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완벽한 승리라고?…발끈한 靑 “日 의도적 왜곡, 이런 식이면 협상 어렵다”

입력 2019.11.24 (20:09) 수정 2019.11.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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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무런 양보 없이 승리…한국이 미국 압박에 움직였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두고, 일본 언론은 연일 일본 외교의 완벽한 승리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측근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의 파괴력이 엄청나다, 한국을 옥죄었다"라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거의 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움직인 구체적인 수단은 '주한미군 축소' 카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축소까지 언급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18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당국자들이 주한미군 축소를 시사했다는 겁니다. 김 차장이 한국에 돌아와 이를 보고했고, 한국 정부가 NSC에서 지소미아 종료 이후의 '외교 후폭풍'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주한미군 언급 없어…아베 말 사실이라면 실망"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일본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면서, 일본의 이런 태도로 앞으로의 협상 진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 실장은 먼저 일본의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일본 언론에 인용된 고위 지도자들의 발언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자신들의 논리 합리화를 위해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의해 굴복했다거나, 일본 외교의 승리라는 말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으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본 언론이 언급한 '주한미군 축소'는 한미 간에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동맹을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미국도 알고 있다며, 한일 지소미아가 굳건한 한미 동맹을 훼손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일본이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면서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가 상대국 정상을 두고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번 결정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입니다.한일 합의 사항을 잘 들여다보면, 그동안 일본이 유지했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도 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 없으면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원칙을 깨고 진전을 보였고, 또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가 별개라는 원칙도 깼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日, 왜곡 발표에 항의…일본이 사과했다"

정 실장은 지난 22일 일본의 발표 방식도 문제 삼았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이 일본 언론에 한 시간 정도 먼저 보도됐고, 6시에 함께 발표하기로 해놓고는 시간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 내용을 보면, 한일이 애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에 일본의 발표대로라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경산성 발표를 보면 우리 측이 먼저 '제소 절차 중단'을 일본에 통보해서 협의가 시작됐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협의를 먼저 이야기한 건 일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8월 23일 우리가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보하자 그제야 일본이 먼저 우리에게 협의하자고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또 경산성은 한국이 수출 관리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고 했는데, 이것도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일이 합의한 내용은 수출 관리 제도 운용을 확인해서 수출 규제 해소 방안을 협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개별 심사는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것도 한일 간에 사전에 조율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이런 조건이었다면 애초에 합의도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가 이런 일본의 태도에 공식 항의했다면서, 어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강력한 항의가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항의에 대해 일본 측에서는 우리가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일 간에 어렵게 합의한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하는 한일 갈등

정의용 안보실장은 일본의 이런 일련의 행동이 외교 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 '신의 성실의 원칙을 위반((breach of faith)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행동이 비엔나 조약법 협약 위반이라는 겁니다.

<<비엔나 조약법 협약>>
제26조 (약속은 준수하여야 한다.)
유효한 모든 조약은 그 당사국을 구속하며 또한 당사국에 의하여 성실하게 이행되어야 한다.
제31조 (해석의 일반규칙)
① 조약은 조약문의 문맥 및 조약의 대상과 목적으로 보아, 그 조약의 문면에 부여되는 통상적 의미에 따라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지소미아 종료 연기'라는 하나의 결정을 두고 한국과 일본은 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 이후 이번엔 한일 갈등이 협의 과정을 둘러싼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협의 과정에 대한 양국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로 시간을 번 만큼 앞으로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그 시작점에서부터 한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한일 협상에 난관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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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완벽한 승리라고?…발끈한 靑 “日 의도적 왜곡, 이런 식이면 협상 어렵다”
    • 입력 2019-11-24 20:09:04
    • 수정2019-11-24 20:17:14
    취재K
일본 "아무런 양보 없이 승리…한국이 미국 압박에 움직였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두고, 일본 언론은 연일 일본 외교의 완벽한 승리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측근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의 파괴력이 엄청나다, 한국을 옥죄었다"라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거의 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움직인 구체적인 수단은 '주한미군 축소' 카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축소까지 언급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18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당국자들이 주한미군 축소를 시사했다는 겁니다. 김 차장이 한국에 돌아와 이를 보고했고, 한국 정부가 NSC에서 지소미아 종료 이후의 '외교 후폭풍'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주한미군 언급 없어…아베 말 사실이라면 실망"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일본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면서, 일본의 이런 태도로 앞으로의 협상 진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 실장은 먼저 일본의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일본 언론에 인용된 고위 지도자들의 발언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자신들의 논리 합리화를 위해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의해 굴복했다거나, 일본 외교의 승리라는 말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으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본 언론이 언급한 '주한미군 축소'는 한미 간에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동맹을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미국도 알고 있다며, 한일 지소미아가 굳건한 한미 동맹을 훼손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일본이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면서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가 상대국 정상을 두고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번 결정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입니다.한일 합의 사항을 잘 들여다보면, 그동안 일본이 유지했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도 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 없으면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원칙을 깨고 진전을 보였고, 또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가 별개라는 원칙도 깼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日, 왜곡 발표에 항의…일본이 사과했다"

정 실장은 지난 22일 일본의 발표 방식도 문제 삼았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이 일본 언론에 한 시간 정도 먼저 보도됐고, 6시에 함께 발표하기로 해놓고는 시간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 내용을 보면, 한일이 애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에 일본의 발표대로라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경산성 발표를 보면 우리 측이 먼저 '제소 절차 중단'을 일본에 통보해서 협의가 시작됐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협의를 먼저 이야기한 건 일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8월 23일 우리가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보하자 그제야 일본이 먼저 우리에게 협의하자고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또 경산성은 한국이 수출 관리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고 했는데, 이것도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일이 합의한 내용은 수출 관리 제도 운용을 확인해서 수출 규제 해소 방안을 협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개별 심사는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것도 한일 간에 사전에 조율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이런 조건이었다면 애초에 합의도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가 이런 일본의 태도에 공식 항의했다면서, 어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강력한 항의가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항의에 대해 일본 측에서는 우리가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일 간에 어렵게 합의한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하는 한일 갈등

정의용 안보실장은 일본의 이런 일련의 행동이 외교 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 '신의 성실의 원칙을 위반((breach of faith)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행동이 비엔나 조약법 협약 위반이라는 겁니다.

<<비엔나 조약법 협약>>
제26조 (약속은 준수하여야 한다.)
유효한 모든 조약은 그 당사국을 구속하며 또한 당사국에 의하여 성실하게 이행되어야 한다.
제31조 (해석의 일반규칙)
① 조약은 조약문의 문맥 및 조약의 대상과 목적으로 보아, 그 조약의 문면에 부여되는 통상적 의미에 따라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지소미아 종료 연기'라는 하나의 결정을 두고 한국과 일본은 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 이후 이번엔 한일 갈등이 협의 과정을 둘러싼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협의 과정에 대한 양국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지소미아 종료 연기로 시간을 번 만큼 앞으로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그 시작점에서부터 한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한일 협상에 난관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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