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퀴즈.
우리나라 스포츠 가운데 프로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요?
야구? 아니면 축구?
네, 정답은 축구입니다. 지난해 평균연봉 1억 9800만 원으로 2억 원이 조금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높은 곳은 어딜까요?
왠지 야구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닙니다. 정답은 e스포츠인데, 평균 연봉 1억 7500만 원으로 야구를 제쳤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18 이스포츠 실태조사)
e스포츠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페이커'라는 이름 석 자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페이커(이상혁)의 연봉은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25억 원)의 두 배에 이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북미와 유럽에는 평균 연봉이 3억 원을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 국내 프로야구 제친 프로게이머 연봉
e스포츠가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e스포츠의 정식 명칭은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전자게임을 기반으로 하는데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 성격을 다 갖고 있습니다.
2012년 e스포츠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는데 이 법을 보면 이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해 사람과 사람 간의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와 부대 활동을 뜻합니다.
e스포츠 종목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대세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일명 '롤'입니다.
잠깐 설명 드리자면 롤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해 상대진영(정확히는 넥서스라고 하는 핵심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종족(정확히는 챔피언)이 130여 개에 이르고, 5대 5 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도 다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도 롤 게임입니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주최·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스리그'가 바로 그것인데 e스포츠의 가장 큰 대회다 보니 '롤드컵'(롤+월드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롤드컵은 월드컵처럼 지역별 대표구단이 나와 최강팀을 다투는 리그전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는데 지난해 대회에서 중국에 우승컵을 내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습니다. 13개 지역 리그 24개 팀이 참여해 다음 달 10일까지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선수단도 3팀 출전했습니다. e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다시 우승컵을 탈환할지 관심을 끕니다.
■ MLB보다 시청자 수 많다…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e스포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팬덤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를 보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1억 6700만 명으로 MLB를 제쳤고, 미식축구와 프로농구 다음으로 많습니다.
롤드컵의 경우 지난해 결승전에만 무려 9,960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심상찮은 조짐을 눈치챈 글로벌 IT기업들은 '보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벌였습니다. 게임방송의 대표격인 트위치를 인수하기 위해 아마존과 구글이 앞다퉈 인수경쟁을 벌였는데 아마존이 2014년 약 9억 7천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했습니다. 트위치는 2017년 실시간 시청자 수가 95만 명 수준으로 MSNBC(89만 명), CNN(78만 명) 등 메이저 채널을 제치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 수준인 e스포츠 시장이 4년 뒤에는 3배 이상 많은 29억 6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 국내 시장 규모 1천억 대, 점유율 높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첨단 PC방 문화를 선보인 성지(聖地)이자, 출전대회마다 최상위권을 다투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꼽힙니다.
2017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973억 원, 세계 시장의 13.1%입니다.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다니 놀라우신가요?
안타까운 소식은 e스포츠 시장에서의 우리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5년만 해도 18.9%였는데 다음 해 16.8%로 떨어졌고 13.1%로 떨어졌습니다.(해외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북미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로 가장 높고, 중국이 2위였던 유럽을 추월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위협적입니다.
텐센트는 2017년 'e스포츠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산업 규모를 총 1,000억 위안(약 17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상하이를 비롯해 주요 도시와 손잡고 e스포츠 관련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 알리스포츠를 통해 e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단체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편입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빛바래는 e스포츠 종주국…한국산 게임은 어딨나
우리의 e스포츠 산업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킬만한 게임이 아직 없다는 겁니다.
e스포츠는 축구나 야구와 달리 게임 저작권이 명확합니다. 개발사는 게임 판매로 인한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대회 주최와 방송 중계, 기업 마케팅에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018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e스포츠종목 6개 가운데 3개가 미국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고(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나머지 3개가 클래시로얄(핀란드), 위닝일레븐(일본), 펜타스톰(중국)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한 게임은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해외의 팬들은 한국을 찾아 PC방 문화를 체험하고, BTS나 손흥민만큼이나 우리나라 프로게이머에 열광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과연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에 잘 대응하고 있는 걸까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예에 젖어 어느새 뒤처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가운데 프로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요?
야구? 아니면 축구?
