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하겠네, 자식한테도 무시당할걸”…어느 콜센터 직원의 호소

입력 2019.12.24 (06:38) 수정 2019.12.24 (06: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감정노동자 보호법,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콜센터 상담원들의 열악한 처우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막무가내 친절에 높은 성과달성을 요구받다 보면 괴롭힘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기 쉽다고 하는데요.

변진석 기자가 한 콜센터 상담원의 눈물어린 호소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질문은 조심스러웠고, 답변은 담담했습니다.

하지만 상사의 폭언을 옮길 땐 금세 무너졌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사람들이 말 한마디에 왜 죽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저는 그 느낌을 몰랐는데 제가 당해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나씩 직접 들어봤습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사무실 : "나 참 환장하겠네 XX... XX... 한 달 된 애보다 더 못하고 있어. 몇 년 차인지 얘기하기도 부끄러워 *지겠네, 진짜."]

동료들 듣는 앞인데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사무실 : "환장하겠네. 미쳤다고 지금 (제품이) 3년이 넘은 거 교환 환불 얘기를 하는데 (A씨는) 헛소리를 하고 있어요."]

폭언은 일상이었습니다.

바로 뒷 자리에 앉아 상담을 엿듣기 때문입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 사무실 : "내가 X... 심장 부정맥이 있어가지고. 부정맥이 와서 쓰러지면 당신이 나 책임져요. 아오, 진짜 환장하겠네."]

"월급 주기 아깝다", "자식한테도 무시당할 거다", "그만 둘 때까지 괴롭히겠다", 지난 9월엔 고객 응대 부문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를 더더욱 모르겠다는 겁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파트장하고 얘기를 하면 손이 막 저리고 숨을 못 쉬겠고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거예요."]

이 사람과 격리해달라, 윗선에 호소도 해봤지만, 돌아온 건 더 큰 상처였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당신이 오버하는 거 아니냐. 네가 요청한 걸 해 줄수 없다."]

KBS가 회사에 입장을 물었습니다.

조사중이라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여성 직원들 사이에 감정이 살짝 올라간 정도의 일"

한때 생을 놓아 버릴 생각도 했다던 A 씨.

이내 마음을 다잡고, KBS를 찾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고, 저는 저의 인권을 찾고 싶어요."]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환장하겠네, 자식한테도 무시당할걸”…어느 콜센터 직원의 호소
    • 입력 2019-12-24 06:44:10
    • 수정2019-12-24 06:45:53
    뉴스광장 1부
[앵커]

감정노동자 보호법,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콜센터 상담원들의 열악한 처우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막무가내 친절에 높은 성과달성을 요구받다 보면 괴롭힘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기 쉽다고 하는데요.

변진석 기자가 한 콜센터 상담원의 눈물어린 호소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질문은 조심스러웠고, 답변은 담담했습니다.

하지만 상사의 폭언을 옮길 땐 금세 무너졌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사람들이 말 한마디에 왜 죽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저는 그 느낌을 몰랐는데 제가 당해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나씩 직접 들어봤습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사무실 : "나 참 환장하겠네 XX... XX... 한 달 된 애보다 더 못하고 있어. 몇 년 차인지 얘기하기도 부끄러워 *지겠네, 진짜."]

동료들 듣는 앞인데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사무실 : "환장하겠네. 미쳤다고 지금 (제품이) 3년이 넘은 거 교환 환불 얘기를 하는데 (A씨는) 헛소리를 하고 있어요."]

폭언은 일상이었습니다.

바로 뒷 자리에 앉아 상담을 엿듣기 때문입니다.

[파트장/음성변조/올해 10월 사무실 : "내가 X... 심장 부정맥이 있어가지고. 부정맥이 와서 쓰러지면 당신이 나 책임져요. 아오, 진짜 환장하겠네."]

"월급 주기 아깝다", "자식한테도 무시당할 거다", "그만 둘 때까지 괴롭히겠다", 지난 9월엔 고객 응대 부문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를 더더욱 모르겠다는 겁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파트장하고 얘기를 하면 손이 막 저리고 숨을 못 쉬겠고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거예요."]

이 사람과 격리해달라, 윗선에 호소도 해봤지만, 돌아온 건 더 큰 상처였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당신이 오버하는 거 아니냐. 네가 요청한 걸 해 줄수 없다."]

KBS가 회사에 입장을 물었습니다.

조사중이라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여성 직원들 사이에 감정이 살짝 올라간 정도의 일"

한때 생을 놓아 버릴 생각도 했다던 A 씨.

이내 마음을 다잡고, KBS를 찾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콜센터 상담원 A씨/음성변조 :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고, 저는 저의 인권을 찾고 싶어요."]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