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中 미세먼지 비상…언제쯤 사라질까?

입력 2019.12.14 (21:39) 수정 2020.01.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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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 동북부 지역에 WHO 환경기준 20배에 가까운 초미세먼지가 덮쳐왔습니다.

얼마나 짙었는지, 베이징 자금성의 모습이 거의 형체만 분간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닷새 동안 이어진 이 스모그는 강한 바람과 함께 일부는 한반도로 날아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푸른 하늘을 만들겠다며 강력한 환경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요?

강민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잿빛 미세먼지에 갇힌 베이징 자금성입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황금빛 유리 기와 지붕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108층 시틱 타워도 희뿌연 미세먼지에 갇혀버렸습니다.

공기질 지수는 베이징 234, 텐진 246, 스자좡 202, 지난과 선양도 20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초미세먼지 기준으로 보면 WHO 대기질 기준의 20배에 근접합니다.

중국 정부는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이 석탄이라고 봤습니다.

중국 정부가 석탄 보일러를 가스 보일러로 바꾸는 이른바 메이가이치 정책에 주력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천쑹시/베이징대학교 교수 : "(이미 베이징은)2014년부터 발전과 난방을 천연가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베이와 주변 지역도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으로 가스 보일러를 놔주는 정책인데, 2017년 시행 첫해부터 의욕만 앞세우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가스 부족 사태가 벌어져 많은 이들이 추위에 떨었습니다.

["(왜 교실 안에서 수업을 안해요?) 바깥이 더 따뜻해서요. (교실 안이 더 춥다는 거에요?) 네."]

가스 수요 예측 실패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농촌 마을인 허베이성의 롼난현.

이 시골 마을에 가스관이 설치된 것은 이번 겨울 시작된 지난 11월 초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스 난방 못하고 갈탄을 쓰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들어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천연가스가 부족해 가스관만 설치됐을 뿐 가스 공급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예전방식 대로 갈탄을 사용해 밥을 짓고,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루추이펑 : "바로 가스도 들어올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서 아주 실망스러워요. 빨리 가스가 공급됐으면 좋겠어요."]

중국 정부는 뒤늦은 지난 2일에서야 러시아로부터 중국 동부 쪽으로 시베리아 파워라 불리는 가스관을 하나 끌어왔습니다만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호주 등으로부터 액화 천연가스도 사들이고 있지만, 저장 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등 실수 투성입니다.

베이징을 중심으로 허베이와 톈진, 산둥, 산시, 허난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메이가이치 사업이 난항에 빠졌습니다.

당초 1200만 가구 개조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750만 가구 정도에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스 보일러로 개조한 곳에서도 문제가 터져 나옵니다.

이 마을은 정부 시책에 따라 가스 보일러로 교체가 완료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가스 계량기를 보면 사용량이 거의 없습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설치한 가스 보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두차오시아 : "보일러는 11월에 다 설치가 됐지만 갈탄에 비해 너무 비싸요. 시골에선 갈탄 가격이 현실적이지, 가스 가격은 감당이 안됩니다."]

가스가 부족해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이 문제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가스 보일러 설치 비용 뿐만 아니라 가스 비용도 절반 가량을 보조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탄에 비하면 여전히 비쌉니다.

갈탄은 연소되면서 일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등 오염 물질을 엄청나게 뿜어 냅니다.

가족의 건강에도 환경에도 유해한 것을 알면서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 중국 농촌 지역의 현실입니다.

산업용 석탄 사용도 예전에 비해서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허베이성 한단의 철강 공장 밀집 지대를 찾아갔습니다.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된 엄청난 석탄때문에 이곳의 공기에선 매캐한 냄새가 납니다.

가로수와 차량 등 온 도시는 이렇게 검은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철강 생산량을 전년 대비 절반으로 감축하라고 강제하면서 많은 군소 철강회사를 강제 폐업시키는 등 환경 우선 정책을 써왔습니다.

[철강회사 관계자 : "(2년 전에)고로가 3개였는데 1개로 합쳤어요. 그래서 일꾼도 5천 명에서 2천 명으로 줄었어요. 환경 단속때문에..."]

하지만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이 진행된 이후부터는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분위깁니다.

지난해에는 5% 감축 목표를 3%로 수정했고, 올해엔 5.5% 감축 목표를 4%로 다시 완화했습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에서는 아직 메이가이치 사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난방 연료로 옥수숫대를 태우고, 논이나 밭을 태우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완전히 해결하기 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어보이는 이윱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추세로 봤을 때 중국의 하늘이 맑아지고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중국은 2017년 대기질 개선 5개년 계획 목표를 정확하게 달성했고, 이제는 또 다른 5개년 계획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허베이에서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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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中 미세먼지 비상…언제쯤 사라질까?
    • 입력 2019-12-14 22:17:28
    • 수정2020-01-04 15:23:1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최근 중국 동북부 지역에 WHO 환경기준 20배에 가까운 초미세먼지가 덮쳐왔습니다.