네, 정답은 축구입니다. 지난해 평균연봉 1억 9800만 원으로 2억 원이 조금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높은 곳은 어딜까요?
왠지 야구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닙니다. 정답은 e스포츠인데, 평균 연봉 1억 7500만 원으로 야구를 제쳤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18 이스포츠 실태조사)
e스포츠, 성장할 수밖에 없는 미래 시장(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스포츠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페이커'라는 이름 석 자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페이커(이상혁)의 연봉은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25억 원)의 두 배에 이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북미와 유럽에는 평균 연봉이 3억 원을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 국내 프로야구 제친 프로게이머 연봉
e스포츠가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e스포츠의 정식 명칭은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전자게임을 기반으로 하는데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 성격을 다 갖고 있습니다.
2012년 e스포츠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는데 이 법을 보면 이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해 사람과 사람 간의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와 부대 활동을 뜻합니다.
e스포츠 종목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대세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일명 '롤'입니다.
잠깐 설명 드리자면 롤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해 상대진영(정확히는 넥서스라고 하는 핵심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종족(정확히는 챔피언)이 130여 개에 이르고, 5대 5 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도 다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도 롤 게임입니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주최·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스리그'가 바로 그것인데 e스포츠의 가장 큰 대회다 보니 '롤드컵'(롤+월드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롤드컵은 월드컵처럼 지역별 대표구단이 나와 최강팀을 다투는 리그전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는데 지난해 대회에서 중국에 우승컵을 내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습니다. 13개 지역 리그 24개 팀이 참여해 다음 달 10일까지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선수단도 3팀 출전했습니다. e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다시 우승컵을 탈환할지 관심을 끕니다.
■ MLB보다 시청자 수 많다…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e스포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팬덤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를 보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1억 6700만 명으로 MLB를 제쳤고, 미식축구와 프로농구 다음으로 많습니다.
eSports Joins the Big Leagues(Goldman Sachs)
롤드컵의 경우 지난해 결승전에만 무려 9,960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심상찮은 조짐을 눈치챈 글로벌 IT기업들은 '보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벌였습니다. 게임방송의 대표격인 트위치를 인수하기 위해 아마존과 구글이 앞다퉈 인수경쟁을 벌였는데 아마존이 2014년 약 9억 7천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했습니다. 트위치는 2017년 실시간 시청자 수가 95만 명 수준으로 MSNBC(89만 명), CNN(78만 명) 등 메이저 채널을 제치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 수준인 e스포츠 시장이 4년 뒤에는 3배 이상 많은 29억 6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 국내 시장 규모 1천억 대, 점유율 높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첨단 PC방 문화를 선보인 성지(聖地)이자, 출전대회마다 최상위권을 다투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꼽힙니다.
2017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973억 원, 세계 시장의 13.1%입니다.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다니 놀라우신가요?
안타까운 소식은 e스포츠 시장에서의 우리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5년만 해도 18.9%였는데 다음 해 16.8%로 떨어졌고 13.1%로 떨어졌습니다.(해외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북미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로 가장 높고, 중국이 2위였던 유럽을 추월하고 있습니다)
2018 이스포츠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위협적입니다.
텐센트는 2017년 'e스포츠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산업 규모를 총 1,000억 위안(약 17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상하이를 비롯해 주요 도시와 손잡고 e스포츠 관련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 알리스포츠를 통해 e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단체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편입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빛바래는 e스포츠 종주국…한국산 게임은 어딨나
우리의 e스포츠 산업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킬만한 게임이 아직 없다는 겁니다.
e스포츠는 축구나 야구와 달리 게임 저작권이 명확합니다. 개발사는 게임 판매로 인한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대회 주최와 방송 중계, 기업 마케팅에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018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e스포츠종목 6개 가운데 3개가 미국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고(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나머지 3개가 클래시로얄(핀란드), 위닝일레븐(일본), 펜타스톰(중국)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한 게임은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해외의 팬들은 한국을 찾아 PC방 문화를 체험하고, BTS나 손흥민만큼이나 우리나라 프로게이머에 열광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과연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에 잘 대응하고 있는 걸까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예에 젖어 어느새 뒤처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출처 : 라이엇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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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연봉이 1억7천만 원?…‘게임해서 뭐 할래’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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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0-03 07:07:53
잠깐 퀴즈.
