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철인 3종’ 경기서 무슨 일이?…실종 30대 숨진 채 발견

입력 2019.10.02 (08:29) 수정 2019.10.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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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 세 종목을 쉬지않고 해내는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처럼 도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이제는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에서 한 남성이 경기 도중 사라졌습니다.

끝내 남성은 시신으로 발견됐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 대회 모습입니다. 천 명 가까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였는데요.

["4,3,2,1! 출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한강에 뛰어듭니다.

첫 번째 코스인 1km를 돌아오는 수영이었습니다.

이날, 35살 노모 씨도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는데요.

[故 노OO 씨 친구/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매주 2회씩은 아침마다 수영 다니고 있었고요. 그다음에 저와도 주 1회 만나서 사이클 타거나 달리기하거나 연습은 꾸준히 했었어요. (경기 전에) 서로 잘하고 이따 끝나고 만나자고 파이팅해라 이러면서 파이팅 외쳐주고……."]

그런데, 반환점인 월드컵 대교 인근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수영을 해도 앞으로 안 나가니까 이제 난리가 난 거예요. 유속이 계속 바뀌거든요. 근데 막상 들어가는 시간에 이게 너무 빨라져 버린 거예요."]

갑자기 빨라진 유속 때문에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밀려나 수십 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 겁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떠밀려 와버리더라고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죠. 떠밀려 오니까. 뒤에서 막 사람 잡아버리고 왜냐하면 자기들도 힘드니까. 힘이 빠지니까 옆 사람 잡고 막 그렇게 된 거죠."]

안전요원들조차 구조가 쉽지 않아, 줄을 던져주면서 구조 활동을 할 정도였다는데요.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줄 잡으세요! 줄 잡고 당겨서 오세요.' 이런 식으로."]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확인을 하고 저희 배들이 6대가 있었거든요. 제트스키까지 7대. 그리고 전부 다 저 뒤까지 싹 다 돌고 없는 거 확인하고 그다음에 철수하고 나온 거죠."]

이후 크게 다친 사람은 없어보였고 단순히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처럼 지나갔다고 합니다.

수영은 취소됐지만 나머지 경기는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대회에 참가했던 노 씨가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친구들은 그저 먼저 집에 간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故 노OO 씨 친구/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협회에서 전화가 온 거죠. 노OO 씨 자전거랑 휴대전화 찾아가시라고. 협회 쪽에서는 바꿈터에 수영모가 놓여 있으니까 처음에 판단한 거는 수영에서는 무사히 나와서 다음 코스 진행하고 온 상태로 파악을 하고 있었던 거 같고 저는 이제 (수영복이) 없으면 얘가 물에서 안 나온 거 아니냐……."]

경찰에 실종 신고가 들어간 건 수영이 시작된 지 이미 6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故 노OO 씨 가족/음성변조 : "이 사람들은 이게 사고 났는지 안 났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철인 3종이니까 수영하고 그 다음에 하는 사이클 거치대가 저기 있대요. 거기에. 다 가고 우리 노 서방 것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까지 다 모른 거예요."]

소방 당국과 경찰이 헬기 2대와 특수 드론 등을 이용해 수색에 나섰는데요.

어제 오전, 실종자의 시신이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은 건장한 데다가 체육을 전공한 노 씨의 사고가 믿어지지 않습니다.

[故 노OO 씨 가족/음성변조 : "키 186cm에 몸무게 80kg. 체지방 하나도 없고 덩치 좋고 운동도 잘하고 (수영장 레인) 왕복 몇 번 해요. 수영 잘해요. 그런 아이가 사고가 났다고 하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고……."]

노 씨 가족은 진행 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합 전 유속의 세기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날 유독 반환점의 유속은 셌다고 하는데요.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정말 철인 3종 대회에서 랭킹 1, 2위권 정도 되는 사람들도 그렇고 나머지는 수영 강사가 있었는데 그 선생님도 못 올라갔어요."]

교각과 교각 사이, 폭이 좁아지다 보니 유속이 빨라졌고 서해 만조시간과 겹쳐 한강물이 차오르고 흐름도 거셌던 겁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음성변조 : "바닷물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조류가 들어오게 되면 강이 되게 유속 차가 심하고 많이 흔들리거든요."]

수영을 하기에 여러 조건이 안 좋았지만 이벤트처럼 열리는 철인3종 대회의 특성상 시작부터 취소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이건 마포구에서 길을 막고 통행 금지를 하는 거니까 약속된 시간 안에 다 해야 되는 거거든요. 수영이 만약에 취소되면 사람들이 '아, 왜 수영 안 하냐. 철인3종경기는 수영해야 되는데.' 그런 불만도 엄청나게 나오고……."]

가족들은 사고가 났을 당시에, 제대로 인원 수 체크만 했더라도 죽음만큼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며 부실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故 노OO 씨 아내/음성변조 : "너무 사고를 당하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프고 그래요. 그 사고 나고 6시간 후에야 거기 있던 사람들이 알아차렸다는 그 자체가 너무 그 사람한테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요."]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주최 측의 과실이 있는 지 살펴보고, 사고 당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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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철인 3종’ 경기서 무슨 일이?…실종 30대 숨진 채 발견
    • 입력 2019-10-02 08:30:21
    • 수정2019-10-02 0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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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 세 종목을 쉬지않고 해내는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처럼 도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이제는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에서 한 남성이 경기 도중 사라졌습니다.

