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태국 축제…환경오염 골머리

입력 2019.11.11 (20:32) 수정 2019.11.1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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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부터 태국에서는 러이 끄라통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기간에 치앙마이 밤하늘은 수만 개 풍등으로 수 놓이고 강 위엔 꽃배가 떠다니는 장관을 연출하는데요.

보기엔 아름답지만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콕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우선 러이 끄라통이 어떤 축젭니까?

[기자]

네, 러이 끄라통은 태국 달력으로 12월 보름에 열리는 오랜 전통 축제입니다.

올해는 11월 11일, 바로 오늘부터 시작되구요.

이곳 시간으로 저녁 해질녘인 지금부터 본격적인 축제 행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태국어로 ‘러이’는 떠나보내다, ‘끄라통’은 바나나 잎으로 만든 작은 바구니를 뜻합니다.

이곳에서는 연꽃 모양 작은 배 안에 불을 밝힌 양초와, 동전 등을 실어서 강에 띄워 보내는 풍습이 있는데요.

액운은 떠내려 보내고 물의 여신에게 행운과 축복을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러이 끄라통 축제는 태국 전역에서 펼쳐지는데 특히 치앙마이에서는 풍등 날리기가 유명합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풍등 날리기는 이미 태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됐구요.

덕분에 러이 끄라통 역시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구요?

[기자]

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으로 만든 바구니 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축제가 끝나면 태국 전역의 강과 호수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지난해에는 축제가 끝난 뒤에 방콕 짜오프라야 강 하류 40km 구간에서 대규모 인력이 동원돼 청소 작업을 벌였는데요.

건져낸 부유물 무게가 천 톤이 넘을 정도였습니다.

[분탄/주민/2018년 :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유산이긴 하지만, 최근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해요."]

올해 태국 정부는 수질오염을 막자는 차원에서 축제행사를 생략하자고 제안했는데요.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36.1%만이 찬성했고, 절반이 넘는 63.9%는 반대했습니다.

찬성 쪽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지만 반대쪽은 전통이기 때문에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태국 정부는 한 사람당 하나씩 띄우던 끄라통을 가족 당 하나씩 띄우도록 하고, 가능하면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배를 만들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아예 온라인상에서는 실물이 아닌 가상 배를 띄우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치앙마이에서는 풍등 날리기가 명물 이벤트였는데, 역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치앙마이 시 당국은 비행기 이착륙 일정을 조정할 정도로 풍등 날리기 행사를 적극 지원해 왔는데요.

올해도 치앙마이 공항에서 국내외 항공 150여 편을 결항시키거나 일정을 조정했습니다만, 인근 주민들에게 무분별하게 풍등을 날리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풍등이 떠다니다가 항공기 조종사들의 시야에 혼란을 줄 수 있고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항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2014년 축제 기간에는 항공기 엔진에 풍등 조각이 흡착된 채로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태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항공기 운항지역에서 풍등을 날리다가 적발되면 최대 징역 5년에, 20만 바트 우리 돈으로 약 760만 원 벌금을 물도록 했습니다.

러이 끄라통 축제 때 작은 배를 띄우고 풍등을 날리는 것이 태국의 오랜 전통이지만 환경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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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태국 축제…환경오염 골머리
    • 입력 2019-11-11 16:03:09
    • 수정2019-11-11 20:44:25
    글로벌24
[앵커]

오늘부터 태국에서는 러이 끄라통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기간에 치앙마이 밤하늘은 수만 개 풍등으로 수 놓이고 강 위엔 꽃배가 떠다니는 장관을 연출하는데요.

보기엔 아름답지만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콕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우선 러이 끄라통이 어떤 축젭니까?

[기자]

네, 러이 끄라통은 태국 달력으로 12월 보름에 열리는 오랜 전통 축제입니다.

올해는 11월 11일, 바로 오늘부터 시작되구요.

이곳 시간으로 저녁 해질녘인 지금부터 본격적인 축제 행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태국어로 ‘러이’는 떠나보내다, ‘끄라통’은 바나나 잎으로 만든 작은 바구니를 뜻합니다.

이곳에서는 연꽃 모양 작은 배 안에 불을 밝힌 양초와, 동전 등을 실어서 강에 띄워 보내는 풍습이 있는데요.

액운은 떠내려 보내고 물의 여신에게 행운과 축복을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러이 끄라통 축제는 태국 전역에서 펼쳐지는데 특히 치앙마이에서는 풍등 날리기가 유명합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풍등 날리기는 이미 태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됐구요.

덕분에 러이 끄라통 역시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구요?

[기자]

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으로 만든 바구니 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축제가 끝나면 태국 전역의 강과 호수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지난해에는 축제가 끝난 뒤에 방콕 짜오프라야 강 하류 40km 구간에서 대규모 인력이 동원돼 청소 작업을 벌였는데요.

건져낸 부유물 무게가 천 톤이 넘을 정도였습니다.

[분탄/주민/2018년 :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유산이긴 하지만, 최근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해요."]

올해 태국 정부는 수질오염을 막자는 차원에서 축제행사를 생략하자고 제안했는데요.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36.1%만이 찬성했고, 절반이 넘는 63.9%는 반대했습니다.

찬성 쪽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지만 반대쪽은 전통이기 때문에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태국 정부는 한 사람당 하나씩 띄우던 끄라통을 가족 당 하나씩 띄우도록 하고, 가능하면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배를 만들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아예 온라인상에서는 실물이 아닌 가상 배를 띄우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치앙마이에서는 풍등 날리기가 명물 이벤트였는데, 역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치앙마이 시 당국은 비행기 이착륙 일정을 조정할 정도로 풍등 날리기 행사를 적극 지원해 왔는데요.

올해도 치앙마이 공항에서 국내외 항공 150여 편을 결항시키거나 일정을 조정했습니다만, 인근 주민들에게 무분별하게 풍등을 날리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풍등이 떠다니다가 항공기 조종사들의 시야에 혼란을 줄 수 있고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항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2014년 축제 기간에는 항공기 엔진에 풍등 조각이 흡착된 채로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태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항공기 운항지역에서 풍등을 날리다가 적발되면 최대 징역 5년에, 20만 바트 우리 돈으로 약 760만 원 벌금을 물도록 했습니다.

러이 끄라통 축제 때 작은 배를 띄우고 풍등을 날리는 것이 태국의 오랜 전통이지만 환경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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