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법원 “원전 운영 도쿄전력 무죄”…피해자 “아무도 책임 안 져”

입력 2019.09.19 (19:21) 수정 2019.09.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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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형사 책임을 묻는 첫 재판에서, 일본 법원은 원전을 운영한 도쿄전력의 전 경영진들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습니다.

사고 피해자들은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판결에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도쿄에서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에 이은 대형 해일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습니다.

원자로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발생한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

그런데 일본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가 사고 9년 전인 2002년에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원전을 관리했던 도쿄전력이 사고 가능성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결국,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강제기소됐습니다.

하지만 도쿄 지방재판소는 가츠마타 전 회장 등 전 경영진 3명에게 형사 책임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와 지역 회사에 영향을 준다"며 원전을 중지하지 않은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고 8년여 만에 열린 첫 형사 재판에 일본 사회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곳 도쿄지방법원에는 오늘 판결을 보기 위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무죄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칸노 미즈에/후쿠시마현 나미에마을 :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도안 되는 일이 있습니까."]

도쿄전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언급은 삼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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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법원 “원전 운영 도쿄전력 무죄”…피해자 “아무도 책임 안 져”
    • 입력 2019-09-19 19:25:05
    • 수정2019-09-19 19: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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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형사 책임을 묻는 첫 재판에서, 일본 법원은 원전을 운영한 도쿄전력의 전 경영진들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습니다.

사고 피해자들은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판결에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도쿄에서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에 이은 대형 해일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습니다.

원자로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발생한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

그런데 일본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가 사고 9년 전인 2002년에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원전을 관리했던 도쿄전력이 사고 가능성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결국,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강제기소됐습니다.

하지만 도쿄 지방재판소는 가츠마타 전 회장 등 전 경영진 3명에게 형사 책임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와 지역 회사에 영향을 준다"며 원전을 중지하지 않은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고 8년여 만에 열린 첫 형사 재판에 일본 사회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곳 도쿄지방법원에는 오늘 판결을 보기 위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무죄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칸노 미즈에/후쿠시마현 나미에마을 :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도안 되는 일이 있습니까."]

도쿄전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언급은 삼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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