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도 범행”…이춘재 자백은 모두 진실일까?

입력 2019.10.07 (08:17) 수정 2019.10.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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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시간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모두 자신의 소행이라며, 자백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이 자백을 하기 전에 이 씨가 조사를 하러 온 여성 경찰 프로파일러, 범죄심리분석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유심히 보더니, "손이 참 예쁘시네요, 손 한 번 만져봐도 될까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프로파일러 당황하지 않고, "일을 다 마치고 악수나 한 번 하자"며 상황을 넘겼다고 합니다.

그러고나자 이 씨가 자백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프로파일러 앞에서 여유를 부리던 이 씨, 화성사건을 포함한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 10건에 이르는 화성 사건입니다.

지난 1986년부터 시작된 화성사건 10건 중에서 1988년에 일어난 8차 사건은 당시에 경찰이 모방범죄로 결론냈고, 피의자가 검거돼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당시 22살이던 윤 모씹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에 이후 20년 형으로 감형돼 지난 2009년에 가석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8차 사건을 이번에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한 겁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오전 6시 50분쯤에 드러납니다.

화성군 진안리에 살던 당시 13살 박모 양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화성사건의 일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것들, 그러니까 피해자의 입에 재갈이 물려져있거나 속옷 등으로 손발을 묶이진 않아서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단정짓기는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체모를 통해 혈액형과 특징을 알아낸 뒤 사건 발생 10개월 여만에 일대에서 농기계 용접공으로 일하던 윤 씨를 피의자로 특정합니다.

당시 윤 씨는 경찰에 "내 몸이 불구라는 특징 때문에 피해자가 고발하면 경찰에 쉽게 잡힐 것이라는 생각에 살해했다"며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법원은 이런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윤 씨가 지난 200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지나간 일을 구구절절 말하기 싫다, 나는 범인이 아니다"고 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까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부터 다시 처음부터 살피면서 이춘재 자백의 진실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사건은 화성사건 10건 외에 4건이 더 있죠.

일단 경찰은 이 4건의 사건을 이춘재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는 이유로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 사건을 제외한 4건 중 2건은 충북 청주에서, 나머지 2건은 화성 일대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대부분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춘재의 자백을 모두 믿기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처제를 살해하고 경찰에 붙잡혔을 당시에 담당형사가 처제를 세 번 폭행했다고 하자, "아니다 네 번이다"고 정정까지 해주면서 정확히 범죄 사실을 기억했다고 합니다.

이번 자백 때도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진술했다고 하죠.

일단 지금으로선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한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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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차도 범행”…이춘재 자백은 모두 진실일까?
    • 입력 2019-10-07 08:18:39
    • 수정2019-10-07 13: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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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시간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모두 자신의 소행이라며, 자백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이 자백을 하기 전에 이 씨가 조사를 하러 온 여성 경찰 프로파일러, 범죄심리분석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유심히 보더니, "손이 참 예쁘시네요, 손 한 번 만져봐도 될까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프로파일러 당황하지 않고, "일을 다 마치고 악수나 한 번 하자"며 상황을 넘겼다고 합니다.

그러고나자 이 씨가 자백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프로파일러 앞에서 여유를 부리던 이 씨, 화성사건을 포함한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 10건에 이르는 화성 사건입니다.

지난 1986년부터 시작된 화성사건 10건 중에서 1988년에 일어난 8차 사건은 당시에 경찰이 모방범죄로 결론냈고, 피의자가 검거돼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당시 22살이던 윤 모씹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에 이후 20년 형으로 감형돼 지난 2009년에 가석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8차 사건을 이번에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한 겁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오전 6시 50분쯤에 드러납니다.

화성군 진안리에 살던 당시 13살 박모 양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화성사건의 일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것들, 그러니까 피해자의 입에 재갈이 물려져있거나 속옷 등으로 손발을 묶이진 않아서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단정짓기는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체모를 통해 혈액형과 특징을 알아낸 뒤 사건 발생 10개월 여만에 일대에서 농기계 용접공으로 일하던 윤 씨를 피의자로 특정합니다.

당시 윤 씨는 경찰에 "내 몸이 불구라는 특징 때문에 피해자가 고발하면 경찰에 쉽게 잡힐 것이라는 생각에 살해했다"며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법원은 이런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윤 씨가 지난 200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지나간 일을 구구절절 말하기 싫다, 나는 범인이 아니다"고 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까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부터 다시 처음부터 살피면서 이춘재 자백의 진실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사건은 화성사건 10건 외에 4건이 더 있죠.

일단 경찰은 이 4건의 사건을 이춘재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는 이유로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 사건을 제외한 4건 중 2건은 충북 청주에서, 나머지 2건은 화성 일대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대부분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춘재의 자백을 모두 믿기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처제를 살해하고 경찰에 붙잡혔을 당시에 담당형사가 처제를 세 번 폭행했다고 하자, "아니다 네 번이다"고 정정까지 해주면서 정확히 범죄 사실을 기억했다고 합니다.

이번 자백 때도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진술했다고 하죠.

일단 지금으로선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한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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