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신년사 임박…경계 태세 강화

입력 2019.12.28 (07:49) 수정 2019.12.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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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던 북한.

하지만 우려했던 군사적 도발은 없었습니다.

대북 감시 태세를 한층 강화한 미국과,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중국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하지만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남아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와 또 내년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내용이 향후 북미 관계의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날이지만, 서울과 워싱턴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성탄절을 맞이했습니다.

성탄절 선물이 무엇이 될지는 미국 결심에 달렸다는 북한의 경고 때문입니다.

북한의 경고가 고강도 도발, 즉 ICBM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로 해석되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습니다.

[스티븐 비건/미 대북정책특별대표/12월 16일 : "언제나 그랬듯이 성탄절이 평화를 위한 기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미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첨단 정찰기 4대를 이례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동시 출격시켜 북한을 정밀 감시했습니다.

더구나 위치식별장치를 모두 켜 민간 추적 사이트에 의도적으로 노출했습니다.

하지만 성탄절 전날에 이어 당일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을 떠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근처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차분한 휴일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성탄 선물로 미국을 위협한다고 해도 성공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습니다.

농담 섞인 답변도 내놨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12월 24일 :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니라 예쁜 꽃병 같은 선물을 보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아마도 꽃병을 받을 수도 있겠죠. 좋은 선물을 받게 될 수도 있고요. 당신들은 몰라요. 절대 모를 겁니다."]

미국 CNN은 이를 두고 북한의 불길하고 즐겁지 않은 약속에 대해 낙관적인 접근법을 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상응조치를 할 것이란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의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은 별 탈 없이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북미 대화가 복원되지 않고는 언제든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팽팽한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예정된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2일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 :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계속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습니다."]

눈여겨 볼 점은 참석자들의 변화입니다.

인민복을 입은 내각이나 당 간부 참석자는 줄어든 대신 군부 인사들의 수는 대폭 늘었습니다.

군부 엘리트 중심으로 군 조직을 재편했을 가능성과 함께 미국과의 협상 중단에 대비해 군사 조치들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자위적 국방력’강화 방안이 무엇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나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앞두고 향후 노선에 대한 구체적 메시지를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9년 신년사 :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애초 우려됐던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군사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란 분석이 나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신년사거든요. 그 앞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렇게 중요한 전략적 결정과 그것을 대외적으로 공포해야 되는 정치적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대놓고 먼저 행동을 하고 뒤에 그런 것들을 결정한다거나 논리적으로 정당화 한다는 것은 북한에 사실 지금까지 보여온 행동 패턴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거든요."]

여기에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내는 등 적극적인 개입 행보를 보이는 중국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지금 중국하고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해제 결의안을 제출해놓은 상태잖아요. 그런 게 하나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한테 직접 전화를 또 했단 말이죠. 게다가 한중일 정상회담을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 대통령하고 또 시진핑 주석하고 만나서 얘기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이렇게 전략적 도발을 하는 것은 북한한테 절대로 이익이 안 된다..."]

앞서 6개월 만에 시진핑 주석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습니다.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습니다."]

두 정상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는데, 청와대가 회담 직후 결의안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상 간의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와 중국을 지나 유럽을 잇는 철도 공동체를 재차 강조했고, 중국도 함께 할 용의가 있다며 화답했습니다.

중국이 6자 회담 재개 등을 내세우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뛰어들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만큼 북한도 연말 시한 행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12월 23일 : "(시 주석은)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한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에 일관된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내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전했습니다.

[12월 23일/한중 정상회담 :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합니다."]

정부가 우회적 소통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비핵화 대화의 촉진자 역할에 다시 고삐를 당기는 모습입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경 메시지를 발신한 뒤 북한이 수위를 조절해가며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가질 수 있는 영향력 그거는 굉장히 크다라고 봐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아, 이것은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우리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우리는 경제 제재 속에서 이렇게 살 수가 없으니 우리는 뭐 전략적도발을 통해서 미국으로 하여금 셈법을 바꿔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전략적 도발은 언제라도 가능하다라고 봐야죠."]

