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또 위생 불량…배달 식당 문제 왜 반복되나?

입력 2019.11.26 (08:25) 수정 2019.11.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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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배달음식 많이 주문해드시죠?

요즘같은 추운 날엔 더 찾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달음식만 파는 식당들을 당국이 조사했더니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음식점입니다.

냉장고 안을 열어보니 식재료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곳곳에 때가 껴 있고, 음식물들이 들러붙어 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여기 이거 지금 청소가 하루 이틀 안된 게 아니고요. (며칠 안됐어요. 이게 계속 쓰니까 떨어져서 그런 거지 오래는 안됐어요.)"]

튀김기도 상태가 비슷합니다.

쓰고 난 기름이 군데군데 묻어있고, 조리기구대 바로 옆 환풍기는 때가 끼어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환풍기도 보시면 하루 이틀 이렇게……. (이거는 오래됐어요.)"]

경기도 광명시의 한 식당입니다.

곰팡이가 낀 냉장고 안에 배달음식에 나갈 식재료가 보관돼있습니다.

닦은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기름때는 아예 고드름처럼 늘어졌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지금 저기 고드름처럼 생긴 게 뭐죠? 작년에 청소하시고 안 하신 건가요. 사장님. (업체에 연락했는데도 업체가 안 와요.)"]

또 다른 식당도 가보겠습니다.

군데 군데 때가 껴있고, 냄비엔 음식물이 말라붙은 채 방치돼 있습니다.

바닥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아직 배달이라 그렇게 막 들어와서 그래요.) 배달만 하신다고 이렇게 하시면 어떡해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배달전문 식당의 위생실태 조사 결괍니다.

[이병우/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단장 : "일부는 홍보 전단지를 통해서 저희가 블로그라든가 보면 후기 있잖아요. 앱도 마찬가지로 후기가 있고. 또 시군 위생관리부서에 민원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그런 부분을 캐치해서 의심업소를 저희가 따로 선정했어요. 550개 정도를. 그렇게 수사를 하게 됐습니다."]

일부 배달전문식당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모아 재사용하는 이른바 '잔반 재사용'까지 있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김치 나간 거 다 모아놓고 이것도 다 모아놓으신 거 아니에요, 지금 잔반. 제가 보는 앞에서 버리셨어요. (혹시라도 오해하실까 봐 그랬죠. 죄송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들을 쓴 곳도 있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날짜보시면 9월 30일 지났죠. 이거에다가 이거 지금 떡볶이 다 식자재들이잖아요. 이거. 보세요. 이렇게 변색될때까지……."]

고객들에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원산지를 속여 판 식당도 적발됐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앱에는 지금 여기는 오징어와 돼지고기가 국내산이라고 지금 되어 있어서 저희가 이거 확인하러 왔는데 지금 여기랑 다르단 말이에요. (제가 알아들었어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지난달 도내 배달전문식당 550곳을 단속한 결과 위생불량, 원산지 허위 표시 등으로 158곳이 적발됐습니다.

[이병우/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장 : "우리가 수사할 겁니다. 이렇게 예고를 해드렸는데도 이걸 이렇게 많이 잡힌 걸 보면 너무 답답하고요."]

이들 배달전문식당들은 손님들이 직접 주방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또 배달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핑계로 업주들이 위생관리에 소홀했던 게 문젭니다.

[이병우/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장 : "배달업체는 아시지만 주방이 공개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주방의 위생 상태를 소비자들이, 고객들이 알 수가 없잖아요. 그것이 가장 첫 번째 (이유로) 보이고 또 하나는 이제 경쟁이 굉장히 심해져요. 서로 내 물건 팔아야 하니까, 내 음식 팔아야 하니까 그런 가운데서 어떻게 되든지 단가를 좀 낮추기 위해서 유통기한이 다 된 것들을 갖다가 파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쉽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앱이 퍼지면서 배달음식을 많이 찾는 시민들, 이런 실태에 실망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재헌/경기도 수원시 : "어쨌든 돈을 주고 사 먹는 건데 더러운 음식이 온다고 하면 되게 기분이 나쁠 것 같고. 배달 앱을 사용해서 시킨다고 해서 위생에 신경을 안 써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당연히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그런 규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동현/경기도 수원시 : "가끔가다 머리카락이나 그런 불순물들이 섞여서 올 때가 좀 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식욕이 제일 중요한데 그런 것을 가지고 책임감 없게 행동하는 게 너무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번에도 당국은 적발된 업소 중 약 140개 업소를 형사입건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산지를 속일 경우에 최고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쳐해지지만, 이건 정말 극단적인 경우이고, 과태료나 영업정지 처분이 대부분입니다.

[강정화/한국소비자연맹 회장 : "우선은 사업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높은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그 방법의 하나가 처벌 수위를 높인다거나 아니면 문제가 되는 배달음식에 대해서 배달 앱 같이 중개하는 곳에서 적절하게 통제하거나 소비자가 사지 않도록 장치를 만들거나 아니면 위생 수준에 대해서 적절한 표시나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야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손님들이 못본다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업주들의 실태, 무엇을 믿고 사먹어야 하는지 소비자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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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또 위생 불량…배달 식당 문제 왜 반복되나?
    • 입력 2019-11-26 08:33:44
    • 수정2019-11-26 1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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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배달음식 많이 주문해드시죠?

