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중도인출 급증…“집 살 돈이 부족해서”

입력 2019.12.28 (06:37) 수정 2019.12.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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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 연금을 중간에 정산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지난해 7만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3,40대 근로자들의 중도인출이 많았고, 가장 큰 이유는, 집 때문이었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40대 직장인 이 모 씨.

직장 생활 10년차에 퇴직연금 5천만 원을 미리 정산받았습니다.

노후자금이 걱정되긴 했지만 당장 집 살 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퇴직연금 중도 인출/음성변조 : "와이프랑 논의도 했는데 중도 정산하는 방법 말고는 딱히 뭐 방법이 없었죠. 제 동료들도 중도 정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이 씨처럼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사람은 지난해에만 7만2천 명.

2015년엔 3만명을 밑돌았는데 3년 만에 2.5배나 늘어난 겁니다.

가입자 수 자체가 늘기도 했지만, 그와 비교해도 가파른 증가셉니다.

금액도 3년전보다 2.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중도인출자의 74%가 30대와 40대에 집중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이었습니다.

주택구입이 35%로 가장 많았고, 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임차가 21%로, 절반 이상은 집 때문에 중간에 인출한 셈입니다.

대출규제가 강해지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퇴직연금으로 눈을 돌리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장기 요양을 이유로한 중도인출도 35%에 육박했습니다.

가족이 6개월간 요양해야 한다는 의사소견서만 있으면 돼,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진우/통계청 행정통계과장 :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 인출한 사람들이 2017년 대비 82% 이상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도적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정부는 노후자금 마련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내년부터는 요양비가 연봉의 12.5%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중도인출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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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연금 중도인출 급증…“집 살 돈이 부족해서”
    • 입력 2019-12-28 06:41:07
    • 수정2019-12-28 07: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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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 연금을 중간에 정산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지난해 7만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3,40대 근로자들의 중도인출이 많았고, 가장 큰 이유는, 집 때문이었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40대 직장인 이 모 씨.

직장 생활 10년차에 퇴직연금 5천만 원을 미리 정산받았습니다.

노후자금이 걱정되긴 했지만 당장 집 살 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퇴직연금 중도 인출/음성변조 : "와이프랑 논의도 했는데 중도 정산하는 방법 말고는 딱히 뭐 방법이 없었죠. 제 동료들도 중도 정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이 씨처럼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사람은 지난해에만 7만2천 명.

2015년엔 3만명을 밑돌았는데 3년 만에 2.5배나 늘어난 겁니다.

가입자 수 자체가 늘기도 했지만, 그와 비교해도 가파른 증가셉니다.

금액도 3년전보다 2.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중도인출자의 74%가 30대와 40대에 집중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이었습니다.

주택구입이 35%로 가장 많았고, 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임차가 21%로, 절반 이상은 집 때문에 중간에 인출한 셈입니다.

대출규제가 강해지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퇴직연금으로 눈을 돌리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장기 요양을 이유로한 중도인출도 35%에 육박했습니다.

가족이 6개월간 요양해야 한다는 의사소견서만 있으면 돼,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진우/통계청 행정통계과장 :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 인출한 사람들이 2017년 대비 82% 이상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도적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정부는 노후자금 마련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내년부터는 요양비가 연봉의 12.5%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중도인출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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