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외장재 화재에 취약…불 나면 '아찔'

입력 2019.09.30 (23:44) 수정 2019.10.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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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제(9월 29일) 환자 160여 명이 입원해 있는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는데요.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를 사용했지만, 강화된 건축물 안전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층 건물 외벽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당시 건물 4층부터 9층 사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는 168명.

 소방서 지시로 방화문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신속히 대피시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요양병원 건물 외벽입니다. 소방관들도 도구로 외벽을 부수며 불을 껐습니다.

 벽면에 설치된 스티로폼을 따라 불길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병원 벽면에 사용된 건 드라이비트.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 외장재입니다.

 드라이비트는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공사비가 저렴하지만, 화재를 건물 전체로 확산시키는 불길 역할을 합니다.

 특히 치명적인 유독가스도 배출합니다.

 김용덕/화재 출동 소방관[인터뷰]
 "저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은 외부에서 나고 드라이비트 내부에서 스티로폼이 타고 있었고, 유독가스가 내부로 타고 들어오는 상황이었습니다."

 2015년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화재 이후 6층 이상의 건물 외벽에는 드라이비트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요양병원처럼, 그 이전에 지은 건물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의료시설 등 대피에 시간이 걸리는 건물은 건축물 높이에 상관없이 불에 잘 타는 외장재 사용을 제한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도 지난 7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역시 소급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기존 건축물은 외장재를 다 뜯어내고 다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을 경우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녹취]
 "외벽 자체의 드라이비트를 다 뜯어서 현 기법으로 하기에는 병원의 재정상의 문제가 심각해서 현재는 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요양병원은 170여 곳. 부산시는 화재에 취약한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건물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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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양병원 외장재 화재에 취약…불 나면 '아찔'
    • 입력 2019-09-30 23:44:36
    • 수정2019-10-01 09:56:32
    뉴스9(부산)
[앵커멘트]  어제(9월 29일) 환자 160여 명이 입원해 있는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는데요.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를 사용했지만, 강화된 건축물 안전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층 건물 외벽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당시 건물 4층부터 9층 사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는 168명.  소방서 지시로 방화문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신속히 대피시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요양병원 건물 외벽입니다. 소방관들도 도구로 외벽을 부수며 불을 껐습니다.  벽면에 설치된 스티로폼을 따라 불길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병원 벽면에 사용된 건 드라이비트.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 외장재입니다.  드라이비트는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공사비가 저렴하지만, 화재를 건물 전체로 확산시키는 불길 역할을 합니다.  특히 치명적인 유독가스도 배출합니다.  김용덕/화재 출동 소방관[인터뷰]  "저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은 외부에서 나고 드라이비트 내부에서 스티로폼이 타고 있었고, 유독가스가 내부로 타고 들어오는 상황이었습니다."  2015년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화재 이후 6층 이상의 건물 외벽에는 드라이비트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요양병원처럼, 그 이전에 지은 건물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의료시설 등 대피에 시간이 걸리는 건물은 건축물 높이에 상관없이 불에 잘 타는 외장재 사용을 제한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도 지난 7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역시 소급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기존 건축물은 외장재를 다 뜯어내고 다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을 경우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녹취]  "외벽 자체의 드라이비트를 다 뜯어서 현 기법으로 하기에는 병원의 재정상의 문제가 심각해서 현재는 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요양병원은 170여 곳. 부산시는 화재에 취약한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건물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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