 주민 퇴거 위기

입력 2019.09.17 (10:46) 수정 2019.09.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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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빌홈(mobile home), 우리말로 하면 이동식 주택인데요.

요즘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꽤 흔한 주거 형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모빌홈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집 문을 열고 나서면 로키산맥의 절경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알록달록 꾸며진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이 곳은 콜로라도 주의 모빌홈, 즉 이동식주택 공원입니다.

[카렌 핀치/모빌홈 거주자 : "매일 아침이 훌륭하죠. 매일 아침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까요."]

현재 미국 내 거의 모든 도시에 모빌홈 주차용 공원이 하나 이상은 존재하고 있는데요.

모빌홈(mobile home)은 미국에서 드물지 않은 주거방식입니다.

화장실과 주방 등 보통의 집과 같은 내부시설을 갖췄지만,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집니다.

이를 자동차에 연결해 이동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모빌홈'인데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멋진 풍광 속에서 별장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 사이에서의 수요가 높은데요.

그런데 최근 이 모빌홈 주민들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얼마전, 사유지인 모빌홈 공원의 주인이 새로 바뀌었는데, 임대료 인상 압박을 받게 된 겁니다.

[카렌 핀치/모빌홈 거주자 : "이사를 하고 싶지 않아요. 이곳이 좋아요. 저의 추억과 가족들의 흔적이 모두 남아있는 제 집입니다."]

지난 5월 콜로라도주 오로라 지역에 살던 100여 가구의 모빌홈 주민들도 갑작스레 공원이 문을 닫으면서 모두 쫓겨나게 됐습니다.

주민들로 구성된 모빌홈 관리 위원회가 공원을 사겠다고 나섰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는데요.

[샤논 홀로만/모빌홈 주인 : "저는 퇴직금으로 모빌홈을 구매해 수리 비용으로 모두 썼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아도 보장 받을 수 없어,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습니다."]

모빌홈 거주자들은 집은 소유하지만 땅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원 임대료를 올리거나 매각하는 등은 모두 공원 소유자, 임대인의 권리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대료 인상과 퇴거 문제로 공원 소유자와 거주자 간의 분쟁이 잦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모빌홈 공원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콜로라도 주는 모빌홈 소유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디 후튼/콜로라도주 의원 : "특히 지난 5~6년간 (공원) 땅을 소유한 이들은 대부분 투자 은행이나 헤지 펀드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콜로라도 주 스노우매스의 한 모빌홈 공원 주인은 고급 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우리돈 약 360억 원에 공원을 사겠다는 건축업자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돈이 아닌 가족과 이웃들을 선택한 건데요.

[하이럼 노이스/공원 임대인 : "모빌홈 거주자들은 저를 도와주고 있고, 우리는 큰 대가족과 같습니다.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길거리 노숙자로 내몰 수는 없었습니다."]

집은 삶의 터전입니다.

집을 잃고 삶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미국 모빌홈 주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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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이동식 주택 ‘모빌홈’ 주민 퇴거 위기
    • 입력 2019-09-17 10:51:00
    • 수정2019-09-17 11:01:13
    지구촌뉴스
[앵커]

모빌홈(mobile home), 우리말로 하면 이동식 주택인데요.

요즘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꽤 흔한 주거 형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모빌홈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집 문을 열고 나서면 로키산맥의 절경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알록달록 꾸며진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이 곳은 콜로라도 주의 모빌홈, 즉 이동식주택 공원입니다.

[카렌 핀치/모빌홈 거주자 : "매일 아침이 훌륭하죠. 매일 아침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까요."]

현재 미국 내 거의 모든 도시에 모빌홈 주차용 공원이 하나 이상은 존재하고 있는데요.

모빌홈(mobile home)은 미국에서 드물지 않은 주거방식입니다.

화장실과 주방 등 보통의 집과 같은 내부시설을 갖췄지만,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집니다.

이를 자동차에 연결해 이동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모빌홈'인데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멋진 풍광 속에서 별장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 사이에서의 수요가 높은데요.

그런데 최근 이 모빌홈 주민들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얼마전, 사유지인 모빌홈 공원의 주인이 새로 바뀌었는데, 임대료 인상 압박을 받게 된 겁니다.

[카렌 핀치/모빌홈 거주자 : "이사를 하고 싶지 않아요. 이곳이 좋아요. 저의 추억과 가족들의 흔적이 모두 남아있는 제 집입니다."]

지난 5월 콜로라도주 오로라 지역에 살던 100여 가구의 모빌홈 주민들도 갑작스레 공원이 문을 닫으면서 모두 쫓겨나게 됐습니다.

주민들로 구성된 모빌홈 관리 위원회가 공원을 사겠다고 나섰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는데요.

[샤논 홀로만/모빌홈 주인 : "저는 퇴직금으로 모빌홈을 구매해 수리 비용으로 모두 썼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아도 보장 받을 수 없어,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습니다."]

모빌홈 거주자들은 집은 소유하지만 땅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원 임대료를 올리거나 매각하는 등은 모두 공원 소유자, 임대인의 권리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대료 인상과 퇴거 문제로 공원 소유자와 거주자 간의 분쟁이 잦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모빌홈 공원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콜로라도 주는 모빌홈 소유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디 후튼/콜로라도주 의원 : "특히 지난 5~6년간 (공원) 땅을 소유한 이들은 대부분 투자 은행이나 헤지 펀드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콜로라도 주 스노우매스의 한 모빌홈 공원 주인은 고급 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우리돈 약 360억 원에 공원을 사겠다는 건축업자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돈이 아닌 가족과 이웃들을 선택한 건데요.

[하이럼 노이스/공원 임대인 : "모빌홈 거주자들은 저를 도와주고 있고, 우리는 큰 대가족과 같습니다.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길거리 노숙자로 내몰 수는 없었습니다."]

집은 삶의 터전입니다.

집을 잃고 삶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미국 모빌홈 주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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