우리나라 스포츠 가운데 프로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요?
야구? 아니면 축구?
네, 정답은 축구입니다. 지난해 평균연봉 1억 9800만 원으로 2억 원이 조금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높은 곳은 어딜까요?
왠지 야구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닙니다. 정답은 e스포츠인데, 평균 연봉 1억 7500만 원으로 야구를 제쳤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18 이스포츠 실태조사)
e스포츠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페이커'라는 이름 석 자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페이커(이상혁)의 연봉은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25억 원)의 두 배에 이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북미와 유럽에는 평균 연봉이 3억 원을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 국내 프로야구 제친 프로게이머 연봉
e스포츠가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e스포츠의 정식 명칭은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전자게임을 기반으로 하는데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 성격을 다 갖고 있습니다.
2012년 e스포츠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는데 이 법을 보면 이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해 사람과 사람 간의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와 부대 활동을 뜻합니다.
e스포츠 종목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대세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일명 '롤'입니다.
잠깐 설명 드리자면 롤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해 상대진영(정확히는 넥서스라고 하는 핵심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종족(정확히는 챔피언)이 130여 개에 이르고, 5대 5 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도 다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도 롤 게임입니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주최·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스리그'가 바로 그것인데 e스포츠의 가장 큰 대회다 보니 '롤드컵'(롤+월드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롤드컵은 월드컵처럼 지역별 대표구단이 나와 최강팀을 다투는 리그전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는데 지난해 대회에서 중국에 우승컵을 내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습니다. 13개 지역 리그 24개 팀이 참여해 다음 달 10일까지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선수단도 3팀 출전했습니다. e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다시 우승컵을 탈환할지 관심을 끕니다.
■ MLB보다 시청자 수 많다…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e스포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팬덤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를 보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1억 6700만 명으로 MLB를 제쳤고, 미식축구와 프로농구 다음으로 많습니다.
롤드컵의 경우 지난해 결승전에만 무려 9,960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심상찮은 조짐을 눈치챈 글로벌 IT기업들은 '보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벌였습니다. 게임방송의 대표격인 트위치를 인수하기 위해 아마존과 구글이 앞다퉈 인수경쟁을 벌였는데 아마존이 2014년 약 9억 7천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했습니다. 트위치는 2017년 실시간 시청자 수가 95만 명 수준으로 MSNBC(89만 명), CNN(78만 명) 등 메이저 채널을 제치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 수준인 e스포츠 시장이 4년 뒤에는 3배 이상 많은 29억 6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 국내 시장 규모 1천억 대, 점유율 높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첨단 PC방 문화를 선보인 성지(聖地)이자, 출전대회마다 최상위권을 다투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꼽힙니다.
2017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973억 원, 세계 시장의 13.1%입니다.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다니 놀라우신가요?
안타까운 소식은 e스포츠 시장에서의 우리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5년만 해도 18.9%였는데 다음 해 16.8%로 떨어졌고 13.1%로 떨어졌습니다.(해외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북미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로 가장 높고, 중국이 2위였던 유럽을 추월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위협적입니다.
텐센트는 2017년 'e스포츠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산업 규모를 총 1,000억 위안(약 17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상하이를 비롯해 주요 도시와 손잡고 e스포츠 관련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 알리스포츠를 통해 e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단체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편입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빛바래는 e스포츠 종주국…한국산 게임은 어딨나
우리의 e스포츠 산업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킬만한 게임이 아직 없다는 겁니다.
e스포츠는 축구나 야구와 달리 게임 저작권이 명확합니다. 개발사는 게임 판매로 인한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대회 주최와 방송 중계, 기업 마케팅에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018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e스포츠종목 6개 가운데 3개가 미국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고(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나머지 3개가 클래시로얄(핀란드), 위닝일레븐(일본), 펜타스톰(중국)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한 게임은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해외의 팬들은 한국을 찾아 PC방 문화를 체험하고, BTS나 손흥민만큼이나 우리나라 프로게이머에 열광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과연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에 잘 대응하고 있는 걸까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예에 젖어 어느새 뒤처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가운데 프로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요?
