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우대…고교서열화 ‘사실로’

입력 2019.11.06 (08:08) 수정 2019.11.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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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이번 교육부 조사에선 이른바 고교서열화가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특목고 학생들의 대학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높은 것이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일부 대학에선 금지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정황도 드러나 교육부가 추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고등학교별 대입 실태를 친절한뉴스, 우정화 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우 기자! 고교서열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기자]

교육부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해 전국 13개 대학의 최근 4년간 입학전형 자료 2백여만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한마디로 학생부종합전형, 학종에서 이들 대학들은 일반고 학생보다 특목고 학생들을 훨씬 더 많이 뽑았습니다.

소문은 분분했지만 교육부 실태조사로는 처음 공식 확인된 건데요,

조사 대학의 평균을 내보니까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 중 일반고 출신 학생 비율은 9.1%였습니다.

하지만 자사고 출신의 합격률은 10.2%였고, 특목고에 포함되는 외고와 국제고가 13.9%, 과학고와 영재고는 26.1%로 3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과학고 영재고, 외고와 국제고에 다니면, 그러니까 특목고에 다니면 일반고보다 학종으로 합격할 확률이 높은 겁니다.

의미있는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학종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는 학교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일반고가 내신 등급이 가장 좋고, 자사고가 그 다음, 외고와 국제가 그다음, 과학고와 영재고가 내신 등급이 가장 나빴습니다.

앞에서 과학고나 영재고가 합격자가 가장 많았다고 말씀드렸죠.

이게 뭘 의미하냐면 내신이 중요하지만, 과학고와 영재고일수록 내신 성적이 안 좋아도 13개 대학에 합격률이 높았다는 겁니다.

[앵커]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거죠?

[기자]

프로파일이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프로파일은 한마디로 고등학교가 교육 당국에 제출하는 학교 소개 정보인데, 여기에는 교내상을 준 현황도 쓸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일부 외고와 자사고는 이 교내상 현황을 활용해서 자기 학교 출신 학생의 스펙을 편법으로, 우회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어떤 식이냐면 일부 외고는 공인어학시험 성적으로 교내 상을 주고 수상자 명단을 이 프로파일에 넣었습니다.

학생 개별 자기소개서에는 쓸 수 없는 어학시험 성적을 교묘하게 간접 제출한 겁니다.

대학교수와 소논문 활동을 한 학생 명단을 올린 학교도 있었습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상위권 대학에 몇 명을 보냈는지를 첨부한 학교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특목고와 자사고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범/교육평론가 : "당연히 특목고와 자사고, 진학실적을 중시하는 학교였을 가능성이 높고요. 우월한 고등학교 프로파일을 가진 자사고, 특목고 학생이 혜택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

[앵커]

이런 이유 말고도, 혹시 고교등급제 때문에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고교등급제는 대학들이 특정 고등학교 출신 학생에게 점수를 더 주는 제도인데요.

당연히 교육부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고교등급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이 많았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고교등급제 존재가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교등급제가 적용됐다는 걸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일부 대학은 서류 전형을 하면서 특정 고등학교의 졸업자 진학 실적이나 고교 유형별 평균 등급 자료를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은 아예 평가자에게 일반고인지 자사고인지 등을 확인하라고 지시하기도 하고, 자사고라면 지정 취소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고, 일반고라면 비평준화 지역인지도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이런 고교등급제 정황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교육부는 정황이 드러난만큼 고교등급제를 원천차단하기 위해서 특정 대학에 대해 추가조사와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대학이 추가 조사 대상인지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로 일단 학종에서 고교서열화가 명백히 확인된만큼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방침에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는 내일 고교서열화 해소와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입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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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목고 우대…고교서열화 ‘사실로’
    • 입력 2019-11-06 08:09:45
    • 수정2019-11-06 09: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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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이번 교육부 조사에선 이른바 고교서열화가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특목고 학생들의 대학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높은 것이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일부 대학에선 금지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정황도 드러나 교육부가 추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고등학교별 대입 실태를 친절한뉴스, 우정화 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우 기자! 고교서열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기자]

교육부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해 전국 13개 대학의 최근 4년간 입학전형 자료 2백여만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한마디로 학생부종합전형, 학종에서 이들 대학들은 일반고 학생보다 특목고 학생들을 훨씬 더 많이 뽑았습니다.

소문은 분분했지만 교육부 실태조사로는 처음 공식 확인된 건데요,

조사 대학의 평균을 내보니까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 중 일반고 출신 학생 비율은 9.1%였습니다.

하지만 자사고 출신의 합격률은 10.2%였고, 특목고에 포함되는 외고와 국제고가 13.9%, 과학고와 영재고는 26.1%로 3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과학고 영재고, 외고와 국제고에 다니면, 그러니까 특목고에 다니면 일반고보다 학종으로 합격할 확률이 높은 겁니다.

의미있는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학종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는 학교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일반고가 내신 등급이 가장 좋고, 자사고가 그 다음, 외고와 국제가 그다음, 과학고와 영재고가 내신 등급이 가장 나빴습니다.

앞에서 과학고나 영재고가 합격자가 가장 많았다고 말씀드렸죠.

이게 뭘 의미하냐면 내신이 중요하지만, 과학고와 영재고일수록 내신 성적이 안 좋아도 13개 대학에 합격률이 높았다는 겁니다.

[앵커]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거죠?

[기자]

프로파일이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프로파일은 한마디로 고등학교가 교육 당국에 제출하는 학교 소개 정보인데, 여기에는 교내상을 준 현황도 쓸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일부 외고와 자사고는 이 교내상 현황을 활용해서 자기 학교 출신 학생의 스펙을 편법으로, 우회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어떤 식이냐면 일부 외고는 공인어학시험 성적으로 교내 상을 주고 수상자 명단을 이 프로파일에 넣었습니다.

학생 개별 자기소개서에는 쓸 수 없는 어학시험 성적을 교묘하게 간접 제출한 겁니다.

대학교수와 소논문 활동을 한 학생 명단을 올린 학교도 있었습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상위권 대학에 몇 명을 보냈는지를 첨부한 학교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특목고와 자사고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범/교육평론가 : "당연히 특목고와 자사고, 진학실적을 중시하는 학교였을 가능성이 높고요. 우월한 고등학교 프로파일을 가진 자사고, 특목고 학생이 혜택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

[앵커]

이런 이유 말고도, 혹시 고교등급제 때문에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고교등급제는 대학들이 특정 고등학교 출신 학생에게 점수를 더 주는 제도인데요.

당연히 교육부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고교등급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이 많았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고교등급제 존재가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교등급제가 적용됐다는 걸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일부 대학은 서류 전형을 하면서 특정 고등학교의 졸업자 진학 실적이나 고교 유형별 평균 등급 자료를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은 아예 평가자에게 일반고인지 자사고인지 등을 확인하라고 지시하기도 하고, 자사고라면 지정 취소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고, 일반고라면 비평준화 지역인지도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이런 고교등급제 정황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교육부는 정황이 드러난만큼 고교등급제를 원천차단하기 위해서 특정 대학에 대해 추가조사와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대학이 추가 조사 대상인지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로 일단 학종에서 고교서열화가 명백히 확인된만큼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방침에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는 내일 고교서열화 해소와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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