요즘같은 추운 날엔 더 찾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달음식만 파는 식당들을 당국이 조사했더니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음식점입니다.

냉장고 안을 열어보니 식재료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곳곳에 때가 껴 있고, 음식물들이 들러붙어 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여기 이거 지금 청소가 하루 이틀 안된 게 아니고요. (며칠 안됐어요. 이게 계속 쓰니까 떨어져서 그런 거지 오래는 안됐어요.)"]

튀김기도 상태가 비슷합니다.

쓰고 난 기름이 군데군데 묻어있고, 조리기구대 바로 옆 환풍기는 때가 끼어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환풍기도 보시면 하루 이틀 이렇게……. (이거는 오래됐어요.)"]

경기도 광명시의 한 식당입니다.

곰팡이가 낀 냉장고 안에 배달음식에 나갈 식재료가 보관돼있습니다.

닦은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기름때는 아예 고드름처럼 늘어졌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지금 저기 고드름처럼 생긴 게 뭐죠? 작년에 청소하시고 안 하신 건가요. 사장님. (업체에 연락했는데도 업체가 안 와요.)"]

또 다른 식당도 가보겠습니다.

군데 군데 때가 껴있고, 냄비엔 음식물이 말라붙은 채 방치돼 있습니다.

바닥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아직 배달이라 그렇게 막 들어와서 그래요.) 배달만 하신다고 이렇게 하시면 어떡해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배달전문 식당의 위생실태 조사 결괍니다.

[이병우/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단장 : "일부는 홍보 전단지를 통해서 저희가 블로그라든가 보면 후기 있잖아요. 앱도 마찬가지로 후기가 있고. 또 시군 위생관리부서에 민원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그런 부분을 캐치해서 의심업소를 저희가 따로 선정했어요. 550개 정도를. 그렇게 수사를 하게 됐습니다."]

일부 배달전문식당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모아 재사용하는 이른바 '잔반 재사용'까지 있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김치 나간 거 다 모아놓고 이것도 다 모아놓으신 거 아니에요, 지금 잔반. 제가 보는 앞에서 버리셨어요. (혹시라도 오해하실까 봐 그랬죠. 죄송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들을 쓴 곳도 있었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날짜보시면 9월 30일 지났죠. 이거에다가 이거 지금 떡볶이 다 식자재들이잖아요. 이거. 보세요. 이렇게 변색될때까지……."]

고객들에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원산지를 속여 판 식당도 적발됐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앱에는 지금 여기는 오징어와 돼지고기가 국내산이라고 지금 되어 있어서 저희가 이거 확인하러 왔는데 지금 여기랑 다르단 말이에요. (제가 알아들었어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지난달 도내 배달전문식당 550곳을 단속한 결과 위생불량, 원산지 허위 표시 등으로 158곳이 적발됐습니다.

[이병우/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장 : "우리가 수사할 겁니다. 이렇게 예고를 해드렸는데도 이걸 이렇게 많이 잡힌 걸 보면 너무 답답하고요."]

이들 배달전문식당들은 손님들이 직접 주방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또 배달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핑계로 업주들이 위생관리에 소홀했던 게 문젭니다.

[이병우/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장 : "배달업체는 아시지만 주방이 공개가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주방의 위생 상태를 소비자들이, 고객들이 알 수가 없잖아요. 그것이 가장 첫 번째 (이유로) 보이고 또 하나는 이제 경쟁이 굉장히 심해져요. 서로 내 물건 팔아야 하니까, 내 음식 팔아야 하니까 그런 가운데서 어떻게 되든지 단가를 좀 낮추기 위해서 유통기한이 다 된 것들을 갖다가 파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쉽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앱이 퍼지면서 배달음식을 많이 찾는 시민들, 이런 실태에 실망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재헌/경기도 수원시 : "어쨌든 돈을 주고 사 먹는 건데 더러운 음식이 온다고 하면 되게 기분이 나쁠 것 같고. 배달 앱을 사용해서 시킨다고 해서 위생에 신경을 안 써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당연히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그런 규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동현/경기도 수원시 : "가끔가다 머리카락이나 그런 불순물들이 섞여서 올 때가 좀 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식욕이 제일 중요한데 그런 것을 가지고 책임감 없게 행동하는 게 너무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번에도 당국은 적발된 업소 중 약 140개 업소를 형사입건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산지를 속일 경우에 최고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쳐해지지만, 이건 정말 극단적인 경우이고, 과태료나 영업정지 처분이 대부분입니다.

[강정화/한국소비자연맹 회장 : "우선은 사업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높은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그 방법의 하나가 처벌 수위를 높인다거나 아니면 문제가 되는 배달음식에 대해서 배달 앱 같이 중개하는 곳에서 적절하게 통제하거나 소비자가 사지 않도록 장치를 만들거나 아니면 위생 수준에 대해서 적절한 표시나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야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손님들이 못본다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업주들의 실태, 무엇을 믿고 사먹어야 하는지 소비자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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