끝내 남성은 시신으로 발견됐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 대회 모습입니다. 천 명 가까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였는데요.

["4,3,2,1! 출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한강에 뛰어듭니다.

첫 번째 코스인 1km를 돌아오는 수영이었습니다.

이날, 35살 노모 씨도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는데요.

[故 노OO 씨 친구/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매주 2회씩은 아침마다 수영 다니고 있었고요. 그다음에 저와도 주 1회 만나서 사이클 타거나 달리기하거나 연습은 꾸준히 했었어요. (경기 전에) 서로 잘하고 이따 끝나고 만나자고 파이팅해라 이러면서 파이팅 외쳐주고……."]

그런데, 반환점인 월드컵 대교 인근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수영을 해도 앞으로 안 나가니까 이제 난리가 난 거예요. 유속이 계속 바뀌거든요. 근데 막상 들어가는 시간에 이게 너무 빨라져 버린 거예요."]

갑자기 빨라진 유속 때문에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밀려나 수십 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 겁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떠밀려 와버리더라고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죠. 떠밀려 오니까. 뒤에서 막 사람 잡아버리고 왜냐하면 자기들도 힘드니까. 힘이 빠지니까 옆 사람 잡고 막 그렇게 된 거죠."]

안전요원들조차 구조가 쉽지 않아, 줄을 던져주면서 구조 활동을 할 정도였다는데요.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줄 잡으세요! 줄 잡고 당겨서 오세요.' 이런 식으로."]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확인을 하고 저희 배들이 6대가 있었거든요. 제트스키까지 7대. 그리고 전부 다 저 뒤까지 싹 다 돌고 없는 거 확인하고 그다음에 철수하고 나온 거죠."]

이후 크게 다친 사람은 없어보였고 단순히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처럼 지나갔다고 합니다.

수영은 취소됐지만 나머지 경기는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대회에 참가했던 노 씨가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친구들은 그저 먼저 집에 간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故 노OO 씨 친구/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협회에서 전화가 온 거죠. 노OO 씨 자전거랑 휴대전화 찾아가시라고. 협회 쪽에서는 바꿈터에 수영모가 놓여 있으니까 처음에 판단한 거는 수영에서는 무사히 나와서 다음 코스 진행하고 온 상태로 파악을 하고 있었던 거 같고 저는 이제 (수영복이) 없으면 얘가 물에서 안 나온 거 아니냐……."]

경찰에 실종 신고가 들어간 건 수영이 시작된 지 이미 6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故 노OO 씨 가족/음성변조 : "이 사람들은 이게 사고 났는지 안 났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철인 3종이니까 수영하고 그 다음에 하는 사이클 거치대가 저기 있대요. 거기에. 다 가고 우리 노 서방 것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까지 다 모른 거예요."]

소방 당국과 경찰이 헬기 2대와 특수 드론 등을 이용해 수색에 나섰는데요.

어제 오전, 실종자의 시신이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은 건장한 데다가 체육을 전공한 노 씨의 사고가 믿어지지 않습니다.

[故 노OO 씨 가족/음성변조 : "키 186cm에 몸무게 80kg. 체지방 하나도 없고 덩치 좋고 운동도 잘하고 (수영장 레인) 왕복 몇 번 해요. 수영 잘해요. 그런 아이가 사고가 났다고 하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고……."]

노 씨 가족은 진행 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합 전 유속의 세기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날 유독 반환점의 유속은 셌다고 하는데요.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정말 철인 3종 대회에서 랭킹 1, 2위권 정도 되는 사람들도 그렇고 나머지는 수영 강사가 있었는데 그 선생님도 못 올라갔어요."]

교각과 교각 사이, 폭이 좁아지다 보니 유속이 빨라졌고 서해 만조시간과 겹쳐 한강물이 차오르고 흐름도 거셌던 겁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음성변조 : "바닷물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조류가 들어오게 되면 강이 되게 유속 차가 심하고 많이 흔들리거든요."]

수영을 하기에 여러 조건이 안 좋았지만 이벤트처럼 열리는 철인3종 대회의 특성상 시작부터 취소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철인3종대회 참가자/음성변조 : "이건 마포구에서 길을 막고 통행 금지를 하는 거니까 약속된 시간 안에 다 해야 되는 거거든요. 수영이 만약에 취소되면 사람들이 '아, 왜 수영 안 하냐. 철인3종경기는 수영해야 되는데.' 그런 불만도 엄청나게 나오고……."]

가족들은 사고가 났을 당시에, 제대로 인원 수 체크만 했더라도 죽음만큼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며 부실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故 노OO 씨 아내/음성변조 : "너무 사고를 당하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프고 그래요. 그 사고 나고 6시간 후에야 거기 있던 사람들이 알아차렸다는 그 자체가 너무 그 사람한테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요."]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주최 측의 과실이 있는 지 살펴보고, 사고 당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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