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60년 맞은 만수대 창작사

입력 2019.12.07 (08:06) 수정 2019.12.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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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5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또 250개가 넘는 기념탑,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4년 동안 북한 전역에 세워진 건축물 개수입니다.

대부분 북한 혁명미술 창작의 산실이라 불리는 만수대창작사 가 제작했는데요.

만수대창작사가 만들어진지 올해로 60년이 됐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체제 선전 은 물론 외화벌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만수 대 창작사,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2012년 4월, 평양 만수대 언덕.

수많은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4월/조선중앙TV : "지금부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 제막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린 동상 제막식.

마침내 높이 23미터의 거대한 김일성-김정일의 동상이 공개됐고, 주민들은 함성을 터뜨렸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박수를 치며 연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얼굴 표정부터 옷차림까지. 두 지도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상. 북한주민들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다시 만난 듯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북한 주민/2012년 4월 : "우리 인민의 절절한 심정을 우리 김정은 동지께서 실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2012년 4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께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그 가슴 벅차 오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짧은 승계과정을 거친 젊은 지도자.

선대의 후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4년간 35개의 김정일 동상과 250여개가 넘는 김일성-김정일 기념탑을 제작토록 했다.

그리고 그 선봉엔 북한 혁명미술창작의 산실이라 불리며 수많은 우상화 작품들을 제작하는 만수대 창작사가 있다.

[조선중앙TV/2013년 : "만수대창작사 일꾼들과 창작가, 종업원들이 당의 문예 전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분발하여 수령 형상 창작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며..."]

김 위원장 역시 집권 초부터 만수대창작사를 직접 방문하며 이곳 예술인들을 각별히 챙겼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우상화물 제작 만수대창작사가 많이 맡아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아주 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죠. 동상 제작이라고 할지 왕궁 건설이라고 할지 그리고 우상화 관련된 독재 체제 그 선전선동물을 만드는 최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최대 규모의 미술 창작 단체인 만수대 창작사.

천리마 동상 제작을 시작으로 1959년 설립돼 올해 60년을 맞은 만수대 창작사는 만수대 대기념비와 삼지연 대기념비, 평양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 북한을 대표하는 작품에 참여했다.

현재는 천 여명의 미술인들이 조선화, 유화, 공예, 조각 등 여러분야로 세분화 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인들이 단위를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이른바 집체 창작을 한다는 것이다.

적게는 두 세 명부터 많게는 이삼십 명에 이르기까지.

집단으로 진행되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처럼 완벽한 통일감과 조화를 이루어 내는 집체 창작 작품들.

지난해 광주 비엔날레에 초청된 북한 작품 중에서도 7명의 작가가 함께 그려낸 대형 집체화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사실 북한에 이런 대형 창작 또는 공동 창작집체 창작이라고 하는 것들을 사회주의 예술이정착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긴 시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수대창작사 역시 몇십년 동안의 그런 노하우들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아마 이런 형태의 공동 창작과 집체 창작은 북한에서만 볼 수가 있는 고유한 형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만수대 창작사의 집단적인 창작 방법은 외화벌이에도 활용되고 있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2010년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맞아 완공한‘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려 2700만 달러, 우리 돈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

그런데 완공을 앞둔 당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북한 노동자였다.

[세네갈 파견 북한 근로자 : "(북한에서 왔나요?) 네. 북한에서..."]

높이만 49미터, 미국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더 높은 이 동상이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인 것이다.

[세네갈 측 건축회사 대표 :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아이디어를 그들의 기술로 실현한다는 겁니다. 대형 청동 조각상은 오직 북한인들만 제조 방법을 압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들은 최고입니다."]

지난 2015년 개관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박물관에도 만수대 창작사가 진출했다.

박물관에 들어 서자 말을 거는 한 남성.

[북한 박물관 직원 : "조선말 하세요? 우리 조선말 안내를 붙여드릴까요? (그럼 저희는 좋죠.) 어이. 여기 동지들 왔는데 나와서 안내 좀 해주지?"]

1층에는 앙코르와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형이 전시돼있고, 한 층을 더 오르자 만수대 창작사 소속 예술가 60여 명이 3년 넘게 그렸다는 초대형 벽화가 펼쳐졌다.

[북한 박물관 직원 : "만수대창작사라고 아십니까? 거기 선생님들이 제일 많이 왔었는데, 2012년부터 공사를 들어갔단 말입니다."]

