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살린다더니…금융권 SW용역 95% ‘갑질계약’

입력 2019.10.07 (19:19) 수정 2019.10.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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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은 연간 13조 원 규모인데요,

선진국에 비해 성장률은 상당히 더딘 편입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의 '갑질 계약'이 4차 산업을 이끌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 영향력이 큰 금융권에서 이런 일이 만연한데, 최창봉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회사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 즉 FIU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자금 세탁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을 맺었는데 불공정하다는 이윱니다.

[피해업체 관계자 : "계약서에 적힌 날짜까지 엄격하게 그걸 따져가지고, 12억 정도를 계약해서 100일 정도 연장돼도 한 3억 정도를 물게 돼 있어요."]

FIU 측 강요로 데이터베이스 장비도 교체했다며 협상 과정의 녹취도 공개했습니다.

[2017년 8월 기술협상 : "(우리가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우리 패턴대로, 우리 표준대로, 우리 의지대로 가겠다는 겁니다.) (특정장비) 때문에 이게 안 됐다고 말씀하시는 건 말이 안되는 거예요. (아니, 얘기를 듣고 하세요. 반발을 하려면 일단 얘기를 끝까지 듣고 얘기를 하세요.)"]

최근 3년간 금융권 공공기관과 시중은행 등 15곳이 맺은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 122건을 분석해 봤더니, 금융권에 유리한 독소조항을 넣은 계약이 95%나 됐습니다.

[신영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계약 과정에) 많은 불공정한 것들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에…지속가능한 발전을 굉장히 저해하고 있는 그런 요인 중 하나다. 불공정한 거래 환경이다."]

업무추진계획이 변경, 취소돼도 개발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계약서 해석에 이견이 있다면 금융기관 의견이 우선시된다는 계약조건도 있습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 : "금융당국의 갑질에 의한 불공정 계약으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갑질 계약' 논란에 4차산업을 이끌어갈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제자리 성장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창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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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산업 살린다더니…금융권 SW용역 95% ‘갑질계약’
    • 입력 2019-10-07 19:22:20
    • 수정2019-10-07 19:57:44
    뉴스 7
[앵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은 연간 13조 원 규모인데요,

선진국에 비해 성장률은 상당히 더딘 편입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의 '갑질 계약'이 4차 산업을 이끌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 영향력이 큰 금융권에서 이런 일이 만연한데, 최창봉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회사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 즉 FIU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자금 세탁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을 맺었는데 불공정하다는 이윱니다.

[피해업체 관계자 : "계약서에 적힌 날짜까지 엄격하게 그걸 따져가지고, 12억 정도를 계약해서 100일 정도 연장돼도 한 3억 정도를 물게 돼 있어요."]

FIU 측 강요로 데이터베이스 장비도 교체했다며 협상 과정의 녹취도 공개했습니다.

[2017년 8월 기술협상 : "(우리가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우리 패턴대로, 우리 표준대로, 우리 의지대로 가겠다는 겁니다.) (특정장비) 때문에 이게 안 됐다고 말씀하시는 건 말이 안되는 거예요. (아니, 얘기를 듣고 하세요. 반발을 하려면 일단 얘기를 끝까지 듣고 얘기를 하세요.)"]

최근 3년간 금융권 공공기관과 시중은행 등 15곳이 맺은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 122건을 분석해 봤더니, 금융권에 유리한 독소조항을 넣은 계약이 95%나 됐습니다.

[신영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계약 과정에) 많은 불공정한 것들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에…지속가능한 발전을 굉장히 저해하고 있는 그런 요인 중 하나다. 불공정한 거래 환경이다."]

업무추진계획이 변경, 취소돼도 개발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계약서 해석에 이견이 있다면 금융기관 의견이 우선시된다는 계약조건도 있습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 : "금융당국의 갑질에 의한 불공정 계약으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갑질 계약' 논란에 4차산업을 이끌어갈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제자리 성장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창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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