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채널 재가동…‘입장차’ 여전·정상회담 무산

입력 2019.09.21 (06:17) 수정 2019.09.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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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다음주 미국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앞두고 양국 외교 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외교장관 회담이 추진됩니다만 산적한 현안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과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주고받은 뒤 처음 열린 외교당국 간 협의.

[김정한/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 "폭 넓게,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찬까지 더한 협의는 3시간 넘게 이어졌고, 산적한 현안 대부분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우리 측은 특히 보복성 수출 규제의 조속한 철회를, 반면에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의 구체적 해법 제시를 요구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등도 논의됐지만 입장차는 좁히지 못했습니다.

유엔총회 기간인 오는 26일로 조율 중인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의 진통을 예고케하는 대목입니다.

[모테기 도시미쓰/일본 외무상 :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은 계속되도록 하자는차원에서 이뤄진 국장급 회담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한 문제도 장기전이 예상됩니다.

일본 정부는 분쟁 조정에 앞서 진행하도록 돼 있는 '양자 협의'는 수용하겠다면서도 "WTO 협정에 부합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고집했습니다.

양자협의를 거부하면 우리 정부가 곧바로 '분쟁처리위원회' 설치를 요구할 수 있고, 이게 일본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무 차원의 의견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엔총회에서의 한일 정상회담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게 양국 정부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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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외교채널 재가동…‘입장차’ 여전·정상회담 무산
    • 입력 2019-09-21 06:20:48
    • 수정2019-09-21 10: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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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다음주 미국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앞두고 양국 외교 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외교장관 회담이 추진됩니다만 산적한 현안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과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주고받은 뒤 처음 열린 외교당국 간 협의.

[김정한/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 "폭 넓게,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찬까지 더한 협의는 3시간 넘게 이어졌고, 산적한 현안 대부분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우리 측은 특히 보복성 수출 규제의 조속한 철회를, 반면에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의 구체적 해법 제시를 요구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등도 논의됐지만 입장차는 좁히지 못했습니다.

유엔총회 기간인 오는 26일로 조율 중인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의 진통을 예고케하는 대목입니다.

[모테기 도시미쓰/일본 외무상 :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은 계속되도록 하자는차원에서 이뤄진 국장급 회담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한 문제도 장기전이 예상됩니다.

일본 정부는 분쟁 조정에 앞서 진행하도록 돼 있는 '양자 협의'는 수용하겠다면서도 "WTO 협정에 부합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고집했습니다.

양자협의를 거부하면 우리 정부가 곧바로 '분쟁처리위원회' 설치를 요구할 수 있고, 이게 일본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무 차원의 의견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엔총회에서의 한일 정상회담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게 양국 정부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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