일부 예술가들은 박물관 완공 뒤에도 그대로 남아 그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북한 박물관 직원 : "만수대 창작사에서 직접 나와 있으니까 그렇지, 우리 위탁으로 들어가 있는 베이징 다른 전시관에는 굉장히 비싼... 만 불을 넘어간단 말입니다."]

특히 이 박물관의 경우 박물관 수입을 받는 조건으로 280억 원을 투자해 만수대 창작사를 통한 보다 적극적인 외화 벌이가 시작됐음을 짐작케 했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결국 경제상황입니다. 동부권이 붕괴가 되고 북한의 외화난이 가중되고 또 외화로 벌어들일 수 있는 원천들이 고갈되기 시작했기때문에 결국 팔 수 있는 건 다 팔자 해서 결국 우상화물 수출 미술품 이런 거 판매 이런 게 한몫을 하게 됐죠. 1년에 수천만 달러 정도는 벌어들인다. 최소한 이렇게 평가할 수 있고요.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이 결국은 선전선동부를 통해서 북한 지도부의 금고에 들어간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로 만수대 창작사 활동에도 재동이 걸리게 된다.

미국 재무부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을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유엔 안보리 역시 2017년 8월 이 회사를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재의 효과는 미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띄는 대형 동상이나 건축물은 몰라도 미술품과 같은 소규모 예술품은 그 거래를 막기 힘들 것이란 거다.

[리 귀난/중국 미술대학 교수 : "많은 사람들이 (예술)노동자 수출이 중단된다, 10월에 중단 된다. 그런 말을 많이 하는 데, 지금까지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제재 후에) 그림이 덜 팔린다 또는 더 팔린다 그런 관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과 같이 판매되고 있고 지금까지 다른 점은 없습니다."]

실제 세네갈 정부는 지난해 초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통해 만수대 창작사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론 이름을 바꾼 뒤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중 접경지역을 통한 작품 거래도 막기엔 역부족이다.

단둥 시내의 한 유명 화가 작업실.

북한 최고 인민예술가나 공훈예술가들이 그린 미술품들이 벽면 가득 걸려 있다.

작품들은 각종 전시회 등을 통해 중국 애호가들에게 팔려나간다.

심지어 10여 명의 북한 화가들이 별도 작업실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쑨용/중국 단둥문화연합회 부주석/화가 : "북한 미술품들은 구소련 초기의 예술 창작과 중국의 미술 사조, 그리고 민족성이 결합돼 있어서 중국에서 매우 환영받고 있습니다."]

압록강변의 북한 미술품 전시회장.

이곳에도 북한 화가가 그린 인물화와 풍경화 수백 점이 전시돼 있었다.

우리 돈으로 수백 만원에서 최고 4천 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작품들이다.

단둥 시내 골동품 상가만도 이러한 북한 미술품 전문 화랑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북한 미술품 판매상 : "(여기서 제일 비싼 게 얼마인가요?) 80만 위안, 100만 위안 짜리도 있고요. 윗쪽은 모두 원로 화가 작품들인데 유작은 굉장히 비싸요."]

중국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북한 미술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주의 미술을 제작하고 있다는 희소성과 예술품 제재라는 모호한 기준 속에서 북한 당국의 만수대 창작사 활용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선전화 같은 포스터 같은 경우에도 보면 전세계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풍을 가지고 있고요. 사회주의 지금은 지구상에 거의 없어진 사라진 사회주의의 초기 모델들이나 미술형태에 남아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관심 이런 수요들 꽤 많이 남아있는 것이죠."]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미술작품 창작하고 우상화물 창작하는데 이게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연관성이 있겠는지 그다음에 이런 것들까지 우리가 어떻게 문화활동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예술작품 활동으로. 그것을 어떻게 제재할지 공감대 형성하는것도 참 난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100% 우리가 제재를 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보기는 거 어려울 거 같습니다."]

베이징 789 예술구에 위치한 ‘조선만수대창작사 베이징 미술관' 류경호텔과 려명거리 등 북한 건축물을 그린 최근 작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나이 지긋한 화가는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이 세계시장에 선 보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지진태/만수대창작사 : "더 잘 그려서 우리 인민 뿐 아니라 세계 인민들에게 나아가서 관광도 하고 친선의 지류를 해 나가면서 이렇게 해 나가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 하기 위해서 붓을 놀리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술 공장이라 불리며 독특한 집체 미술을 선보이는 만수대 창작사.

