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여신 사라지나…연예인 사진 부착 금지 검토

입력 2019.11.05 (08:19) 수정 2019.11.0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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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이효리, 김태희, 신민아.

국내 연예계를 풍미한 톱스타들 이름입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소주 모델로 활동한 경력입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를 알려면 소주 광고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주류 광고는 그야말로 '당대 최고 스타'의 인증 사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최근엔 레드벨벳 아이린과 가수 겸 배우 수지의 대결이 주류업계 화제였죠.

아이린과 수지, CF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주병에도 이들의 사진이 붙어있는데요,

앞으론 이런 스타들 얼굴이 소주병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법 개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음주 미화 방지'입니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 10조에는 주류 광고의 기준을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주 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을 금지한다' 다소 두루뭉술하게 돼 있죠.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걸 바꿔서 '소주병에 연예인 사진 못 붙인다' 이런 식으로 상세한 기준을 두겠단 방침입니다.

국제암연구기관에 따르면, 우리가 마시는 술은 담배와 똑같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됩니다.

동급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술과 담배를 대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담뱃갑에는 폐암 환자의 사진 등을 붙여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죠.

반면 술병에는 여성 연예인 사진이 광고 및 마케팅 활동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15일 : 예. "지금 제가 광고를 보니까요, 광고를 할 때 도대체 이 소주병 광고는 다 여성 연예인이 들어가 있어요. 이렇게 OECD 회원국 중에서 술병용 기에다가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부착한 사례가 있습니까?"]

[조인성/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지난달 15일 : "그런 사례는 없는 것 같습니다.(없죠?) 예."]

들으신대로 해외에선 술이 대중에 노출되는 것에 엄격한 편입니다.

영국은 '주류 광고에 유명인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방송협회 윤리규정을 시행하고 있고, 미국도 스포츠선수의 주류 광고 출연을 금지하고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술 광고가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흑백 화면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요

["땀 흘린 보람 뒤엔 언제나 ** 20년을 같이 한 세월의 술 **"]

1970년대 한 주류회사 광고 사진 보시죠.

이 분 누굴까요.

배우 노주현 씨의 전성기 시절 모습입니다.

특히나 소주는 독한 술이란 인식 때문에 이처럼 남성 톱스타들이 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판도가 달라진 건 1990년 이후, 술 도수가 낮아지면서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주류회사마다 여성 스타들을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이 때 등장한 첫 여성 모델이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이 광고 덕에 해당 제품 매출이 4배나 뛰었다는 얘기가 주류업계 전설처럼 회자되면서 이제는 술집과 음식점 벽면은 물론, 술병에까지 스타들의 얼굴로 장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부가 법령을 바꿔 시행에 들어가면 이제 더이상 술병 속 스타는 만날 수 없게 될 텐데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찬성하는 쪽 의견은 담배는 본인 건강 해치지만 (범죄) 사건 대부분은 술 먹고 일어남(lcc5***)

술병에도 담배처럼 혐오 사진 부착하자(rmsr****)

반대하는 쪽 의견은 누가 병에 붙은 사진 보고 술 마시냐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란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영국의 유명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3월 '세계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을 꼽았습니다.

한국인은 일주일에 평균 13.7, 약 14잔의 소주를 마신다고 하는데 수치만 비교하면 과음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2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술병에 여성 스타들의 사진을 붙이냐 마냐의 논란이 아니라, 금연 뿐 아니라 절주 문화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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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주 여신 사라지나…연예인 사진 부착 금지 검토
    • 입력 2019-11-05 08:22:54
    • 수정2019-11-05 08: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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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이효리, 김태희, 신민아.

국내 연예계를 풍미한 톱스타들 이름입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소주 모델로 활동한 경력입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를 알려면 소주 광고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주류 광고는 그야말로 '당대 최고 스타'의 인증 사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최근엔 레드벨벳 아이린과 가수 겸 배우 수지의 대결이 주류업계 화제였죠.

아이린과 수지, CF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주병에도 이들의 사진이 붙어있는데요,

앞으론 이런 스타들 얼굴이 소주병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법 개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음주 미화 방지'입니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 10조에는 주류 광고의 기준을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주 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을 금지한다' 다소 두루뭉술하게 돼 있죠.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걸 바꿔서 '소주병에 연예인 사진 못 붙인다' 이런 식으로 상세한 기준을 두겠단 방침입니다.

국제암연구기관에 따르면, 우리가 마시는 술은 담배와 똑같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됩니다.

동급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술과 담배를 대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담뱃갑에는 폐암 환자의 사진 등을 붙여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죠.

반면 술병에는 여성 연예인 사진이 광고 및 마케팅 활동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15일 : 예. "지금 제가 광고를 보니까요, 광고를 할 때 도대체 이 소주병 광고는 다 여성 연예인이 들어가 있어요. 이렇게 OECD 회원국 중에서 술병용 기에다가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부착한 사례가 있습니까?"]

[조인성/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지난달 15일 : "그런 사례는 없는 것 같습니다.(없죠?) 예."]

들으신대로 해외에선 술이 대중에 노출되는 것에 엄격한 편입니다.

영국은 '주류 광고에 유명인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방송협회 윤리규정을 시행하고 있고, 미국도 스포츠선수의 주류 광고 출연을 금지하고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술 광고가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흑백 화면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요

["땀 흘린 보람 뒤엔 언제나 ** 20년을 같이 한 세월의 술 **"]

1970년대 한 주류회사 광고 사진 보시죠.

이 분 누굴까요.

배우 노주현 씨의 전성기 시절 모습입니다.

특히나 소주는 독한 술이란 인식 때문에 이처럼 남성 톱스타들이 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판도가 달라진 건 1990년 이후, 술 도수가 낮아지면서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주류회사마다 여성 스타들을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이 때 등장한 첫 여성 모델이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이 광고 덕에 해당 제품 매출이 4배나 뛰었다는 얘기가 주류업계 전설처럼 회자되면서 이제는 술집과 음식점 벽면은 물론, 술병에까지 스타들의 얼굴로 장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부가 법령을 바꿔 시행에 들어가면 이제 더이상 술병 속 스타는 만날 수 없게 될 텐데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찬성하는 쪽 의견은 담배는 본인 건강 해치지만 (범죄) 사건 대부분은 술 먹고 일어남(lcc5***)

술병에도 담배처럼 혐오 사진 부착하자(rmsr****)

반대하는 쪽 의견은 누가 병에 붙은 사진 보고 술 마시냐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란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영국의 유명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3월 '세계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을 꼽았습니다.

한국인은 일주일에 평균 13.7, 약 14잔의 소주를 마신다고 하는데 수치만 비교하면 과음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2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술병에 여성 스타들의 사진을 붙이냐 마냐의 논란이 아니라, 금연 뿐 아니라 절주 문화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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