얼마나 짙었는지, 베이징 자금성의 모습이 거의 형체만 분간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닷새 동안 이어진 이 스모그는 강한 바람과 함께 일부는 한반도로 날아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푸른 하늘을 만들겠다며 강력한 환경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요?

강민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잿빛 미세먼지에 갇힌 베이징 자금성입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황금빛 유리 기와 지붕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108층 시틱 타워도 희뿌연 미세먼지에 갇혀버렸습니다.

공기질 지수는 베이징 234, 텐진 246, 스자좡 202, 지난과 선양도 20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초미세먼지 기준으로 보면 WHO 대기질 기준의 20배에 근접합니다.

중국 정부는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이 석탄이라고 봤습니다.

중국 정부가 석탄 보일러를 가스 보일러로 바꾸는 이른바 메이가이치 정책에 주력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천쑹시/베이징대학교 교수 : "(이미 베이징은)2014년부터 발전과 난방을 천연가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베이와 주변 지역도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으로 가스 보일러를 놔주는 정책인데, 2017년 시행 첫해부터 의욕만 앞세우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가스 부족 사태가 벌어져 많은 이들이 추위에 떨었습니다.

["(왜 교실 안에서 수업을 안해요?) 바깥이 더 따뜻해서요. (교실 안이 더 춥다는 거에요?) 네."]

가스 수요 예측 실패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농촌 마을인 허베이성의 롼난현.

이 시골 마을에 가스관이 설치된 것은 이번 겨울 시작된 지난 11월 초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스 난방 못하고 갈탄을 쓰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들어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천연가스가 부족해 가스관만 설치됐을 뿐 가스 공급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예전방식 대로 갈탄을 사용해 밥을 짓고,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루추이펑 : "바로 가스도 들어올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서 아주 실망스러워요. 빨리 가스가 공급됐으면 좋겠어요."]

중국 정부는 뒤늦은 지난 2일에서야 러시아로부터 중국 동부 쪽으로 시베리아 파워라 불리는 가스관을 하나 끌어왔습니다만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호주 등으로부터 액화 천연가스도 사들이고 있지만, 저장 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등 실수 투성입니다.

베이징을 중심으로 허베이와 톈진, 산둥, 산시, 허난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메이가이치 사업이 난항에 빠졌습니다.

당초 1200만 가구 개조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750만 가구 정도에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스 보일러로 개조한 곳에서도 문제가 터져 나옵니다.

이 마을은 정부 시책에 따라 가스 보일러로 교체가 완료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가스 계량기를 보면 사용량이 거의 없습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설치한 가스 보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두차오시아 : "보일러는 11월에 다 설치가 됐지만 갈탄에 비해 너무 비싸요. 시골에선 갈탄 가격이 현실적이지, 가스 가격은 감당이 안됩니다."]

가스가 부족해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이 문제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가스 보일러 설치 비용 뿐만 아니라 가스 비용도 절반 가량을 보조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탄에 비하면 여전히 비쌉니다.

갈탄은 연소되면서 일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등 오염 물질을 엄청나게 뿜어 냅니다.

가족의 건강에도 환경에도 유해한 것을 알면서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 중국 농촌 지역의 현실입니다.

산업용 석탄 사용도 예전에 비해서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허베이성 한단의 철강 공장 밀집 지대를 찾아갔습니다.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된 엄청난 석탄때문에 이곳의 공기에선 매캐한 냄새가 납니다.

가로수와 차량 등 온 도시는 이렇게 검은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철강 생산량을 전년 대비 절반으로 감축하라고 강제하면서 많은 군소 철강회사를 강제 폐업시키는 등 환경 우선 정책을 써왔습니다.

[철강회사 관계자 : "(2년 전에)고로가 3개였는데 1개로 합쳤어요. 그래서 일꾼도 5천 명에서 2천 명으로 줄었어요. 환경 단속때문에..."]

하지만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이 진행된 이후부터는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분위깁니다.

지난해에는 5% 감축 목표를 3%로 수정했고, 올해엔 5.5% 감축 목표를 4%로 다시 완화했습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에서는 아직 메이가이치 사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난방 연료로 옥수숫대를 태우고, 논이나 밭을 태우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완전히 해결하기 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어보이는 이윱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추세로 봤을 때 중국의 하늘이 맑아지고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중국은 2017년 대기질 개선 5개년 계획 목표를 정확하게 달성했고, 이제는 또 다른 5개년 계획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허베이에서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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