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임계점 넘는 ‘금강산 철거’ 발언

입력 2019.10.24 (07:43) 수정 2019.10.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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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북미관계의 여파로 남북관계에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관중-무중계로 현 남북관계의 민낯을 드러낸 남북 축구전에 이어, 이번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을 모두 철거하라는 초강수 카드를 직접 꺼내 들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북관계의 버팀목이자, 남북 협력사업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부인과 측근들을 대동한 채 금강산을 찾은 김 위원장은 금강산 내 각종 시설을 둘러본 뒤, 남측의 시설을 모두 들어내고 북한식으로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현대아산이 지은 관광 시설을 철거하고 재개발한 뒤, 북한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선임자들의 대남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며 이례적으로 선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습니다.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금강산 관광 사업은 멀리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에 이어 현대아산과 북한은 금강산관광 합의서를 체결하고 금강산 유람선을 첫 출항 했습니다. 2008년 관광이 중단될 때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우리 국민만 195만 명에 이릅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현대아산의 사업권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1년 전 남북 정상이 체결한 9.19 평양 공동선언 합의를 사실상 번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크게 보면 김 위원장의 이번 조치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보여온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남북관계보다는 미국과의 담판에 주력하겠다는 이른바 '선미후남' 전략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북관계의 핵심 사업을 건드리고 나섰다는 점에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불똥이 개성공단 등 여타 부문으로 튈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때보다 상황 관리가 시급한 이윱니다. 현재로선 북한의 이번 조치가 대남 압박 차원인지, 대남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인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로 보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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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임계점 넘는 ‘금강산 철거’ 발언
    • 입력 2019-10-24 07:56:37
    • 수정2019-10-24 0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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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북미관계의 여파로 남북관계에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관중-무중계로 현 남북관계의 민낯을 드러낸 남북 축구전에 이어, 이번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을 모두 철거하라는 초강수 카드를 직접 꺼내 들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북관계의 버팀목이자, 남북 협력사업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부인과 측근들을 대동한 채 금강산을 찾은 김 위원장은 금강산 내 각종 시설을 둘러본 뒤, 남측의 시설을 모두 들어내고 북한식으로 새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현대아산이 지은 관광 시설을 철거하고 재개발한 뒤, 북한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선임자들의 대남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며 이례적으로 선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습니다.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금강산 관광 사업은 멀리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에 이어 현대아산과 북한은 금강산관광 합의서를 체결하고 금강산 유람선을 첫 출항 했습니다. 2008년 관광이 중단될 때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우리 국민만 195만 명에 이릅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현대아산의 사업권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1년 전 남북 정상이 체결한 9.19 평양 공동선언 합의를 사실상 번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크게 보면 김 위원장의 이번 조치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보여온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남북관계보다는 미국과의 담판에 주력하겠다는 이른바 '선미후남' 전략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북관계의 핵심 사업을 건드리고 나섰다는 점에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불똥이 개성공단 등 여타 부문으로 튈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때보다 상황 관리가 시급한 이윱니다. 현재로선 북한의 이번 조치가 대남 압박 차원인지, 대남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인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로 보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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