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군인 온유·시우민, 호국영령 모셔올 참전용사 된다

입력 2019.09.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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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요계는 아이돌들의 입대 러시였다. 샤이니 온유부터 엑소 시우민, 조권, 인피니트 성규과 성열, 빅스 엔, 워너원 출신 윤지성까지 정상급 아이돌들이 대거 국방부 소속이 됐다.

그런데 아이돌 '드림팀'을 꾸릴 수 있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이 아니게 됐다. 이들이 잠시 내려놓았던 마이크를 다시 든다. 육군본부가 창작한 뮤지컬 '귀환'을 통해서다.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엑소 시우민(29·본명 김민석)은 "뮤지컬 첫 도전이라 발성 면에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며 "나이나 가수 경력, 군인으로서 모든 게 다 선배님이신 진기(온유) 형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귀환'은 내년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전사자 유해발굴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비무장지대(DMZ)에 묻힌 남북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염원하고, 그 발굴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전우의 유해를 찾아 일평생 산을 헤매는 참전용사 '승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온유와 시우민이 젊은 시절 '승호' 역을 맡았다.

박미애 육군 정훈공보실장(준장)은 "13만3천여명의 전사자가 아직도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호국영령을 가족 품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군의 소명이기에 이 소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심성율 육군본부 소통과장(대령)은 "민간 제작사가 뮤지컬로 제작하기에는 무거운 소재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그러나 유족들이 고령화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콘텐츠"라고 거들었다.

육군본부는 전군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다. 지난달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으며, 제작비는 26억원 투입됐다.

심성율 대령은 "지금 육군에 연예병사는 없다. 연예인 출신 병사가 있을 뿐이다. 모든 부대에 공문을 내려보내 지원자를 받았고, 지휘관의 승인을 거쳤다"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고생스레 연습하는 걸 보면 마음이 짠하다. '연예인 출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 아니냐'고 보시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상 현역 병사들이 출연료를 받을 수 없어서 식사와 간식, 의료지원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자긍심을 갖고 공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배우들은 눈을 빛내며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키던 스타들답게 무대 시연에서 보여준 역량도 여전했다.

샤이니 온유(30·본명 이진기)는 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영결식에 최근 참석했다. 그는 "유족들이 한시라도 빨리 유해를 찾으실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극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고 힘줘 말했다.

엑소 시우민은 "원래는 입대하면 내가 하던 일은 잠시 내려놓고 군 생활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훈련소 7주를 하고 나니 공연이 너무 하고 싶더라. 무대에 대한 갈증이 생긴 와중에 때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오디션을 봤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인피니트 이성열(28)은 "휴가 때 회사 안무가 선생님과 누구보다 열심히 춤 연습을 해서 오디션에 합격했다. 사회에서 동고동락하던 김성규 상병과 또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귀환'은 배우 못지않게 제작진도 화려하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흥행의 주역인 김동연 연출·박정아 작곡가·이희준 작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이희준 작가는 "과거 '승호' 세대는 딱 저희 아버지 세대다.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하셨던 아버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고증이 가능했다"고 했다.

육군본부는 DMZ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마인'(2008년)을 시작으로 흥남철수작전을 다룬 '생명의 항해'(2010년), 낙동강 전투를 모티브로 한 '더 프라미스'(2013년), '신흥무관학교'(2018년)까지 꾸준히 군 소재 작품을 제작했다. 전작들이 일회성에 그친 것에 견줘 '신흥무관학교'는 11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귀환' 역시 지난 9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돼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귀환'은 10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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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역군인 온유·시우민, 호국영령 모셔올 참전용사 된다
    • 입력 2019-09-24 16:44:59
    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요계는 아이돌들의 입대 러시였다. 샤이니 온유부터 엑소 시우민, 조권, 인피니트 성규과 성열, 빅스 엔, 워너원 출신 윤지성까지 정상급 아이돌들이 대거 국방부 소속이 됐다.

그런데 아이돌 '드림팀'을 꾸릴 수 있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이 아니게 됐다. 이들이 잠시 내려놓았던 마이크를 다시 든다. 육군본부가 창작한 뮤지컬 '귀환'을 통해서다.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엑소 시우민(29·본명 김민석)은 "뮤지컬 첫 도전이라 발성 면에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며 "나이나 가수 경력, 군인으로서 모든 게 다 선배님이신 진기(온유) 형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귀환'은 내년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전사자 유해발굴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비무장지대(DMZ)에 묻힌 남북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염원하고, 그 발굴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전우의 유해를 찾아 일평생 산을 헤매는 참전용사 '승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온유와 시우민이 젊은 시절 '승호' 역을 맡았다.

박미애 육군 정훈공보실장(준장)은 "13만3천여명의 전사자가 아직도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호국영령을 가족 품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군의 소명이기에 이 소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심성율 육군본부 소통과장(대령)은 "민간 제작사가 뮤지컬로 제작하기에는 무거운 소재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그러나 유족들이 고령화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콘텐츠"라고 거들었다.

육군본부는 전군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다. 지난달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으며, 제작비는 26억원 투입됐다.

심성율 대령은 "지금 육군에 연예병사는 없다. 연예인 출신 병사가 있을 뿐이다. 모든 부대에 공문을 내려보내 지원자를 받았고, 지휘관의 승인을 거쳤다"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고생스레 연습하는 걸 보면 마음이 짠하다. '연예인 출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것 아니냐'고 보시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상 현역 병사들이 출연료를 받을 수 없어서 식사와 간식, 의료지원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자긍심을 갖고 공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배우들은 눈을 빛내며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키던 스타들답게 무대 시연에서 보여준 역량도 여전했다.

샤이니 온유(30·본명 이진기)는 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영결식에 최근 참석했다. 그는 "유족들이 한시라도 빨리 유해를 찾으실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극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고 힘줘 말했다.

엑소 시우민은 "원래는 입대하면 내가 하던 일은 잠시 내려놓고 군 생활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훈련소 7주를 하고 나니 공연이 너무 하고 싶더라. 무대에 대한 갈증이 생긴 와중에 때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오디션을 봤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인피니트 이성열(28)은 "휴가 때 회사 안무가 선생님과 누구보다 열심히 춤 연습을 해서 오디션에 합격했다. 사회에서 동고동락하던 김성규 상병과 또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귀환'은 배우 못지않게 제작진도 화려하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흥행의 주역인 김동연 연출·박정아 작곡가·이희준 작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이희준 작가는 "과거 '승호' 세대는 딱 저희 아버지 세대다.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하셨던 아버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고증이 가능했다"고 했다.

육군본부는 DMZ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마인'(2008년)을 시작으로 흥남철수작전을 다룬 '생명의 항해'(2010년), 낙동강 전투를 모티브로 한 '더 프라미스'(2013년), '신흥무관학교'(2018년)까지 꾸준히 군 소재 작품을 제작했다. 전작들이 일회성에 그친 것에 견줘 '신흥무관학교'는 11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귀환' 역시 지난 9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돼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귀환'은 10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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