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반중 vs 친중’ 갈등 악화일로…주말·국경절도 대규모 시위

[앵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반중국·친중국 세력간에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내부 대립도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반중 시위대는 우산혁명 5주년을 맞은 오늘은 물론 다음 주 중앙정부가 공들여 준비 중인 국경절에 대규모 '애도 시위'를 예고해 충돌이 예상됩니다.

홍콩에서 최영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선전과 가까운 홍콩의 접경지역 셩슈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홍콩에서 면세품을 사다 본토로 되파는 보따리상들로 북적이던 곳입니다.

[선전~홍콩 보따리상 : "(중국 사람들이) 갈수록 줄고 있어요. (정확히 얼마 줄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루 중 가장 붐비는 저녁 시간대입니다.

하지만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의 줄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보따리상이 몰려들면서 상점 임대료는 치솟고 원주민들의 삶의 질은 나빠지자 지난 7월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쌓여온 '경제적 반중 감정'이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폭발한 겁니다.

[에인젤/홍콩 셩슈이 시민 : "홍콩의 많은 것들을 중국(본토인)들이 와서 점령해 버렸어요."]

본토 관광객들이 주 고객이었던 수산물 시장은 개점 휴업상탭니다.

이곳에서 가게를 하는 케이트 리 씨,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표어를 붙였다 매출이 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리 씨의 사연이 본토에까지 알려졌고, 친중 홍콩인들과 대륙에서 온 중국인들이 가게를 다시 채웠습니다.

[케이트 리/음식점 대표 : "홍콩 경찰이 쓰는 폭력은 자기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제한적 폭력입니다."]

반정부 메시지가 붙은 '레넌 벽'은 친중, 반중 세력이 치우고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주말 쇼핑몰 한복판에서 양측은 서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시위 장기화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가운데, 반중 시위대는 오늘 우산혁명 5주년 집회에 이어 다음 달 1일 신중국 70주년 국경절에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KBS 뉴스 최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