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갑질에 조사방해까지…현대중공업 200억 과징금

입력 2019.12.18 (17:11) 수정 2019.12.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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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납품가를 내리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 이른바 '갑질'이죠. 현대중공업이 이런 행위를 하다가 공정위에 적발됐습니다.

피해업체가 200곳이 넘는데, 현대중공업은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폐기하기도 했습니다.

보도에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말 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 부품을 만드는 48개 업체를 한자리에 불러놓고 단가를 10% 내리라고 요구했습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적 구조조정이 있을 거란 압박이 있었고, 업체들은 모두 합쳐 51억 원을 내려줬습니다.

하도급법 위반 행위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또 설계도면을 늦게 주거나 변경하면서 추가 공사를 요청하고, 애초 계약보다 적은 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현대중공업이 실제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생산부서가 요청한 대금의 4분의 1에 그쳤습니다.

하도급 갑질의 원인으로 꼽히는 '선 시공 후 계약' 관행도 만연해 207개 업체가 5만여 건의 작업을 하며 계약서를 열흘 가까이 늦게 받았습니다.

이것도 모두 하도급법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에 208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회사 분할로 법적 책임을 물려받은 한국조선해양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미리 컴퓨터 100여 대와 200개가 넘는 하드디스크를 조직적으로 숨기거나 폐기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가 입수한 CCTV에는 직원들이 다급하게 컴퓨터를 옮기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회사에 1억 원, 실무 직원 2명에 2천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또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함께 조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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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도급 갑질에 조사방해까지…현대중공업 200억 과징금
    • 입력 2019-12-18 17:15:32
    • 수정2019-12-18 17: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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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납품가를 내리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 이른바 '갑질'이죠. 현대중공업이 이런 행위를 하다가 공정위에 적발됐습니다.

피해업체가 200곳이 넘는데, 현대중공업은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폐기하기도 했습니다.

보도에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말 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 부품을 만드는 48개 업체를 한자리에 불러놓고 단가를 10% 내리라고 요구했습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적 구조조정이 있을 거란 압박이 있었고, 업체들은 모두 합쳐 51억 원을 내려줬습니다.

하도급법 위반 행위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또 설계도면을 늦게 주거나 변경하면서 추가 공사를 요청하고, 애초 계약보다 적은 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현대중공업이 실제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생산부서가 요청한 대금의 4분의 1에 그쳤습니다.

하도급 갑질의 원인으로 꼽히는 '선 시공 후 계약' 관행도 만연해 207개 업체가 5만여 건의 작업을 하며 계약서를 열흘 가까이 늦게 받았습니다.

이것도 모두 하도급법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에 208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회사 분할로 법적 책임을 물려받은 한국조선해양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미리 컴퓨터 100여 대와 200개가 넘는 하드디스크를 조직적으로 숨기거나 폐기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가 입수한 CCTV에는 직원들이 다급하게 컴퓨터를 옮기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회사에 1억 원, 실무 직원 2명에 2천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또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함께 조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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