야구? 아니면 축구?
네, 정답은 축구입니다. 지난해 평균연봉 1억 9800만 원으로 2억 원이 조금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높은 곳은 어딜까요?
왠지 야구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닙니다. 정답은 e스포츠인데, 평균 연봉 1억 7500만 원으로 야구를 제쳤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18 이스포츠 실태조사)
e스포츠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페이커'라는 이름 석 자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페이커(이상혁)의 연봉은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대호(25억 원)의 두 배에 이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북미와 유럽에는 평균 연봉이 3억 원을 훌쩍 넘긴다고 합니다.
■ 국내 프로야구 제친 프로게이머 연봉
e스포츠가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e스포츠의 정식 명칭은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전자게임을 기반으로 하는데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 성격을 다 갖고 있습니다.
2012년 e스포츠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는데 이 법을 보면 이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해 사람과 사람 간의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와 부대 활동을 뜻합니다.
e스포츠 종목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대세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일명 '롤'입니다.
잠깐 설명 드리자면 롤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해 상대진영(정확히는 넥서스라고 하는 핵심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종족(정확히는 챔피언)이 130여 개에 이르고, 5대 5 팀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도 다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도 롤 게임입니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주최·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스리그'가 바로 그것인데 e스포츠의 가장 큰 대회다 보니 '롤드컵'(롤+월드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롤드컵은 월드컵처럼 지역별 대표구단이 나와 최강팀을 다투는 리그전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는데 지난해 대회에서 중국에 우승컵을 내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됐습니다. 13개 지역 리그 24개 팀이 참여해 다음 달 10일까지 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선수단도 3팀 출전했습니다. e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다시 우승컵을 탈환할지 관심을 끕니다.
■ MLB보다 시청자 수 많다…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e스포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팬덤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를 보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1억 6700만 명으로 MLB를 제쳤고, 미식축구와 프로농구 다음으로 많습니다.
롤드컵의 경우 지난해 결승전에만 무려 9,960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심상찮은 조짐을 눈치챈 글로벌 IT기업들은 '보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벌였습니다. 게임방송의 대표격인 트위치를 인수하기 위해 아마존과 구글이 앞다퉈 인수경쟁을 벌였는데 아마존이 2014년 약 9억 7천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했습니다. 트위치는 2017년 실시간 시청자 수가 95만 명 수준으로 MSNBC(89만 명), CNN(78만 명) 등 메이저 채널을 제치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 수준인 e스포츠 시장이 4년 뒤에는 3배 이상 많은 29억 6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요?
■ 국내 시장 규모 1천억 대, 점유율 높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첨단 PC방 문화를 선보인 성지(聖地)이자, 출전대회마다 최상위권을 다투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꼽힙니다.
2017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973억 원, 세계 시장의 13.1%입니다.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다니 놀라우신가요?
안타까운 소식은 e스포츠 시장에서의 우리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5년만 해도 18.9%였는데 다음 해 16.8%로 떨어졌고 13.1%로 떨어졌습니다.(해외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북미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로 가장 높고, 중국이 2위였던 유럽을 추월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위협적입니다.
텐센트는 2017년 'e스포츠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산업 규모를 총 1,000억 위안(약 17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상하이를 비롯해 주요 도시와 손잡고 e스포츠 관련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 알리스포츠를 통해 e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단체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편입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빛바래는 e스포츠 종주국…한국산 게임은 어딨나
우리의 e스포츠 산업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킬만한 게임이 아직 없다는 겁니다.
e스포츠는 축구나 야구와 달리 게임 저작권이 명확합니다. 개발사는 게임 판매로 인한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대회 주최와 방송 중계, 기업 마케팅에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018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e스포츠종목 6개 가운데 3개가 미국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고(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나머지 3개가 클래시로얄(핀란드), 위닝일레븐(일본), 펜타스톰(중국)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한 게임은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해외의 팬들은 한국을 찾아 PC방 문화를 체험하고, BTS나 손흥민만큼이나 우리나라 프로게이머에 열광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과연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에 잘 대응하고 있는 걸까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예에 젖어 어느새 뒤처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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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성 기자 b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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