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경악! 이게 수사였다니

입력 2019.12.18 (07:43) 수정 2019.12.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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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80년대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른바 화성연쇄살인사건... 경찰이 30여년 만에 공식 사건명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바꿨습니다. 이춘재가 자백한 14건 살인사건 모두를 경찰 역시 그의 범행으로 최종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나간 일이라곤 해도 당시 수사가 이 정도 수준이었나,,,경악하게 됩니다.

먼저 부실수사를 넘어 수사 조작까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이춘재 8차 사건입니다.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옥살이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누구 것인가를 밝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조작이라 하고, 경찰에선 감정 오류일 뿐이라고 하는데 그 결과는 한 사람의 억울한 옥고였습니다. 이 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각종 가혹행위도 있었습니다. 꼬리를 무는 살인사건에 괴담마저 퍼지던 때,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 쫓기던 경찰이 '누구라도 범인으로 만들고 보자' 했음이 이제야 밝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실종자의 유골을 발견하고도 못본 척하면서 살인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묻어버린 겁니다. 이춘재가 자백했던 1989년 초등생 실종사건입니다. 하굣길에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8살 김모양이 실종됐습니다. 이를 수사하던 경찰이 줄넘기줄에 두 손이 묶인 유골을 발견하고도 사건을 덮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30년이 지나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실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등 8명을 입건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누구 하나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진실은 밝혀야 합니다. 누가, 왜,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했는지, 무고한 사람을 어떻게 범인으로 몰았는지,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달래는 길입니다. 우리 검경과 사법부가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진실을 끝까지, 낱낱이 규명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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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경악! 이게 수사였다니
    • 입력 2019-12-18 07:45:26
    • 수정2019-12-18 0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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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익 해설위원

80년대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른바 화성연쇄살인사건... 경찰이 30여년 만에 공식 사건명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바꿨습니다. 이춘재가 자백한 14건 살인사건 모두를 경찰 역시 그의 범행으로 최종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나간 일이라곤 해도 당시 수사가 이 정도 수준이었나,,,경악하게 됩니다.

먼저 부실수사를 넘어 수사 조작까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이춘재 8차 사건입니다.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옥살이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누구 것인가를 밝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조작이라 하고, 경찰에선 감정 오류일 뿐이라고 하는데 그 결과는 한 사람의 억울한 옥고였습니다. 이 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각종 가혹행위도 있었습니다. 꼬리를 무는 살인사건에 괴담마저 퍼지던 때,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 쫓기던 경찰이 '누구라도 범인으로 만들고 보자' 했음이 이제야 밝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실종자의 유골을 발견하고도 못본 척하면서 살인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묻어버린 겁니다. 이춘재가 자백했던 1989년 초등생 실종사건입니다. 하굣길에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8살 김모양이 실종됐습니다. 이를 수사하던 경찰이 줄넘기줄에 두 손이 묶인 유골을 발견하고도 사건을 덮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30년이 지나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실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등 8명을 입건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누구 하나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진실은 밝혀야 합니다. 누가, 왜,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했는지, 무고한 사람을 어떻게 범인으로 몰았는지,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달래는 길입니다. 우리 검경과 사법부가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진실을 끝까지, 낱낱이 규명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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