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로또 당첨의 비극…“로또가 뭐길래”

입력 2019.10.14 (08:07) 수정 2019.10.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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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분의 1,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입니다.

700만분의 1, 벼락을 맞아 숨질 확률입니다.

살면서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거의 안 계시겠죠.

그렇다면, 이보다 낮은 '814만 5천분의 1' 확률, 뭘까요?

바로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지죠.

자, 그런데 로또 1등 당첨이라는 천운을 얻은 사람은 행복할까요?

그동안 언론을 통해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불행해진 이야기 많이 들으셨죠?

그런 비극이 또 일어났습니다.

전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 50대 남성이 몇 년 전에 로또 1등에 당첨됐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곧 불행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남성이 지난 11일에 친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된 거죠. 어떻게 된 일까요.

이 50대 남성은 수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 등을 제외하고 8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8억원을 친동생에게 집 사는데 쓰라며 돈을 일부 떼어줍니다.

그러고 나서 남은 돈으로 이 남성은 식당을 차렸는데 처음에는 식당이 잘 되다가, 나중에는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남성은 자신이 돈을 대준 동생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천6백여 만원을 대출받아 생계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곧, 대출 이자 월 20여 만원도 못낼 처지가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은행에선 동생에게 대출금을 갚으라며 독촉을 했고, 동생은 형에게 돈을 빨리 갚으라고 합니다.

동생이 "대출금을 갚으라"고 하면 형은 "내가 왜 갚느냐"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경찰 측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동생한테 사준 집을 담보로 대출을 좀 받았는가 봐요. 금융 이자를 좀 밀리니까 동생이 형한테 심한 말을 좀 한 것 같아요."]

사건이 일어난 당일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당시 상황도 들어보겠습니다.

[주변 상인/음성변조 :"무슨 사람이냐 했더니 이 사람이 자기 형인데 그런다고.. 여기서 또 다투더라고, 전화로 다투고 싸우고 왔대 전화로."]

시장에 있던 동생의 가게로 형이 찾아와 싸움이 벌어졌고 싸움을 보던 이웃 상인들은 형이 동생을 흉기로 협박했지만, 정말 휘두를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달이 일어났고... 바닥은 혈흔을 닦아낸 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로또 당첨금을 나눠 가질 정도로 우애가 좋았지만, 로또의 행운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로또의 비극은 이들 형제들에게만 있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로또 1등만 당첨되면 '인생 역전'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아닌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 5월 역대 두번째로 많은 당첨금을 받은 40대 남성은 사기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로또 당첨 후 5년 만이었습니다.

그가 받은 당첨금은 242억원, 세금을 제외하고 약 180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당시에 전문 지식 없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결국에는 5년 만에 전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에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덜미가 붙잡혔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었습니다.

강도 혐의로 도망 다니던 30대 남성은 지난 2006년에 로또 1등 당첨금 14억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도박, 유흥비로 당첨금 대부분을 탕진한 뒤 절도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절도 행각 후 붙잡힌 당사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피의자/2008년 9월 당시 : "노름하고요. 집 사드리고, 아버지 택시 사 드리고…. 가게하고 이렇게 썼습니다."]

이렇게 한 뒤 이 사람, 출소하고서도 또 절도 행각을 벌였고, 절도한 돈으로 로또를 사는데만 골몰하며 살았습니다.

자기에게 다시 로또의 돈벼락이 떨어지길 꿈꾸면서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큰 행운은 준비된 사람만이 또 성실한 사람만이 제대로 가질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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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로또 당첨의 비극…“로또가 뭐길래”
    • 입력 2019-10-14 08:09:25
    • 수정2019-10-14 09: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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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분의 1,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입니다.

700만분의 1, 벼락을 맞아 숨질 확률입니다.

살면서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거의 안 계시겠죠.

그렇다면, 이보다 낮은 '814만 5천분의 1' 확률, 뭘까요?

바로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지죠.

자, 그런데 로또 1등 당첨이라는 천운을 얻은 사람은 행복할까요?

그동안 언론을 통해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불행해진 이야기 많이 들으셨죠?

그런 비극이 또 일어났습니다.

전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 50대 남성이 몇 년 전에 로또 1등에 당첨됐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곧 불행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남성이 지난 11일에 친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된 거죠. 어떻게 된 일까요.

이 50대 남성은 수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 등을 제외하고 8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8억원을 친동생에게 집 사는데 쓰라며 돈을 일부 떼어줍니다.

그러고 나서 남은 돈으로 이 남성은 식당을 차렸는데 처음에는 식당이 잘 되다가, 나중에는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남성은 자신이 돈을 대준 동생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천6백여 만원을 대출받아 생계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곧, 대출 이자 월 20여 만원도 못낼 처지가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은행에선 동생에게 대출금을 갚으라며 독촉을 했고, 동생은 형에게 돈을 빨리 갚으라고 합니다.

동생이 "대출금을 갚으라"고 하면 형은 "내가 왜 갚느냐"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경찰 측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동생한테 사준 집을 담보로 대출을 좀 받았는가 봐요. 금융 이자를 좀 밀리니까 동생이 형한테 심한 말을 좀 한 것 같아요."]

사건이 일어난 당일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당시 상황도 들어보겠습니다.

[주변 상인/음성변조 :"무슨 사람이냐 했더니 이 사람이 자기 형인데 그런다고.. 여기서 또 다투더라고, 전화로 다투고 싸우고 왔대 전화로."]

시장에 있던 동생의 가게로 형이 찾아와 싸움이 벌어졌고 싸움을 보던 이웃 상인들은 형이 동생을 흉기로 협박했지만, 정말 휘두를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달이 일어났고... 바닥은 혈흔을 닦아낸 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로또 당첨금을 나눠 가질 정도로 우애가 좋았지만, 로또의 행운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로또의 비극은 이들 형제들에게만 있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로또 1등만 당첨되면 '인생 역전'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아닌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 5월 역대 두번째로 많은 당첨금을 받은 40대 남성은 사기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로또 당첨 후 5년 만이었습니다.

그가 받은 당첨금은 242억원, 세금을 제외하고 약 180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당시에 전문 지식 없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결국에는 5년 만에 전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에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덜미가 붙잡혔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었습니다.

강도 혐의로 도망 다니던 30대 남성은 지난 2006년에 로또 1등 당첨금 14억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도박, 유흥비로 당첨금 대부분을 탕진한 뒤 절도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절도 행각 후 붙잡힌 당사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피의자/2008년 9월 당시 : "노름하고요. 집 사드리고, 아버지 택시 사 드리고…. 가게하고 이렇게 썼습니다."]

이렇게 한 뒤 이 사람, 출소하고서도 또 절도 행각을 벌였고, 절도한 돈으로 로또를 사는데만 골몰하며 살았습니다.

자기에게 다시 로또의 돈벼락이 떨어지길 꿈꾸면서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큰 행운은 준비된 사람만이 또 성실한 사람만이 제대로 가질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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