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日 외무성 “방중 앞둔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피해야”

일본 외무성 측이 30여 년 전에도 다케시타 노보루 당시 일본 총리에게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말라는 의견을 낸 것이 일본 정부의 외교 문서로 파악됐습니다.

나카지마 도시지로 당시 주중 일본대사는 1988년 8월 중국 방문을 앞둔 다케시타 당시 총리에게 "방중 직전이라는 것도 있으니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절대 피하면 좋겠다"고 중국 정세와 중일 관계에 관해 설명한 같은 해 3월 2일 자 문서에서 이같이 요청했다고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나카지마 당시 대사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함께 단체로 참배하는 방식도 좋지 않다며 참배하지 말 것을 강하게 권고한 것이 전날 공개된 일본 외무성의 기밀 해제 문서에서 드러났습니다.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전후 일본 총리가 가운데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처음으로 공식 참배해 중일 관계가 매우 악화한 상황에서 나카지마는 이같이 제언했습니다.

다케시타 노보루 당시 총리는 "그 점은 잘 이해하고 있다. 다만 절대 외부에 얘기하면 안 된다"고 반응했습니다.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회장까지 지낸 다케시타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자민당 우파 의원들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대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행위는 침략전쟁 등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행위로 여겨지며 중국, 한국,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외교 문서를 통해 드러난 내용에 비춰보면, 일본은 내각 수반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이웃 국가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수십 년 전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년 전인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