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접점 못찾은 WTO 한일 양자협의…재판으로 가나?
입력 2019.10.17 (18:08)
수정 2019.10.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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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WTO에 일본을 제소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주 스위스에서 양자협의가 열렸습니다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죠.
양측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한 게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특파원 연결해 앞으로의 진행 절차와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일 양자협의를 취재했죠?
한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100일 만인 지난 11일, 국장급 양자협의가 열렸는데요,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양자협의의 핵심 주제는 일본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되느냐 아니냐 여부였는데요,
우리 정부는 상품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과 무역원활화협정 등 WTO 규범에 비춰볼 때, 일본의 조치가 이 규범들을 위반한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철회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일본은 이에 맞서 한국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군사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측 수석대표는 전략물자 유출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일 양측 수석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일본이) 포괄허가제에서 개별허가제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구로다 준이치로/일본 경제산업성 다자통상체제국장 : "실제로 수출관리 부적절 사안이 확인되어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3개 품목의 수출관리를 더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양측이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추가 협의를 갖는 데는 합의했죠,
2차 협의는 언제 열릴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WTO 제소 이후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60일 동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게 9월 11일이니까, 2차 협의는 다음달 10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2차 회의 일정을 정할 예정입니다.
추가 협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일본이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추가 협의를 해서 합의에 이른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대화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재판 절차로 가는 것 보다는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그게 더 바람직하니까요."]
WTO 양자협의는 보통 한 번으로 끝나는데, 한 차례 더 하기로 한 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고, 그런 점에서 계속 노력할 여지가 있다고 정해관 수석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추가 협의가 열리면 합의가 이뤄질까요?
또, 앞으로의 분쟁 해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현재로선 추가 협의를 통해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차 양자협의에서 확인했듯이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일단 양자협의 기간에는 협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화을 통한 해결을 더 시도해 보고,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해법이 안 나오면 그때는 재판 절차로 간다는 입장입니다.
재판 절차는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서 시작되는데, 패널이 구성되고 위임사항을 결정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립니다.
패널이 구성되면 분쟁 당사국과 제3국이 참여해 심리 절차를 진행하는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분쟁 당사국이 패널 보고서에 찬성하면 보고서가 채택되지만, 당사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상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패널 절차는 통상 1~2년이 소요되는데, 분쟁 증가로 최근엔 더 지연되는 추세이고, 상소까지 진행되면 3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법적 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들을 하고 있죠?
[기자]
네, 기업들은 수출규제 품목의 국산화와 우회 수입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를 100% 국산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끝내고, 곧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산으로 대체하는 불화수소는 액체로,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체 불화수소는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11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가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을 내다보고 끈질기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WTO에 일본을 제소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주 스위스에서 양자협의가 열렸습니다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죠.
양측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한 게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특파원 연결해 앞으로의 진행 절차와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일 양자협의를 취재했죠?
한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100일 만인 지난 11일, 국장급 양자협의가 열렸는데요,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양자협의의 핵심 주제는 일본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되느냐 아니냐 여부였는데요,
우리 정부는 상품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과 무역원활화협정 등 WTO 규범에 비춰볼 때, 일본의 조치가 이 규범들을 위반한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철회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일본은 이에 맞서 한국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군사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측 수석대표는 전략물자 유출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일 양측 수석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일본이) 포괄허가제에서 개별허가제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구로다 준이치로/일본 경제산업성 다자통상체제국장 : "실제로 수출관리 부적절 사안이 확인되어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3개 품목의 수출관리를 더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양측이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추가 협의를 갖는 데는 합의했죠,
2차 협의는 언제 열릴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WTO 제소 이후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60일 동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게 9월 11일이니까, 2차 협의는 다음달 10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2차 회의 일정을 정할 예정입니다.
추가 협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일본이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추가 협의를 해서 합의에 이른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대화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재판 절차로 가는 것 보다는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그게 더 바람직하니까요."]
WTO 양자협의는 보통 한 번으로 끝나는데, 한 차례 더 하기로 한 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고, 그런 점에서 계속 노력할 여지가 있다고 정해관 수석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추가 협의가 열리면 합의가 이뤄질까요?
또, 앞으로의 분쟁 해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현재로선 추가 협의를 통해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차 양자협의에서 확인했듯이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일단 양자협의 기간에는 협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화을 통한 해결을 더 시도해 보고,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해법이 안 나오면 그때는 재판 절차로 간다는 입장입니다.
재판 절차는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서 시작되는데, 패널이 구성되고 위임사항을 결정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립니다.
패널이 구성되면 분쟁 당사국과 제3국이 참여해 심리 절차를 진행하는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분쟁 당사국이 패널 보고서에 찬성하면 보고서가 채택되지만, 당사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상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패널 절차는 통상 1~2년이 소요되는데, 분쟁 증가로 최근엔 더 지연되는 추세이고, 상소까지 진행되면 3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법적 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들을 하고 있죠?
[기자]
네, 기업들은 수출규제 품목의 국산화와 우회 수입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를 100% 국산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끝내고, 곧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산으로 대체하는 불화수소는 액체로,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체 불화수소는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11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가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을 내다보고 끈질기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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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0-17 18:13:02
- 수정2019-10-28 18: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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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WTO에 일본을 제소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주 스위스에서 양자협의가 열렸습니다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죠.
