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글씨 ‘복제본’ 걸어놓고도 몰랐던 국립현대미술관

입력 2019.11.05 (07:33) 수정 2019.11.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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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술관이 개관 50주년 기념 전시를 열면서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글씨를 복제본으로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술관 측은 복제본이라는 표시도 하지 않았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작품 설명을 고쳐 놓았습니다.

유동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우리 근대사를 돌아보는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한문 서예 작품.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이 회갑잔치에서 쓴 즉흥시입니다.

하지만 진품이 아닙니다.

7년 전 경매에 나왔을 당시 사진을 보면, 반으로 접어 보관하는 서첩에 실렸다는 점과 시구 사이에도 접힌 흔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시작엔 이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진품을 복사한 겁니다.

하지만 작품 설명엔 '종이에 수묵'이라고 돼 있을 뿐 '복제본'이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시 해설사/음성변조 :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기념으로 오세창 선생이 쓴 건데요."]

전시장에 걸린 또 다른 글씨.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진품으로 보기엔 낙관이나 필획의 농도가 너무 균일해 역시 복제본이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 사립박물관의 소장품.

소장자는 취재진에게 한용운의 글씨는 진품이 아니라고 실토했습니다.

[사립박물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의인도'(오세창 작품)는 원본이고 '수연시'(한용운 작품)는 복제본이에요. 그걸 안 밝혔다고, 안 밝혀도 그걸 원본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잖아요?"]

미술관 측은 처음부터 소장자의 말만 믿고 진품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볼게요. 저희 입장에서는 대여를 해놓고, 이 분은 원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복제본으로 둔갑시켜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미술관 측은 전시 개막 2주가 지나서야 한용운 작품 설명문에 '복제본'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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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운 글씨 ‘복제본’ 걸어놓고도 몰랐던 국립현대미술관
    • 입력 2019-11-05 07:47:26
    • 수정2019-11-05 08: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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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술관이 개관 50주년 기념 전시를 열면서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글씨를 복제본으로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술관 측은 복제본이라는 표시도 하지 않았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작품 설명을 고쳐 놓았습니다.

유동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우리 근대사를 돌아보는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한문 서예 작품.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이 회갑잔치에서 쓴 즉흥시입니다.

하지만 진품이 아닙니다.

7년 전 경매에 나왔을 당시 사진을 보면, 반으로 접어 보관하는 서첩에 실렸다는 점과 시구 사이에도 접힌 흔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시작엔 이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진품을 복사한 겁니다.

하지만 작품 설명엔 '종이에 수묵'이라고 돼 있을 뿐 '복제본'이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시 해설사/음성변조 :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기념으로 오세창 선생이 쓴 건데요."]

전시장에 걸린 또 다른 글씨.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진품으로 보기엔 낙관이나 필획의 농도가 너무 균일해 역시 복제본이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 사립박물관의 소장품.

소장자는 취재진에게 한용운의 글씨는 진품이 아니라고 실토했습니다.

[사립박물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의인도'(오세창 작품)는 원본이고 '수연시'(한용운 작품)는 복제본이에요. 그걸 안 밝혔다고, 안 밝혀도 그걸 원본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잖아요?"]

미술관 측은 처음부터 소장자의 말만 믿고 진품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볼게요. 저희 입장에서는 대여를 해놓고, 이 분은 원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복제본으로 둔갑시켜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미술관 측은 전시 개막 2주가 지나서야 한용운 작품 설명문에 '복제본'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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