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준디플레? 경제저체온증 비상경보

입력 2019.10.02 (07:43) 수정 2019.10.0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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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아기 키우다보면 열이 펄펄 끓어 고생한 적 많으시죠. 그런데 열보다 무서운게 아기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증일 겁니다. 열처럼 금방 표시가 나지 않아 자칫 놓치면 큰일이기 때문이죠. 경제라는 아기도 그렇습니다. 경제가 과열돼 물가가 오르면 금방 느끼고 대응을 하지만, 경제 활력이 떨어져 물가가 내리며, 위축되는 경제 저체온 증상은 알아차리지 못해 자칫 디플레이션이라는 심각한 경제 충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바로 이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난 달 소비자 물가입니다. 통계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8월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까지 치면, 두 달 연속입니다. 물론 정부는 이것이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년 후 물가가 얼마나 오를까?' 보는 지수를 보니, 통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올 연말에는 물가가 반등할 것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예상치조차 0% 중,후반대입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건 우리 실물 경제입니다. 성장률 만해도 1분기 마이너스로 시작하더니 목표치를 다음 달에 추가로 내릴 수 있음을 한은 총재가 시사할 정돕니다. 수출은 10달 연속 감소세입니다. 즉, 현재의 저물가기조는 경기 침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물가, 경기침체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전조증상입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준 디플레이션까지 온 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라가르드 전 imf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에, "디플레이션은 식인 괴물"에 비유하더군요. 인플레이션은 말이 통하는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대응이 가능하지만, 디플레이션은 말이 안 통하는 식인괴물처럼 대응이 쉽지 않으니 철저히 대비하라는 거겠죠. 경제 저체온증이라는 요란한 비상경보 앞에서, "이건 디플레이션 벨이 아니야"라고 부인하기보다는 그 가능성까지 미리 대비해야 할 이유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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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준디플레? 경제저체온증 비상경보
    • 입력 2019-10-02 07:55:12
    • 수정2019-10-02 0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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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아기 키우다보면 열이 펄펄 끓어 고생한 적 많으시죠. 그런데 열보다 무서운게 아기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증일 겁니다. 열처럼 금방 표시가 나지 않아 자칫 놓치면 큰일이기 때문이죠. 경제라는 아기도 그렇습니다. 경제가 과열돼 물가가 오르면 금방 느끼고 대응을 하지만, 경제 활력이 떨어져 물가가 내리며, 위축되는 경제 저체온 증상은 알아차리지 못해 자칫 디플레이션이라는 심각한 경제 충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바로 이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난 달 소비자 물가입니다. 통계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8월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까지 치면, 두 달 연속입니다. 물론 정부는 이것이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년 후 물가가 얼마나 오를까?' 보는 지수를 보니, 통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올 연말에는 물가가 반등할 것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예상치조차 0% 중,후반대입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건 우리 실물 경제입니다. 성장률 만해도 1분기 마이너스로 시작하더니 목표치를 다음 달에 추가로 내릴 수 있음을 한은 총재가 시사할 정돕니다. 수출은 10달 연속 감소세입니다. 즉, 현재의 저물가기조는 경기 침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물가, 경기침체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전조증상입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준 디플레이션까지 온 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라가르드 전 imf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에, "디플레이션은 식인 괴물"에 비유하더군요. 인플레이션은 말이 통하는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대응이 가능하지만, 디플레이션은 말이 안 통하는 식인괴물처럼 대응이 쉽지 않으니 철저히 대비하라는 거겠죠. 경제 저체온증이라는 요란한 비상경보 앞에서, "이건 디플레이션 벨이 아니야"라고 부인하기보다는 그 가능성까지 미리 대비해야 할 이유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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