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남매의 난’ 발발?…조현아의 공개 비난

입력 2019.12.24 (08:15) 수정 2019.12.24 (09: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첫째 조현아, 둘째 조원태, 셋째 조현민.

지난 4월 별세한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입니다.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등 조현아, 조현민 두 사람의 잇따른 갑질 논란으로 세간에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오르내렸습니다.

그런데 이들 집안이 다시 한 번 시끄러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족 간 '내분'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 비난하고 나선 겁니다.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화합해서 공동 경영하라는 아버지 고 조양호 회장의 뜻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조 회장이 총수가 된 것도 합의한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속인 중 한 명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도 했습니다.

동생을 향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겁니다.

알려진대로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후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총수가 됐죠.

조 전 부사장은 돌연 왜 이런 입장을 낸 걸까요.

일각에선 사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고 조양호 회장이 자식들의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별세했기 때문입니다.

고 조양호 회장은 후계자를 확실히 지명하지 않았고, 또 자녀들이 각각 어떤 계열사를 맡을지도 정해주지 않고 별세했습니다.

조양호 회장 별세 당시 조원태 회장, 이렇게 이야기했었죠.

[조원태/한진그룹 회장/지난 4월 :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 별세 후 한진그룹의 회장 자리는 한동안 공석 상태가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가 바뀌었다는 서류를 내야 하는데, 한진그룹은 '내부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서류를 내지 못합니다. 들어보시죠.

[김성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하였습니다."]

이처럼 내분 조짐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불만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거죠.

조 전 부사장은 현재까지 1년 7개월 동안 한진그룹 내 직함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등으로 얼마 못가 다시 자리에서 물러나고 맙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양호 회장 별세 후 곧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조 회장 별세 후 지금까지 복귀하지 못하자 마침내 불만을 드러낸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은 단순 계산해봐도 600억에 이르는 한진그룹 지분을 받은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아무 자리도 맡지 못해서 이 상속세 부담도 이유가 될 것이란 추측까지 나옵니다.

조현아, 조원태 두 사람의 갈등은 앞으로 조 씨 일가의 그룹 경영을 어렵게 할 지도 모릅니다.

조 씨 3남매와 어머니 이명희 씨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각각 5~6%씩 차지한 상황이어서 가족끼리 단합하지 않으면 다른 대주주들에게 회사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원태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은 일단 진화에 나섰습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이라며 회사 경영 안정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처럼 한진그룹 상황이 복잡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 지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 회장의 임기가 끝날 때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말씀드린대로 가족들의 도움이 없다면 조 회장은 경영권 유지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이번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개 불만이 내년 주총에서의 반대표를 미리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부사장의 불만을 잠재우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조짐을 보인 남매의 난이 본격화될까요?

친절한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진그룹 ‘남매의 난’ 발발?…조현아의 공개 비난
    • 입력 2019-12-24 08:16:24
    • 수정2019-12-24 09:52:10
    아침뉴스타임
첫째 조현아, 둘째 조원태, 셋째 조현민.

지난 4월 별세한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입니다.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등 조현아, 조현민 두 사람의 잇따른 갑질 논란으로 세간에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오르내렸습니다.

그런데 이들 집안이 다시 한 번 시끄러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족 간 '내분'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 비난하고 나선 겁니다.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화합해서 공동 경영하라는 아버지 고 조양호 회장의 뜻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조 회장이 총수가 된 것도 합의한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속인 중 한 명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도 했습니다.

동생을 향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겁니다.

알려진대로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후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총수가 됐죠.

조 전 부사장은 돌연 왜 이런 입장을 낸 걸까요.

일각에선 사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고 조양호 회장이 자식들의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별세했기 때문입니다.

고 조양호 회장은 후계자를 확실히 지명하지 않았고, 또 자녀들이 각각 어떤 계열사를 맡을지도 정해주지 않고 별세했습니다.

조양호 회장 별세 당시 조원태 회장, 이렇게 이야기했었죠.

[조원태/한진그룹 회장/지난 4월 :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 별세 후 한진그룹의 회장 자리는 한동안 공석 상태가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가 바뀌었다는 서류를 내야 하는데, 한진그룹은 '내부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서류를 내지 못합니다. 들어보시죠.

[김성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하였습니다."]

이처럼 내분 조짐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불만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거죠.

조 전 부사장은 현재까지 1년 7개월 동안 한진그룹 내 직함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등으로 얼마 못가 다시 자리에서 물러나고 맙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양호 회장 별세 후 곧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조 회장 별세 후 지금까지 복귀하지 못하자 마침내 불만을 드러낸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은 단순 계산해봐도 600억에 이르는 한진그룹 지분을 받은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아무 자리도 맡지 못해서 이 상속세 부담도 이유가 될 것이란 추측까지 나옵니다.

조현아, 조원태 두 사람의 갈등은 앞으로 조 씨 일가의 그룹 경영을 어렵게 할 지도 모릅니다.

조 씨 3남매와 어머니 이명희 씨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각각 5~6%씩 차지한 상황이어서 가족끼리 단합하지 않으면 다른 대주주들에게 회사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원태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은 일단 진화에 나섰습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이라며 회사 경영 안정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처럼 한진그룹 상황이 복잡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 지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 회장의 임기가 끝날 때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말씀드린대로 가족들의 도움이 없다면 조 회장은 경영권 유지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이번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개 불만이 내년 주총에서의 반대표를 미리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부사장의 불만을 잠재우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조짐을 보인 남매의 난이 본격화될까요?

친절한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