그러나 그 독창적인 기법마저 당국의 외화벌이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북한이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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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60년 맞은 만수대 창작사
    • 입력 2019-12-07 08:18:57
    • 수정2019-12-07 08:52:35
    남북의 창
[앵커]

35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또 250개가 넘는 기념탑,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4년 동안 북한 전역에 세워진 건축물 개수입니다.

대부분 북한 혁명미술 창작의 산실이라 불리는 만수대창작사 가 제작했는데요.

만수대창작사가 만들어진지 올해로 60년이 됐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체제 선전 은 물론 외화벌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만수 대 창작사,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2012년 4월, 평양 만수대 언덕.

수많은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4월/조선중앙TV : "지금부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 제막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린 동상 제막식.

마침내 높이 23미터의 거대한 김일성-김정일의 동상이 공개됐고, 주민들은 함성을 터뜨렸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박수를 치며 연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얼굴 표정부터 옷차림까지. 두 지도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상. 북한주민들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다시 만난 듯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북한 주민/2012년 4월 : "우리 인민의 절절한 심정을 우리 김정은 동지께서 실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2012년 4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께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그 가슴 벅차 오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짧은 승계과정을 거친 젊은 지도자.

선대의 후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4년간 35개의 김정일 동상과 250여개가 넘는 김일성-김정일 기념탑을 제작토록 했다.

그리고 그 선봉엔 북한 혁명미술창작의 산실이라 불리며 수많은 우상화 작품들을 제작하는 만수대 창작사가 있다.

[조선중앙TV/2013년 : "만수대창작사 일꾼들과 창작가, 종업원들이 당의 문예 전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분발하여 수령 형상 창작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며..."]

김 위원장 역시 집권 초부터 만수대창작사를 직접 방문하며 이곳 예술인들을 각별히 챙겼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우상화물 제작 만수대창작사가 많이 맡아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아주 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죠. 동상 제작이라고 할지 왕궁 건설이라고 할지 그리고 우상화 관련된 독재 체제 그 선전선동물을 만드는 최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최대 규모의 미술 창작 단체인 만수대 창작사.

천리마 동상 제작을 시작으로 1959년 설립돼 올해 60년을 맞은 만수대 창작사는 만수대 대기념비와 삼지연 대기념비, 평양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 북한을 대표하는 작품에 참여했다.

현재는 천 여명의 미술인들이 조선화, 유화, 공예, 조각 등 여러분야로 세분화 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인들이 단위를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이른바 집체 창작을 한다는 것이다.

적게는 두 세 명부터 많게는 이삼십 명에 이르기까지.

집단으로 진행되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처럼 완벽한 통일감과 조화를 이루어 내는 집체 창작 작품들.

지난해 광주 비엔날레에 초청된 북한 작품 중에서도 7명의 작가가 함께 그려낸 대형 집체화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사실 북한에 이런 대형 창작 또는 공동 창작집체 창작이라고 하는 것들을 사회주의 예술이정착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긴 시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수대창작사 역시 몇십년 동안의 그런 노하우들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아마 이런 형태의 공동 창작과 집체 창작은 북한에서만 볼 수가 있는 고유한 형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만수대 창작사의 집단적인 창작 방법은 외화벌이에도 활용되고 있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2010년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맞아 완공한‘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려 2700만 달러, 우리 돈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

그런데 완공을 앞둔 당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북한 노동자였다.

[세네갈 파견 북한 근로자 : "(북한에서 왔나요?) 네. 북한에서..."]

높이만 49미터, 미국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더 높은 이 동상이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인 것이다.

[세네갈 측 건축회사 대표 :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아이디어를 그들의 기술로 실현한다는 겁니다. 대형 청동 조각상은 오직 북한인들만 제조 방법을 압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들은 최고입니다."]

지난 2015년 개관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박물관에도 만수대 창작사가 진출했다.

박물관에 들어 서자 말을 거는 한 남성.

[북한 박물관 직원 : "조선말 하세요? 우리 조선말 안내를 붙여드릴까요? (그럼 저희는 좋죠.) 어이. 여기 동지들 왔는데 나와서 안내 좀 해주지?"]

1층에는 앙코르와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형이 전시돼있고, 한 층을 더 오르자 만수대 창작사 소속 예술가 60여 명이 3년 넘게 그렸다는 초대형 벽화가 펼쳐졌다.

[북한 박물관 직원 : "만수대창작사라고 아십니까? 거기 선생님들이 제일 많이 왔었는데, 2012년부터 공사를 들어갔단 말입니다."]

