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안전 무시 ‘여전’…개선 권고 ‘나 몰라라’

입력 2019.12.04 (06:43) 수정 2019.12.04 (07: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는 10일 고 김용균 씨 1주기를 앞두고, 하루 평균 5명 넘는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희생됐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조사 기구가 꾸려지고, 개선 권고안이 나왔습니다.

권고안 대로만 해도 노동자들의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도, 지켜진 건 거의 없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대형 크레인 두 대가 충돌하면서 조선소를 덮쳤습니다.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음성변조 : "엄청 무거운 쇠가 떨어지면 '쾅' 소리가 나잖아요. 저도 살려고 발버둥을..."]

석 달 뒤, 또 다른 조선소에서 폭발사고로 4명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조사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6개월 만에 나온 권고안, '다단계 하청' 하지 말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라고 했지만, 무시됐습니다.

[이김춘택/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사내하청지회 : "현장은 바뀐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노동자) 스스로가 '나 여기서 일하다가 불나면 다 죽겠구나' 이런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를 하면서..."]

김용균 씨가 숨진 뒤에도 역시 '특별조사위'가 출범했습니다.

원청 발전소의 조직적 방해 끝에 나온 22개 권고안.

하지만, '2,950원짜리 기능성 마스크를 지급하라' 이 단순한 권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태성/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약속했던 특조위 권고만 이행한다 하더라도, 발전소에 있는 노동자들은 더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과로사가 잇따른 집배원 인력 늘리고,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란 권고안도 모두 소용없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이행을 하는 게 (권고안) 책을 만든 목적인데 휴지 조각이 된다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권고안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할 이행 점검기구 설치, 현장의 공통된 목소립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노동자 안전 무시 ‘여전’…개선 권고 ‘나 몰라라’
    • 입력 2019-12-04 06:45:17
    • 수정2019-12-04 07:11:03
    뉴스광장 1부
[앵커]

오는 10일 고 김용균 씨 1주기를 앞두고, 하루 평균 5명 넘는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희생됐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조사 기구가 꾸려지고, 개선 권고안이 나왔습니다.

권고안 대로만 해도 노동자들의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도, 지켜진 건 거의 없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대형 크레인 두 대가 충돌하면서 조선소를 덮쳤습니다.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음성변조 : "엄청 무거운 쇠가 떨어지면 '쾅' 소리가 나잖아요. 저도 살려고 발버둥을..."]

석 달 뒤, 또 다른 조선소에서 폭발사고로 4명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조사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6개월 만에 나온 권고안, '다단계 하청' 하지 말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라고 했지만, 무시됐습니다.

[이김춘택/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사내하청지회 : "현장은 바뀐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노동자) 스스로가 '나 여기서 일하다가 불나면 다 죽겠구나' 이런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를 하면서..."]

김용균 씨가 숨진 뒤에도 역시 '특별조사위'가 출범했습니다.

원청 발전소의 조직적 방해 끝에 나온 22개 권고안.

하지만, '2,950원짜리 기능성 마스크를 지급하라' 이 단순한 권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태성/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약속했던 특조위 권고만 이행한다 하더라도, 발전소에 있는 노동자들은 더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과로사가 잇따른 집배원 인력 늘리고,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란 권고안도 모두 소용없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이행을 하는 게 (권고안) 책을 만든 목적인데 휴지 조각이 된다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권고안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할 이행 점검기구 설치, 현장의 공통된 목소립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