북한 노동신문은 세계 각국의 인공위성 발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싣고 평화적 우주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명분의 장거리 발사체를 쏘기 위해 이른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이 어떤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한 발사체 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과거에도 북한이 우주개발에 대해서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다 이런 표현을 종종 썼고요. 또 2012년부터는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것들을 만들어서 운용한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런 우주개발이라고 하는 전체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위성발사를 했다 라고 정당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 시한이 지나면서 북한의 외화확보는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10만 북한 노동자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송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안보리 결의 이행에 들어가면서 향후 대북 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입니다.

극동 개발 붐으로 고층 건물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사장에서 익숙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올리라우! 올리라우!"]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없이 위태로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밤 10시가 넘도록 야간작업도 이어집니다.

[북한 노동자 : "다른 나라 노동자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저녁 6시, 7시, 8시까지 일하면 끝나는데, 우리는 일하는 시간이 길기때문에. 10시, 11시까지 일할 때도 있고..."]

그런데 얼마 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엔 산더미 같은 이삿짐을 든 북한 노동자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 "(언제 가세요?) 오후 3시에. (음식은 맛있었어요? 괜찮아요? 라면이 입에 맞았어요?) 매운 거 좋아하잖아요, 조선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2년 안에 모두 귀국시키라는 유엔 대북제재 시한이 지난 22일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북중 접경지대 단둥에서는 문을 닫는 북한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고, 베이징 내 북한 식당들도 여성 종업원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베이징 평양은반관 종업원 : "(여기 계시던 분들 많이 들어가신 거 같네요?)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철수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편법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을 중국 정부가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제재에 강경한 미국과 제재 완화를 꾀하려는 북한 사이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또 해외 노동자 송환이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낄 새도 없이 한반도가 외교 안보 현안으로 격랑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내년 1월 1일 북한TV를 통해 흘러나올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내용에 따라 2020년 새해 한반도 정세의 출발선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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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8 07:59:33
    • 수정2019-12-28 0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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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던 북한.

하지만 우려했던 군사적 도발은 없었습니다.

대북 감시 태세를 한층 강화한 미국과,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중국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하지만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남아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와 또 내년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내용이 향후 북미 관계의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날이지만, 서울과 워싱턴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성탄절을 맞이했습니다.

성탄절 선물이 무엇이 될지는 미국 결심에 달렸다는 북한의 경고 때문입니다.

북한의 경고가 고강도 도발, 즉 ICBM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로 해석되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습니다.

[스티븐 비건/미 대북정책특별대표/12월 16일 : "언제나 그랬듯이 성탄절이 평화를 위한 기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미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첨단 정찰기 4대를 이례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동시 출격시켜 북한을 정밀 감시했습니다.

더구나 위치식별장치를 모두 켜 민간 추적 사이트에 의도적으로 노출했습니다.

하지만 성탄절 전날에 이어 당일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을 떠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근처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차분한 휴일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성탄 선물로 미국을 위협한다고 해도 성공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습니다.

농담 섞인 답변도 내놨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12월 24일 :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니라 예쁜 꽃병 같은 선물을 보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아마도 꽃병을 받을 수도 있겠죠. 좋은 선물을 받게 될 수도 있고요. 당신들은 몰라요. 절대 모를 겁니다."]

미국 CNN은 이를 두고 북한의 불길하고 즐겁지 않은 약속에 대해 낙관적인 접근법을 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상응조치를 할 것이란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의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은 별 탈 없이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북미 대화가 복원되지 않고는 언제든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팽팽한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예정된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2일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 :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계속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습니다."]

눈여겨 볼 점은 참석자들의 변화입니다.

인민복을 입은 내각이나 당 간부 참석자는 줄어든 대신 군부 인사들의 수는 대폭 늘었습니다.