일부 예술가들은 박물관 완공 뒤에도 그대로 남아 그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북한 박물관 직원 : "만수대 창작사에서 직접 나와 있으니까 그렇지, 우리 위탁으로 들어가 있는 베이징 다른 전시관에는 굉장히 비싼... 만 불을 넘어간단 말입니다."]

특히 이 박물관의 경우 박물관 수입을 받는 조건으로 280억 원을 투자해 만수대 창작사를 통한 보다 적극적인 외화 벌이가 시작됐음을 짐작케 했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결국 경제상황입니다. 동부권이 붕괴가 되고 북한의 외화난이 가중되고 또 외화로 벌어들일 수 있는 원천들이 고갈되기 시작했기때문에 결국 팔 수 있는 건 다 팔자 해서 결국 우상화물 수출 미술품 이런 거 판매 이런 게 한몫을 하게 됐죠. 1년에 수천만 달러 정도는 벌어들인다. 최소한 이렇게 평가할 수 있고요.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이 결국은 선전선동부를 통해서 북한 지도부의 금고에 들어간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로 만수대 창작사 활동에도 재동이 걸리게 된다.

미국 재무부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을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유엔 안보리 역시 2017년 8월 이 회사를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재의 효과는 미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띄는 대형 동상이나 건축물은 몰라도 미술품과 같은 소규모 예술품은 그 거래를 막기 힘들 것이란 거다.

[리 귀난/중국 미술대학 교수 : "많은 사람들이 (예술)노동자 수출이 중단된다, 10월에 중단 된다. 그런 말을 많이 하는 데, 지금까지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제재 후에) 그림이 덜 팔린다 또는 더 팔린다 그런 관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과 같이 판매되고 있고 지금까지 다른 점은 없습니다."]

실제 세네갈 정부는 지난해 초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통해 만수대 창작사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론 이름을 바꾼 뒤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중 접경지역을 통한 작품 거래도 막기엔 역부족이다.

단둥 시내의 한 유명 화가 작업실.

북한 최고 인민예술가나 공훈예술가들이 그린 미술품들이 벽면 가득 걸려 있다.

작품들은 각종 전시회 등을 통해 중국 애호가들에게 팔려나간다.

심지어 10여 명의 북한 화가들이 별도 작업실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쑨용/중국 단둥문화연합회 부주석/화가 : "북한 미술품들은 구소련 초기의 예술 창작과 중국의 미술 사조, 그리고 민족성이 결합돼 있어서 중국에서 매우 환영받고 있습니다."]

압록강변의 북한 미술품 전시회장.

이곳에도 북한 화가가 그린 인물화와 풍경화 수백 점이 전시돼 있었다.

우리 돈으로 수백 만원에서 최고 4천 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작품들이다.

단둥 시내 골동품 상가만도 이러한 북한 미술품 전문 화랑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북한 미술품 판매상 : "(여기서 제일 비싼 게 얼마인가요?) 80만 위안, 100만 위안 짜리도 있고요. 윗쪽은 모두 원로 화가 작품들인데 유작은 굉장히 비싸요."]

중국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북한 미술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주의 미술을 제작하고 있다는 희소성과 예술품 제재라는 모호한 기준 속에서 북한 당국의 만수대 창작사 활용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선전화 같은 포스터 같은 경우에도 보면 전세계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풍을 가지고 있고요. 사회주의 지금은 지구상에 거의 없어진 사라진 사회주의의 초기 모델들이나 미술형태에 남아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관심 이런 수요들 꽤 많이 남아있는 것이죠."]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미술작품 창작하고 우상화물 창작하는데 이게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연관성이 있겠는지 그다음에 이런 것들까지 우리가 어떻게 문화활동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예술작품 활동으로. 그것을 어떻게 제재할지 공감대 형성하는것도 참 난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100% 우리가 제재를 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보기는 거 어려울 거 같습니다."]

베이징 789 예술구에 위치한 ‘조선만수대창작사 베이징 미술관' 류경호텔과 려명거리 등 북한 건축물을 그린 최근 작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나이 지긋한 화가는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이 세계시장에 선 보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지진태/만수대창작사 : "더 잘 그려서 우리 인민 뿐 아니라 세계 인민들에게 나아가서 관광도 하고 친선의 지류를 해 나가면서 이렇게 해 나가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 하기 위해서 붓을 놀리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술 공장이라 불리며 독특한 집체 미술을 선보이는 만수대 창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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