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기대 안 합니다”…직장인 세밑 ‘썰렁’

입력 2019.12.27 (08:12) 수정 2019.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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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직장인들은 연말 보너스를 받았거나 아니면 내년 초 보너스를 얼마나 받을 지 기대하는 시기죠.

미국에선 이런 회사도 있었습니다.

전 직원에게 예고도 없이 총 119억 원에 달하는 연말 깜짝 보너스를 선물한 겁니다.

미국 메릴랜드에 본부를 둔 한 부동산 회사 이야긴데요,

회사 송년 파티장에서 전 직원에게 1인당 평균 약 6천만 원의 보너스를 선물했습니다.

직원들, 당연히 좋아하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이 불황을 이유로 줄줄이 보너스 지급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는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정유업계입니다.

정유업계 직원들은 그동안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서 부러움을 샀는데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기본급의 10배를 줄 정도로 그야말로 잘 나갔지만.. 지난해에는 기본급의 3배 정도로 보너스 금액이 줄더니 올해는 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이야깁니다.

그렇다고해도 보너스 구경도 못 해보는 직장인들에겐 참 부러운 이야기지만, 그동안 정유업계의 보너스 금액을 생각해볼 때 직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이렇게 된 건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불황이었던데다 원유를 정제해 남는 이익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계에선 정유업계가 이 정도면 다른 업계는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너스 기대를 안 해야 한다고 하는데..이 말이 아예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예 성과급을 지급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먼저 LG디스플레이입니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보너스는 0원, 없습니다.

지난해에 연말 보너스로 기본급의 350%를 준 것과는 너무 다르죠. 중국이 저가 LCD 패널 물량을 쏟아내면서 경쟁력이 약화돼 LG디스플레이는 지금 연간 누적적자가 1조원에 달하는 상탭니다.

심지어 지난달엔 사무직 5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을 정돕니다.

항공업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한항공도 내년 초 보너스를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임원 수를 이미 30%가까이 줄이면서 실적 악화가 예고됐죠.

이번 달초엔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까지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최소 6천 억원은 돼야 보너스를 줄 수 있는데, 지금 영업이익이 1300억 원대에 불과해서 이런 상황라면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국내 항공업계는 저비용항공사에 외국항공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일본 노선 등은 축소되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까 이런 결과도 나옵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지난 16일에 직장인 8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더니 보너스를 받는다는 직장인은 36%, 그러니까 3명 중 한 명에 그쳤습니다.

기업들, 그만큼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건데, 이렇다보니 이런 기업도 나왔습니다.

쌍용자동차 이야기인데, 직원들 동의를 받아야하는 절차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노사는 회사가 어렵다며 보너스를 반납하기로 일단 합의했습니다.

회사의 판매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이뤄낸 겁니다.

쌍용차는 지난 9월도 직원 복지 중단을 합의한 적 있습니다.

깎고, 없애고, 반납하고.. 기업들은 이래저래 썰렁하고, 뒤숭숭한 세밑을 보내고 있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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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7 08:13:50
    • 수정2019-12-27 09: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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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직장인들은 연말 보너스를 받았거나 아니면 내년 초 보너스를 얼마나 받을 지 기대하는 시기죠.

미국에선 이런 회사도 있었습니다.

전 직원에게 예고도 없이 총 119억 원에 달하는 연말 깜짝 보너스를 선물한 겁니다.

미국 메릴랜드에 본부를 둔 한 부동산 회사 이야긴데요,

회사 송년 파티장에서 전 직원에게 1인당 평균 약 6천만 원의 보너스를 선물했습니다.

직원들, 당연히 좋아하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이 불황을 이유로 줄줄이 보너스 지급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는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정유업계입니다.

정유업계 직원들은 그동안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서 부러움을 샀는데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기본급의 10배를 줄 정도로 그야말로 잘 나갔지만.. 지난해에는 기본급의 3배 정도로 보너스 금액이 줄더니 올해는 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이야깁니다.

그렇다고해도 보너스 구경도 못 해보는 직장인들에겐 참 부러운 이야기지만, 그동안 정유업계의 보너스 금액을 생각해볼 때 직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이렇게 된 건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불황이었던데다 원유를 정제해 남는 이익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계에선 정유업계가 이 정도면 다른 업계는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너스 기대를 안 해야 한다고 하는데..이 말이 아예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예 성과급을 지급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먼저 LG디스플레이입니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보너스는 0원, 없습니다.

지난해에 연말 보너스로 기본급의 350%를 준 것과는 너무 다르죠. 중국이 저가 LCD 패널 물량을 쏟아내면서 경쟁력이 약화돼 LG디스플레이는 지금 연간 누적적자가 1조원에 달하는 상탭니다.

심지어 지난달엔 사무직 5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을 정돕니다.

항공업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한항공도 내년 초 보너스를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임원 수를 이미 30%가까이 줄이면서 실적 악화가 예고됐죠.

이번 달초엔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까지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최소 6천 억원은 돼야 보너스를 줄 수 있는데, 지금 영업이익이 1300억 원대에 불과해서 이런 상황라면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국내 항공업계는 저비용항공사에 외국항공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일본 노선 등은 축소되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까 이런 결과도 나옵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지난 16일에 직장인 8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더니 보너스를 받는다는 직장인은 36%, 그러니까 3명 중 한 명에 그쳤습니다.

기업들, 그만큼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건데, 이렇다보니 이런 기업도 나왔습니다.

쌍용자동차 이야기인데, 직원들 동의를 받아야하는 절차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노사는 회사가 어렵다며 보너스를 반납하기로 일단 합의했습니다.

회사의 판매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이뤄낸 겁니다.

쌍용차는 지난 9월도 직원 복지 중단을 합의한 적 있습니다.

깎고, 없애고, 반납하고.. 기업들은 이래저래 썰렁하고, 뒤숭숭한 세밑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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