군부 엘리트 중심으로 군 조직을 재편했을 가능성과 함께 미국과의 협상 중단에 대비해 군사 조치들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자위적 국방력’강화 방안이 무엇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나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앞두고 향후 노선에 대한 구체적 메시지를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9년 신년사 :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애초 우려됐던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군사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란 분석이 나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신년사거든요. 그 앞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렇게 중요한 전략적 결정과 그것을 대외적으로 공포해야 되는 정치적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대놓고 먼저 행동을 하고 뒤에 그런 것들을 결정한다거나 논리적으로 정당화 한다는 것은 북한에 사실 지금까지 보여온 행동 패턴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거든요."]

여기에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내는 등 적극적인 개입 행보를 보이는 중국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지금 중국하고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해제 결의안을 제출해놓은 상태잖아요. 그런 게 하나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한테 직접 전화를 또 했단 말이죠. 게다가 한중일 정상회담을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 대통령하고 또 시진핑 주석하고 만나서 얘기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이렇게 전략적 도발을 하는 것은 북한한테 절대로 이익이 안 된다..."]

앞서 6개월 만에 시진핑 주석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습니다.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습니다."]

두 정상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는데, 청와대가 회담 직후 결의안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상 간의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와 중국을 지나 유럽을 잇는 철도 공동체를 재차 강조했고, 중국도 함께 할 용의가 있다며 화답했습니다.

중국이 6자 회담 재개 등을 내세우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뛰어들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만큼 북한도 연말 시한 행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12월 23일 : "(시 주석은)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한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에 일관된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내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전했습니다.

[12월 23일/한중 정상회담 :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합니다."]

정부가 우회적 소통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비핵화 대화의 촉진자 역할에 다시 고삐를 당기는 모습입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경 메시지를 발신한 뒤 북한이 수위를 조절해가며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가질 수 있는 영향력 그거는 굉장히 크다라고 봐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아, 이것은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우리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우리는 경제 제재 속에서 이렇게 살 수가 없으니 우리는 뭐 전략적도발을 통해서 미국으로 하여금 셈법을 바꿔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전략적 도발은 언제라도 가능하다라고 봐야죠."]

북한 노동신문은 세계 각국의 인공위성 발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싣고 평화적 우주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명분의 장거리 발사체를 쏘기 위해 이른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이 어떤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한 발사체 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과거에도 북한이 우주개발에 대해서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다 이런 표현을 종종 썼고요. 또 2012년부터는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것들을 만들어서 운용한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런 우주개발이라고 하는 전체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위성발사를 했다 라고 정당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 시한이 지나면서 북한의 외화확보는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10만 북한 노동자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송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안보리 결의 이행에 들어가면서 향후 대북 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입니다.

극동 개발 붐으로 고층 건물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사장에서 익숙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올리라우! 올리라우!"]

북한 노동자들입니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없이 위태로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밤 10시가 넘도록 야간작업도 이어집니다.

[북한 노동자 : "다른 나라 노동자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저녁 6시, 7시, 8시까지 일하면 끝나는데, 우리는 일하는 시간이 길기때문에. 10시, 11시까지 일할 때도 있고..."]

그런데 얼마 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엔 산더미 같은 이삿짐을 든 북한 노동자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 "(언제 가세요?) 오후 3시에. (음식은 맛있었어요? 괜찮아요? 라면이 입에 맞았어요?) 매운 거 좋아하잖아요, 조선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2년 안에 모두 귀국시키라는 유엔 대북제재 시한이 지난 22일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북중 접경지대 단둥에서는 문을 닫는 북한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고, 베이징 내 북한 식당들도 여성 종업원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베이징 평양은반관 종업원 : "(여기 계시던 분들 많이 들어가신 거 같네요?)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철수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편법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을 중국 정부가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제재에 강경한 미국과 제재 완화를 꾀하려는 북한 사이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또 해외 노동자 송환이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낄 새도 없이 한반도가 외교 안보 현안으로 격랑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내년 1월 1일 북한TV를 통해 흘러나올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내용에 따라 2020년 새해 한반도 정세의 출발선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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