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이라크 시위…국제사회 중재 효과는?

입력 2019.11.12 (20:39) 수정 2019.11.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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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부격차와 높은 실업률, 고위직의 부정부패가 지금 세계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고 있는데요.

이라크 상황이 심각합니다.

지난달 1일 시작한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가 3백 명이 넘었습니다.

현지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지금 현지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인 어제도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에서는 수천 명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현 정치권의 고위층들이 모두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말/시위 참가자 : "그들이 우릴 죽이거나 우리가 원하는 걸 얻거나 둘 중 하나겠죠. 우린 정상적인 나라를 원해요. 그게 가장 중요해요."]

부패 척결과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초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두 달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서 주요 도시는 도로가 차단되고 휴업과 파업이 확산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대와 군인, 경찰이 대치하면서 시내 곳곳은 총성과 최루탄 연기가 가득합니다.

시위가 격해지고 군경 진압이 거세지면서 부상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시위대 사망자는 320명을 넘었습니다.

[앵커]

이라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명목상 국가원수인 살리 대통령은 시민들이 과격 시위를 중단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것을 호소하면서 조기 총선을 약속했습니다.

[바흐람 살리/이라크 대통령 : "새로운 선거법과 새 선거위원회가 마련되면 조기 총선에 동의할 생각입니다."]

또 마흐디 이라크 총리도 대규모 유혈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지난달 31일 퇴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흐디 총리 입장은 후임이 정해지면 그때 물러나겠다는 ‘조건부 퇴진'입니다.

후임 인사에 자신이 관여하겠다는 뜻이겠죠.

이 때문에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고, 시위 사상자는 계속 늘어나면서 이라크 정부 역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앵커]

결국, 국제사회가 나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지난 9일 성명을 냈습니다.

이라크 정부의 시위 진압이 대량학살에 가깝다면서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유엔은 이라크 정부에 ‘사회안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루퍼트 콜빌/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 "이라크 정부의 무력 사용으로 사상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유엔 이라크지원단은 지난 10일 발표한 사회안정 방안에서 이라크의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부패방지책을 마련할 것 등 장단기 대책을 권고했는데요.

당장 시행해야 할 대책으로 시위 도중 체포한 시민들을 풀어주고 시위자 납치사건을 전면 수사하면서 무력진압을 행사한 군경에게 책임을 묻도록 했습니다.

유엔이 이라크 정부에 구체적 행동지침까지 제시한 건 이례적인 일인데요.

정부의 시위대 진압이 그만큼 반인권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이라크 정부가 유엔 권고안을 따를지 의문인데요?

[기자]

네,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도 유엔이 제시한 유혈사태 해결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만, 이라크 정부가 이를 실행할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덧붙였습니다.

시위가 장기화되고 반이란, 반미 구호가 대립하면서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진 상황.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현 이라크 정치권은 정권교체 16년 만에 가장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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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이라크 시위…국제사회 중재 효과는?
    • 입력 2019-11-12 20:31:40
    • 수정2019-11-12 21:10:14
    글로벌24
[앵커]

빈부격차와 높은 실업률, 고위직의 부정부패가 지금 세계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고 있는데요.

이라크 상황이 심각합니다.

지난달 1일 시작한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가 3백 명이 넘었습니다.

현지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지금 현지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인 어제도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에서는 수천 명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현 정치권의 고위층들이 모두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말/시위 참가자 : "그들이 우릴 죽이거나 우리가 원하는 걸 얻거나 둘 중 하나겠죠. 우린 정상적인 나라를 원해요. 그게 가장 중요해요."]

부패 척결과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초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두 달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서 주요 도시는 도로가 차단되고 휴업과 파업이 확산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대와 군인, 경찰이 대치하면서 시내 곳곳은 총성과 최루탄 연기가 가득합니다.

시위가 격해지고 군경 진압이 거세지면서 부상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시위대 사망자는 320명을 넘었습니다.

[앵커]

이라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명목상 국가원수인 살리 대통령은 시민들이 과격 시위를 중단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것을 호소하면서 조기 총선을 약속했습니다.

[바흐람 살리/이라크 대통령 : "새로운 선거법과 새 선거위원회가 마련되면 조기 총선에 동의할 생각입니다."]

또 마흐디 이라크 총리도 대규모 유혈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지난달 31일 퇴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흐디 총리 입장은 후임이 정해지면 그때 물러나겠다는 ‘조건부 퇴진'입니다.

후임 인사에 자신이 관여하겠다는 뜻이겠죠.

이 때문에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고, 시위 사상자는 계속 늘어나면서 이라크 정부 역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앵커]

결국, 국제사회가 나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지난 9일 성명을 냈습니다.

이라크 정부의 시위 진압이 대량학살에 가깝다면서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유엔은 이라크 정부에 ‘사회안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루퍼트 콜빌/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 "이라크 정부의 무력 사용으로 사상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유엔 이라크지원단은 지난 10일 발표한 사회안정 방안에서 이라크의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부패방지책을 마련할 것 등 장단기 대책을 권고했는데요.

당장 시행해야 할 대책으로 시위 도중 체포한 시민들을 풀어주고 시위자 납치사건을 전면 수사하면서 무력진압을 행사한 군경에게 책임을 묻도록 했습니다.

유엔이 이라크 정부에 구체적 행동지침까지 제시한 건 이례적인 일인데요.

정부의 시위대 진압이 그만큼 반인권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이라크 정부가 유엔 권고안을 따를지 의문인데요?

[기자]

네,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도 유엔이 제시한 유혈사태 해결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만, 이라크 정부가 이를 실행할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덧붙였습니다.

시위가 장기화되고 반이란, 반미 구호가 대립하면서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진 상황.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현 이라크 정치권은 정권교체 16년 만에 가장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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