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도 괜찮아요”…주문을 잊은 카페
입력 2019.11.29 (12:42)
수정 2019.11.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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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당이나 카페에서 종업원이 주문을 잊어버린다면 손님이나 주인 모두 황당하겠죠?
하지만 통영에는 주문을 잊어버리거나 주문한 음료가 바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카페가 있다는데요.
종업원이 가벼운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박상현 기자가 '주문을 잊은 카페'를 안내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도심 속 카페.
이곳의 종업원들은 칠순이 훌쩍 넘는 어르신들입니다.
느리고 서툴지만, 주문을 받고 음료를 가져다주는 정도는 거뜬히 해냅니다.
[이인경/경남 통영시 : "단지 나이가 좀 있으니까 빨리빨리 못하신다는 것 빼고는 똑같은데요. 할머니 집이나 엄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좋은데요."]
사실 이 어르신들은 치매 환자들입니다.
가벼운 증상의 치매 어르신 8분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사흘, 하루 두 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깜빡깜빡합니다. 한 번씩 가다가. 큰일이죠? 그렇죠?"]
치매 어르신들은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인지력을 키우려 애쓰고, 일반인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게 됩니다.
가끔 주문이 틀리거나 손님들의 신용카드를 받아오는걸 깜빡 잊기도 하지만, '주문을 잊은 카페'에서는 실수가 당연한 일입니다.
[최정원/통영 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원 : "'아, 치매 어르신들도 이런 일을 하실 수있네'라는 인식, 놀라운 인식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어쨌든 자기 가족이라든지 주변에 있는 치매 환자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손님들도 차림표와 안내문을 보곤 곧 이해합니다.
어르신들도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쁨입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집에 있으면 우울증도 있고 혼자 있기가 힘든데, 이런 데 오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이러니까 참 좋아요."]
[김순완/82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게으른 일은 하기 싫고요. 다정다감한 손님에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통영시보건소가 시니어클럽,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석 달 동안 운영하는 '주문을 잊은 카페'.
주변의 인식 전환을 끌어내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한수원/통영 치매안심센터 과장 :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서운 환자가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그렇게 인식이 개선 되어야 합니다."]
치매를 혼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이겨내려는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문을 잊은 카페입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종업원이 주문을 잊어버린다면 손님이나 주인 모두 황당하겠죠?
하지만 통영에는 주문을 잊어버리거나 주문한 음료가 바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카페가 있다는데요.
종업원이 가벼운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박상현 기자가 '주문을 잊은 카페'를 안내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도심 속 카페.
이곳의 종업원들은 칠순이 훌쩍 넘는 어르신들입니다.
느리고 서툴지만, 주문을 받고 음료를 가져다주는 정도는 거뜬히 해냅니다.
[이인경/경남 통영시 : "단지 나이가 좀 있으니까 빨리빨리 못하신다는 것 빼고는 똑같은데요. 할머니 집이나 엄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좋은데요."]
사실 이 어르신들은 치매 환자들입니다.
가벼운 증상의 치매 어르신 8분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사흘, 하루 두 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깜빡깜빡합니다. 한 번씩 가다가. 큰일이죠? 그렇죠?"]
치매 어르신들은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인지력을 키우려 애쓰고, 일반인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게 됩니다.
가끔 주문이 틀리거나 손님들의 신용카드를 받아오는걸 깜빡 잊기도 하지만, '주문을 잊은 카페'에서는 실수가 당연한 일입니다.
[최정원/통영 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원 : "'아, 치매 어르신들도 이런 일을 하실 수있네'라는 인식, 놀라운 인식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어쨌든 자기 가족이라든지 주변에 있는 치매 환자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손님들도 차림표와 안내문을 보곤 곧 이해합니다.
어르신들도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쁨입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집에 있으면 우울증도 있고 혼자 있기가 힘든데, 이런 데 오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이러니까 참 좋아요."]
[김순완/82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게으른 일은 하기 싫고요. 다정다감한 손님에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통영시보건소가 시니어클럽,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석 달 동안 운영하는 '주문을 잊은 카페'.
주변의 인식 전환을 끌어내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한수원/통영 치매안심센터 과장 :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서운 환자가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그렇게 인식이 개선 되어야 합니다."]
