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인도에서 양파를 수출 금지했더니…

입력 2019.10.17 (10:48) 수정 2019.10.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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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에게 김치가 있다면 인도인들에겐 카레가 있습니다.

카레에 빠질 수 없는 재료인 '양파'는 인도에서 매우 각별한 식재료라는데요.

얼마 전, 인도 정부가 이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주변 국가들까지 파장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지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인도의 대표 음식. 카레!

서민들이 가정에서 즐겨 먹는 요리로, 밥과 먹기도 하고 찌바띠라는 밀가루 빵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요.

카레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는 달큰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을 내주는 '양파'입니다.

그 맛을 대체할 작물이 없어 카레 문화권 인도에서 양파는 매우 각별한 채소인데요.

인도인의 양파 소비량은 1인당 연간 13.5㎏으로 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많이 먹는 만큼 생산량도 많아 인도는 중국 다음 가는 세계 2위 양파 생산국이자 최대 양파 수출국 중 한 곳인데요.

그런데 지난달 말, 인도 정부가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램 빌라 파산/인도 식품부 장관 : "9월 29일에 정부는 두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나는 재고 제한이고, 다른 하나는 양파의 수출 금지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밀수 단속도 강화될 것입니다."]

올해 홍수 피해로 양파 생산량이 감소해, 최근 가격이 급등한 것이 원인인데요.

지난달 인도의 양파 가격은 1㎏당 평균 45루피로, 6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쉬탈/인도 주민/9월 25일 : "15~20일 전만 해도 50루피(약 830원)이였던 양파 가격이 100루피(약 1,700원)까지 올랐어요. 어떤 곳은 80루피(약 1,400원)도 있다던데, 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양파 가격이 너무 비싸요."]

인도의 양파 수출 금지령은 이웃 국가들까지 술렁이게 했습니다.

자국 양파 수요의 3분의 1을 인도에서 수입해 온 방글라데시의 양팟값은 1㎏당 우리 돈 430원에서 천863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셰이크 하시나/방글라데시 총리 : "현재 방글라데시는 양파로 인해 곤란한 상황입니다. 마약 양파 수출을 금지한다면 양파 없는 상태로 계속될 겁니다. 미리 통지가 있었다면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을 준비했을 겁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중국, 이집트 등에서 급히 양파 수입에 나서는 한편 양팟값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리랑카의 양파 가격 또한 1주일 새 50%가 올라 1㎏당 300루피(2천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 16만7000톤의 인도산 양파를 수입했던 네팔에서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은 조속히 양파 수출이 재개되길 바라고 있지만 11월 중순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양파 수출업자 협회가 '양팟값이 내려야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텐데, 여름에 심은 양파가 시장에 출시되기 전까지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인데요.

[나우샤드 알리/양파 수출업자 : "정부가 양파 수출금지법을 계속 유지한다면, 일단 며칠 안에 양파 가격은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분기 인도의 양파 수출량은 220만 톤으로 모든 아시아국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인도가 양파 수출을 재개할 때까지 아시아의 양파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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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인도에서 양파를 수출 금지했더니…
    • 입력 2019-10-17 10:52:39
    • 수정2019-10-17 11:06:38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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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김치가 있다면 인도인들에겐 카레가 있습니다.

카레에 빠질 수 없는 재료인 '양파'는 인도에서 매우 각별한 식재료라는데요.

얼마 전, 인도 정부가 이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주변 국가들까지 파장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지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인도의 대표 음식. 카레!

서민들이 가정에서 즐겨 먹는 요리로, 밥과 먹기도 하고 찌바띠라는 밀가루 빵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요.

카레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는 달큰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을 내주는 '양파'입니다.

그 맛을 대체할 작물이 없어 카레 문화권 인도에서 양파는 매우 각별한 채소인데요.

인도인의 양파 소비량은 1인당 연간 13.5㎏으로 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많이 먹는 만큼 생산량도 많아 인도는 중국 다음 가는 세계 2위 양파 생산국이자 최대 양파 수출국 중 한 곳인데요.

그런데 지난달 말, 인도 정부가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램 빌라 파산/인도 식품부 장관 : "9월 29일에 정부는 두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나는 재고 제한이고, 다른 하나는 양파의 수출 금지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밀수 단속도 강화될 것입니다."]

올해 홍수 피해로 양파 생산량이 감소해, 최근 가격이 급등한 것이 원인인데요.

지난달 인도의 양파 가격은 1㎏당 평균 45루피로, 6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쉬탈/인도 주민/9월 25일 : "15~20일 전만 해도 50루피(약 830원)이였던 양파 가격이 100루피(약 1,700원)까지 올랐어요. 어떤 곳은 80루피(약 1,400원)도 있다던데, 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양파 가격이 너무 비싸요."]

인도의 양파 수출 금지령은 이웃 국가들까지 술렁이게 했습니다.

자국 양파 수요의 3분의 1을 인도에서 수입해 온 방글라데시의 양팟값은 1㎏당 우리 돈 430원에서 천863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셰이크 하시나/방글라데시 총리 : "현재 방글라데시는 양파로 인해 곤란한 상황입니다. 마약 양파 수출을 금지한다면 양파 없는 상태로 계속될 겁니다. 미리 통지가 있었다면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을 준비했을 겁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중국, 이집트 등에서 급히 양파 수입에 나서는 한편 양팟값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리랑카의 양파 가격 또한 1주일 새 50%가 올라 1㎏당 300루피(2천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 16만7000톤의 인도산 양파를 수입했던 네팔에서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은 조속히 양파 수출이 재개되길 바라고 있지만 11월 중순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양파 수출업자 협회가 '양팟값이 내려야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텐데, 여름에 심은 양파가 시장에 출시되기 전까지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인데요.

[나우샤드 알리/양파 수출업자 : "정부가 양파 수출금지법을 계속 유지한다면, 일단 며칠 안에 양파 가격은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분기 인도의 양파 수출량은 220만 톤으로 모든 아시아국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인도가 양파 수출을 재개할 때까지 아시아의 양파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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