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재정주도 성장은 없다

입력 2019.10.28 (07:44) 수정 2019.10.2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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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요즘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500원에 사긴 어렵죠? 근데 이 값에 판다면요? 한마디로 마케팅이죠? 아메리카노 정상가가 최저 2천 원정도라면 잔당 1500원씩 가게 주인이 자기 돈을 풀어 부진한 매출을 살리려는 겁니다. 이런 마케팅, 연중내내 하나요? 가게가 먼저 문을 닫겠죠? 마케팅은 그저 '마중물'일뿐 결국 커피 맛이 승부처입니다. 어려운 경제, 돈 풀어 살리자는 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이와 같지 않을까요?

내년도 예산, 513조가 넘는 슈퍼예산입니다. 대통령은 이를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제 활력 살릴 '마중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온 3분기 성장률 결과는 이같은 '재정 마중물'론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3분기 성장률은 겨우 0.4% 문제는 그 이유입니다. 2분기엔 정부 돈을 대거 풀었지만, 3분기엔 그 여력이 줄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성장폭이 컸던 지난 2분기,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절대적이었지만, 저성장을 기록한 이번 3분기엔 현저한 차이가 납니다. 반면 성장 주엔진이 돼야 할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에서 돌아선 정도입니다. 2년 전만해도 민간이 이끌던 성장이 이젠 정부, 즉, 재정이 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러니 재정이 '마중물'이 아니라 아예 성장을 좌우하는, '재정 주도 성장' 이란 말이 나옵니다.

앞서 카페의 마케팅, 연중 내내는 불가능하다 했죠? 재정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슈퍼예산은 60조가 넘는 역대 최대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가능합니다. 국세수입은 10년래 첫 감소가 전망됩니다. 과거 일본, 경제 살리겠다며 20년간 정부 돈 쏟아 붓고도, 나라 빚만 2배 늘었습니다. 재정 주도 성장이 존립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카페의 승부처는 주종목인 커피의 맛이듯, 경제의 승부처는 주 엔진인 민간, 즉, 기업과 시장을 살리는 데 있습니다. 일본 경제가 살아난 것도 노동, 환경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등 기업과 시장을 살리면서 였습니다. 커피 맛이 카페의 실력이듯, 기업과 시장을 살리는 게 정부의 실력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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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재정주도 성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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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요즘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500원에 사긴 어렵죠? 근데 이 값에 판다면요? 한마디로 마케팅이죠? 아메리카노 정상가가 최저 2천 원정도라면 잔당 1500원씩 가게 주인이 자기 돈을 풀어 부진한 매출을 살리려는 겁니다. 이런 마케팅, 연중내내 하나요? 가게가 먼저 문을 닫겠죠? 마케팅은 그저 '마중물'일뿐 결국 커피 맛이 승부처입니다. 어려운 경제, 돈 풀어 살리자는 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이와 같지 않을까요?

내년도 예산, 513조가 넘는 슈퍼예산입니다. 대통령은 이를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제 활력 살릴 '마중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온 3분기 성장률 결과는 이같은 '재정 마중물'론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3분기 성장률은 겨우 0.4% 문제는 그 이유입니다. 2분기엔 정부 돈을 대거 풀었지만, 3분기엔 그 여력이 줄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성장폭이 컸던 지난 2분기,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절대적이었지만, 저성장을 기록한 이번 3분기엔 현저한 차이가 납니다. 반면 성장 주엔진이 돼야 할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에서 돌아선 정도입니다. 2년 전만해도 민간이 이끌던 성장이 이젠 정부, 즉, 재정이 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러니 재정이 '마중물'이 아니라 아예 성장을 좌우하는, '재정 주도 성장' 이란 말이 나옵니다.

앞서 카페의 마케팅, 연중 내내는 불가능하다 했죠? 재정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슈퍼예산은 60조가 넘는 역대 최대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가능합니다. 국세수입은 10년래 첫 감소가 전망됩니다. 과거 일본, 경제 살리겠다며 20년간 정부 돈 쏟아 붓고도, 나라 빚만 2배 늘었습니다. 재정 주도 성장이 존립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카페의 승부처는 주종목인 커피의 맛이듯, 경제의 승부처는 주 엔진인 민간, 즉, 기업과 시장을 살리는 데 있습니다. 일본 경제가 살아난 것도 노동, 환경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등 기업과 시장을 살리면서 였습니다. 커피 맛이 카페의 실력이듯, 기업과 시장을 살리는 게 정부의 실력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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