치매를 혼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이겨내려는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문을 잊은 카페입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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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툴러도 괜찮아요”…주문을 잊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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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29 12:46:39
- 수정2019-11-29 13:02:16
[앵커]
식당이나 카페에서 종업원이 주문을 잊어버린다면 손님이나 주인 모두 황당하겠죠?
하지만 통영에는 주문을 잊어버리거나 주문한 음료가 바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카페가 있다는데요.
종업원이 가벼운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박상현 기자가 '주문을 잊은 카페'를 안내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도심 속 카페.
이곳의 종업원들은 칠순이 훌쩍 넘는 어르신들입니다.
느리고 서툴지만, 주문을 받고 음료를 가져다주는 정도는 거뜬히 해냅니다.
[이인경/경남 통영시 : "단지 나이가 좀 있으니까 빨리빨리 못하신다는 것 빼고는 똑같은데요. 할머니 집이나 엄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좋은데요."]
사실 이 어르신들은 치매 환자들입니다.
가벼운 증상의 치매 어르신 8분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사흘, 하루 두 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깜빡깜빡합니다. 한 번씩 가다가. 큰일이죠? 그렇죠?"]
치매 어르신들은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인지력을 키우려 애쓰고, 일반인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게 됩니다.
가끔 주문이 틀리거나 손님들의 신용카드를 받아오는걸 깜빡 잊기도 하지만, '주문을 잊은 카페'에서는 실수가 당연한 일입니다.
[최정원/통영 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원 : "'아, 치매 어르신들도 이런 일을 하실 수있네'라는 인식, 놀라운 인식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어쨌든 자기 가족이라든지 주변에 있는 치매 환자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손님들도 차림표와 안내문을 보곤 곧 이해합니다.
어르신들도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쁨입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집에 있으면 우울증도 있고 혼자 있기가 힘든데, 이런 데 오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이러니까 참 좋아요."]
[김순완/82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게으른 일은 하기 싫고요. 다정다감한 손님에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통영시보건소가 시니어클럽,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석 달 동안 운영하는 '주문을 잊은 카페'.
주변의 인식 전환을 끌어내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한수원/통영 치매안심센터 과장 :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서운 환자가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그렇게 인식이 개선 되어야 합니다."]
치매를 혼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이겨내려는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문을 잊은 카페입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종업원이 주문을 잊어버린다면 손님이나 주인 모두 황당하겠죠?
하지만 통영에는 주문을 잊어버리거나 주문한 음료가 바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카페가 있다는데요.
종업원이 가벼운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박상현 기자가 '주문을 잊은 카페'를 안내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도심 속 카페.
이곳의 종업원들은 칠순이 훌쩍 넘는 어르신들입니다.
느리고 서툴지만, 주문을 받고 음료를 가져다주는 정도는 거뜬히 해냅니다.
[이인경/경남 통영시 : "단지 나이가 좀 있으니까 빨리빨리 못하신다는 것 빼고는 똑같은데요. 할머니 집이나 엄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 좋은데요."]
사실 이 어르신들은 치매 환자들입니다.
가벼운 증상의 치매 어르신 8분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사흘, 하루 두 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깜빡깜빡합니다. 한 번씩 가다가. 큰일이죠? 그렇죠?"]
치매 어르신들은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인지력을 키우려 애쓰고, 일반인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게 됩니다.
가끔 주문이 틀리거나 손님들의 신용카드를 받아오는걸 깜빡 잊기도 하지만, '주문을 잊은 카페'에서는 실수가 당연한 일입니다.
[최정원/통영 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원 : "'아, 치매 어르신들도 이런 일을 하실 수있네'라는 인식, 놀라운 인식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어쨌든 자기 가족이라든지 주변에 있는 치매 환자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손님들도 차림표와 안내문을 보곤 곧 이해합니다.
어르신들도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쁨입니다.
[박명덕/75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집에 있으면 우울증도 있고 혼자 있기가 힘든데, 이런 데 오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이러니까 참 좋아요."]
[김순완/82살/'주문을 잊은 카페' 종업원 : "게으른 일은 하기 싫고요. 다정다감한 손님에게... 재미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통영시보건소가 시니어클럽,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석 달 동안 운영하는 '주문을 잊은 카페'.
주변의 인식 전환을 끌어내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한수원/통영 치매안심센터 과장 :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서운 환자가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그렇게 인식이 개선 되어야 합니다."]
치매를 혼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이겨내려는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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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sangh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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