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한일 정상회담…‘수출 규제’ 돌파구 찾나

입력 2019.12.24 (18:07) 수정 2019.12.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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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양국 정상이 오늘 중국에서 만났죠.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에 나선 뒤 첫 정상회담입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반년 동안 이어져 온 양국 통상갈등도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산업과학부 정연우 기자와,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통상갈등, 어떤 과정을 거쳐왔고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일본의 수출규제는 지난 7월초였죠. 갑자기 발표가 됐습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일본의 기습 발표에 상당히 당황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기 쉽게 표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일단, 일본이 7월 1일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를 했고요.

이어서 한 달 뒤 8월 7일.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가, 그러니까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시행령을 공포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일본 수출규제가 양국 통상갈등으로 사태가 번집니다.

처음엔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부심하던 우리 정부도 맞대응 카드를 내놓기 시작한건데요.

8월 12일, 이번엔 우리나라가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 28일엔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을 실제로 시행했고요.

9월로 접어들자, 11일에 우리나라가 WTO에 일본 수출규제 문제를 제소합니다.

이어서 우리나라도 일본 백색국가 제외를 시행합니다.

[앵커]

이때가 양국 통상갈등이 정점을 찍었던 때죠?

[기자]

네, 맞습니다.

8월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청와대가 발표하기도 했었고요.

양국 통상갈등이 국민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선 일본으로 여행 안간다, 일본제품 안쓴다.

불매 운동이 불 붙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수치로도 확인이 됐었는데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일본산 맥주, 아예 안팔리기도 했습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서 일본산 맥주의 한국 수출 실적이 '0'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때만 해도 통상갈등이 해결되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 싶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많이 달라요.

[기자]

네, 11월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는데요.

한 번 더 표를 보시죠.

11월 22일에 정부가 일본과 협의가 있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그리고 WTO제소 절차를 정지한다고 전격 발표합니다.

이어서 이달 들어서는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였죠, 한일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열였고요.

최근에는 일본이 처음 수출규제에 나섰던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가운데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열린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먼저 긍정적 신호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었죠.

[기자]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발표가 돼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높였였죠.

그런데, 사실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지만, 기업들 크게 의미를 두진 않았습니다.

포토레지스트라는게, 반도체 기본 소재인 둥근 판, 웨이퍼 위에 천천히 흘리는 이 액체인데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데 필요한 필수 약품입니다.

지난 7월,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설 때만 해도 일본산 의존도가 100%가까이 된다고 알려졌고, 대체품 개발까지 최소 1년 넘게 걸릴 걸로 보여서 우려가 컸었는데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벨기에서 수입하는 포토레지스트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수입선 다변화가 이뤄졌고,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밝히는 등 다른 품목보다 '탈일본'의 속도가 가장 빨랐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미 6건에 대해 수출 허가를 내주기도 했었고요.

그러니 일본이 생색내기용 수출규제 완화를 했다 그런 평가가 나왔던 거죠.

산업부도 근본 해결책이 못된다 이렇게 평가했고, 반도체 기업과 전문가들도 반도체 생산에 이미 영향을 안받고 있었던 상황인지라, 이제 와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일본산만 쓸 일도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6개월 동안 한일 양국이 오랜 갈등을 겪었는데요.

다행히 오늘 회담에서의 양국 정상의 메시지는 긍정적이네요.

[기자]

네, 마주 앉은 양국 정상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아베 총리는 수출관리정책은 수출 당국간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화답을 했습니다.

정상들이 의지를 보인 만큼 이제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이 본격적인 통상갈등 출구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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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한일 정상회담…‘수출 규제’ 돌파구 찾나
    • 입력 2019-12-24 18:14:00
    • 수정2019-12-24 20: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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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양국 정상이 오늘 중국에서 만났죠.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에 나선 뒤 첫 정상회담입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반년 동안 이어져 온 양국 통상갈등도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산업과학부 정연우 기자와,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통상갈등, 어떤 과정을 거쳐왔고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일본의 수출규제는 지난 7월초였죠. 갑자기 발표가 됐습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일본의 기습 발표에 상당히 당황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기 쉽게 표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일단, 일본이 7월 1일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를 했고요.

이어서 한 달 뒤 8월 7일.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가, 그러니까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시행령을 공포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일본 수출규제가 양국 통상갈등으로 사태가 번집니다.

처음엔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부심하던 우리 정부도 맞대응 카드를 내놓기 시작한건데요.

8월 12일, 이번엔 우리나라가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 28일엔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을 실제로 시행했고요.

9월로 접어들자, 11일에 우리나라가 WTO에 일본 수출규제 문제를 제소합니다.

이어서 우리나라도 일본 백색국가 제외를 시행합니다.

[앵커]

이때가 양국 통상갈등이 정점을 찍었던 때죠?

[기자]

네, 맞습니다.

8월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청와대가 발표하기도 했었고요.

양국 통상갈등이 국민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선 일본으로 여행 안간다, 일본제품 안쓴다.

불매 운동이 불 붙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수치로도 확인이 됐었는데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일본산 맥주, 아예 안팔리기도 했습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서 일본산 맥주의 한국 수출 실적이 '0'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때만 해도 통상갈등이 해결되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 싶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많이 달라요.

[기자]

네, 11월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는데요.

한 번 더 표를 보시죠.

11월 22일에 정부가 일본과 협의가 있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그리고 WTO제소 절차를 정지한다고 전격 발표합니다.

이어서 이달 들어서는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였죠, 한일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열였고요.

최근에는 일본이 처음 수출규제에 나섰던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가운데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열린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먼저 긍정적 신호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었죠.

[기자]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발표가 돼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높였였죠.

그런데, 사실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지만, 기업들 크게 의미를 두진 않았습니다.

포토레지스트라는게, 반도체 기본 소재인 둥근 판, 웨이퍼 위에 천천히 흘리는 이 액체인데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데 필요한 필수 약품입니다.

지난 7월,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설 때만 해도 일본산 의존도가 100%가까이 된다고 알려졌고, 대체품 개발까지 최소 1년 넘게 걸릴 걸로 보여서 우려가 컸었는데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벨기에서 수입하는 포토레지스트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수입선 다변화가 이뤄졌고,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밝히는 등 다른 품목보다 '탈일본'의 속도가 가장 빨랐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미 6건에 대해 수출 허가를 내주기도 했었고요.

그러니 일본이 생색내기용 수출규제 완화를 했다 그런 평가가 나왔던 거죠.

산업부도 근본 해결책이 못된다 이렇게 평가했고, 반도체 기업과 전문가들도 반도체 생산에 이미 영향을 안받고 있었던 상황인지라, 이제 와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일본산만 쓸 일도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6개월 동안 한일 양국이 오랜 갈등을 겪었는데요.

다행히 오늘 회담에서의 양국 정상의 메시지는 긍정적이네요.

[기자]

네, 마주 앉은 양국 정상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아베 총리는 수출관리정책은 수출 당국간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화답을 했습니다.

정상들이 의지를 보인 만큼 이제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이 본격적인 통상갈등 출구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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