양측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한 게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특파원 연결해 앞으로의 진행 절차와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일 양자협의를 취재했죠?
한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100일 만인 지난 11일, 국장급 양자협의가 열렸는데요,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양자협의의 핵심 주제는 일본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되느냐 아니냐 여부였는데요,
우리 정부는 상품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과 무역원활화협정 등 WTO 규범에 비춰볼 때, 일본의 조치가 이 규범들을 위반한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철회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일본은 이에 맞서 한국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군사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측 수석대표는 전략물자 유출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일 양측 수석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일본이) 포괄허가제에서 개별허가제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구로다 준이치로/일본 경제산업성 다자통상체제국장 : "실제로 수출관리 부적절 사안이 확인되어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3개 품목의 수출관리를 더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양측이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추가 협의를 갖는 데는 합의했죠,
2차 협의는 언제 열릴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WTO 제소 이후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60일 동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게 9월 11일이니까, 2차 협의는 다음달 10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2차 회의 일정을 정할 예정입니다.
추가 협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일본이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추가 협의를 해서 합의에 이른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대화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재판 절차로 가는 것 보다는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그게 더 바람직하니까요."]
WTO 양자협의는 보통 한 번으로 끝나는데, 한 차례 더 하기로 한 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고, 그런 점에서 계속 노력할 여지가 있다고 정해관 수석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추가 협의가 열리면 합의가 이뤄질까요?
또, 앞으로의 분쟁 해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현재로선 추가 협의를 통해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차 양자협의에서 확인했듯이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일단 양자협의 기간에는 협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화을 통한 해결을 더 시도해 보고,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해법이 안 나오면 그때는 재판 절차로 간다는 입장입니다.
재판 절차는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서 시작되는데, 패널이 구성되고 위임사항을 결정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립니다.
패널이 구성되면 분쟁 당사국과 제3국이 참여해 심리 절차를 진행하는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분쟁 당사국이 패널 보고서에 찬성하면 보고서가 채택되지만, 당사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상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패널 절차는 통상 1~2년이 소요되는데, 분쟁 증가로 최근엔 더 지연되는 추세이고, 상소까지 진행되면 3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법적 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들을 하고 있죠?
[기자]
네, 기업들은 수출규제 품목의 국산화와 우회 수입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를 100% 국산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끝내고, 곧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산으로 대체하는 불화수소는 액체로,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체 불화수소는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11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가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을 내다보고 끈질기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WTO에 일본을 제소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주 스위스에서 양자협의가 열렸습니다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죠.
양측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한 게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인데요,
특파원 연결해 앞으로의 진행 절차와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일 양자협의를 취재했죠?
한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100일 만인 지난 11일, 국장급 양자협의가 열렸는데요,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양자협의의 핵심 주제는 일본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되느냐 아니냐 여부였는데요,
우리 정부는 상품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과 무역원활화협정 등 WTO 규범에 비춰볼 때, 일본의 조치가 이 규범들을 위반한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철회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일본은 이에 맞서 한국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군사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측 수석대표는 전략물자 유출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일 양측 수석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일본이) 포괄허가제에서 개별허가제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구로다 준이치로/일본 경제산업성 다자통상체제국장 : "실제로 수출관리 부적절 사안이 확인되어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3개 품목의 수출관리를 더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양측이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추가 협의를 갖는 데는 합의했죠,
2차 협의는 언제 열릴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WTO 제소 이후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60일 동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게 9월 11일이니까, 2차 협의는 다음달 10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2차 회의 일정을 정할 예정입니다.
추가 협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일본이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추가 협의를 해서 합의에 이른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대화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해관/산업통상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재판 절차로 가는 것 보다는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그게 더 바람직하니까요."]
WTO 양자협의는 보통 한 번으로 끝나는데, 한 차례 더 하기로 한 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고, 그런 점에서 계속 노력할 여지가 있다고 정해관 수석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추가 협의가 열리면 합의가 이뤄질까요?
또, 앞으로의 분쟁 해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현재로선 추가 협의를 통해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차 양자협의에서 확인했듯이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일단 양자협의 기간에는 협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화을 통한 해결을 더 시도해 보고,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해법이 안 나오면 그때는 재판 절차로 간다는 입장입니다.
재판 절차는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서 시작되는데, 패널이 구성되고 위임사항을 결정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립니다.
패널이 구성되면 분쟁 당사국과 제3국이 참여해 심리 절차를 진행하는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분쟁 당사국이 패널 보고서에 찬성하면 보고서가 채택되지만, 당사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상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패널 절차는 통상 1~2년이 소요되는데, 분쟁 증가로 최근엔 더 지연되는 추세이고, 상소까지 진행되면 3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법적 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들을 하고 있죠?
[기자]
네, 기업들은 수출규제 품목의 국산화와 우회 수입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를 100% 국산으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끝내고, 곧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산으로 대체하는 불화수소는 액체로,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체 불화수소는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11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가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을 내다보고 끈질기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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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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