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광, 투자 불확실성·심한 통제 등이 경쟁력 저하”

입력 2019.11.12 (15:19) 수정 2019.11.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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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 개발 방침을 내세우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있지만, 정작 관광산업 경쟁력은 아직 별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해외 학자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철준 중국 연변대 경제관리학원 부원장은 오늘(12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 관광업의 현황을 진단하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서 부원장은 "중국이 몇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는데, 이는 유엔의 대북제재 영향도 있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서 부원장은 이미 중국의 많은 기업이 북한에 투자했지만 3분의 1 정도만 성공했을 정도로 승산이 적은 상황이라며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검토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더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레그 키리야노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도 최근 몇년 간 마식령 스키장과 금강산, 원산, 갈마, 함흥 등을 다녀온 경험을 공유하며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러시아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불만은 혼자서 호텔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자유롭게 못 다니게 하니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위원은 이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하고 여행 비용도 싸지 않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남북간 금강산관광 협상에서 시사점을 얻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통일부에 재직하며 금강산관광 사업에 직접 관여했던 이찬호 변호사는 "2001년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와 현대아산의 재정난으로 금강산 해로관광이 3년 만에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육로관광을 역제안하며 물꼬를 텄었다"며 "당시의 당국회담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또 "정부가 북측 철거 통보에 그대로 응하는 건 적절치 않고, 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남북 당국이 지원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처럼 궁극적으로 금강산에도 정부 당국이 참여하는 관리위원회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철거에 나서면 기존 시설물은 붕괴되지만 그로 인해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금강산 사업의 '리모델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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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11-12 16:06:17
    정치
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 개발 방침을 내세우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있지만, 정작 관광산업 경쟁력은 아직 별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해외 학자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철준 중국 연변대 경제관리학원 부원장은 오늘(12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 관광업의 현황을 진단하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서 부원장은 "중국이 몇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는데, 이는 유엔의 대북제재 영향도 있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서 부원장은 이미 중국의 많은 기업이 북한에 투자했지만 3분의 1 정도만 성공했을 정도로 승산이 적은 상황이라며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검토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더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레그 키리야노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도 최근 몇년 간 마식령 스키장과 금강산, 원산, 갈마, 함흥 등을 다녀온 경험을 공유하며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러시아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불만은 혼자서 호텔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자유롭게 못 다니게 하니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위원은 이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하고 여행 비용도 싸지 않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남북간 금강산관광 협상에서 시사점을 얻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통일부에 재직하며 금강산관광 사업에 직접 관여했던 이찬호 변호사는 "2001년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와 현대아산의 재정난으로 금강산 해로관광이 3년 만에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육로관광을 역제안하며 물꼬를 텄었다"며 "당시의 당국회담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또 "정부가 북측 철거 통보에 그대로 응하는 건 적절치 않고, 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남북 당국이 지원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처럼 궁극적으로 금강산에도 정부 당국이 참여하는 관리위원회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철거에 나서면 기존 시설물은 붕괴되지만 그로 인해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금강산 사업의 '리모델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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