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직원 극단적 선택…“사람답게 살고 싶다” 마지막 메시지

입력 2019.11.15 (19:24) 수정 2019.11.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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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레일의 한 직원이 인사발령 문제로 회사측과 갈등을 빚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 문제로 동료들까지 압박을 받게 되면서 생긴 감당하기 어려운 심적 고통과 부담이 유서가 되버린 휴대폰 메시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오전 코레일의 한 지역 사업소 주차장.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새벽녘 집을 나선 이 회사 시설관리원 38살 정 모 씨가 자신의 차량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 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에 휴대전화에 자신의 마지막 바람을 남겼습니다.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노조대의원이었던 정 씨가 지난달 23일 회사측으로부터 강제전출 통보를 받은 뒤 상당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조대의원은 전보때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에 따라 이 조치는 철회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 휴게시간을 철저히 지킬 것 등 규정준수 요구가 내려오면서 자신때문에 10여 명의 동료들이 보복성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판수/전국철도노조 부위원장 : "(회사 측 강압적 조치와) 직원들에게 미안한 감정, 이런 것들이 중첩돼서 고인이 힘들어 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한척 했지만 무섭다" 그러면서도 "봄날이 오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동료들과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철도노조는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규탄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과 관련자 문책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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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레일 직원 극단적 선택…“사람답게 살고 싶다” 마지막 메시지
    • 입력 2019-11-15 19:27:06
    • 수정2019-11-15 19:37:22
    뉴스 7
[앵커]

코레일의 한 직원이 인사발령 문제로 회사측과 갈등을 빚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 문제로 동료들까지 압박을 받게 되면서 생긴 감당하기 어려운 심적 고통과 부담이 유서가 되버린 휴대폰 메시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오전 코레일의 한 지역 사업소 주차장.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새벽녘 집을 나선 이 회사 시설관리원 38살 정 모 씨가 자신의 차량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 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에 휴대전화에 자신의 마지막 바람을 남겼습니다.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노조대의원이었던 정 씨가 지난달 23일 회사측으로부터 강제전출 통보를 받은 뒤 상당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조대의원은 전보때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에 따라 이 조치는 철회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 휴게시간을 철저히 지킬 것 등 규정준수 요구가 내려오면서 자신때문에 10여 명의 동료들이 보복성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판수/전국철도노조 부위원장 : "(회사 측 강압적 조치와) 직원들에게 미안한 감정, 이런 것들이 중첩돼서 고인이 힘들어 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한척 했지만 무섭다" 그러면서도 "봄날이 오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동료들과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철도노조는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규탄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과 관련자 문책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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