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바뀌는 배달수수료’…불안한 배달노동자의 생계

입력 2020.01.03 (12:23) 수정 2020.01.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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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달 앱' 시장이 1조 원으로 커지고, 최근 국내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수조원대 금액으로 해외에 매각됐습니다.

반면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노동자들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최근 노동자들의 배달 수수료를 매일 바꾸면서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째 '배달의민족'에서 배달 일을 해온 이 모 씨.

지난달부터 저녁 9시만 되면, 휴대전화만 쳐다봅니다.

매일 밤 9시, 자신이 받을 다음 날 배달 수수료가 공지되기 때문입니다.

[이○○/배달 노동자 : "안 그래도 저희가 불규칙하게 돈을 버는데, 수수료까지 변동이 있어버리면 너무 큰 거죠.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만큼 내가 더 많이 (오토바이를) 타야 되니까. 더 밥도 안 먹고 더 빨리 타야 되고…."]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정책을 바꾼 건 지난달 4일입니다.

원래는 배달 한 건당 일정한 금액을 줬는데, 이제는 기본 배달비 3천 원에 프로모션 명목으로 수수료를 더해 지급합니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매일 매일, 그리고 배달지역마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경쟁이 심해져 벌이가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 예상할 수도 없다며 생계 불안을 호소합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어떻게 배달료를 하루하루 바꿀 수 있냐. 인간적 존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모두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다."]

노동자들은 또 배달의민족이 근로계약서를 매달 새로 쓰고, 하루 전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매일 바꾸는 건 노동자들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이며, 다른 문제들도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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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바뀌는 배달수수료’…불안한 배달노동자의 생계
    • 입력 2020-01-03 12:33:23
    • 수정2020-01-03 12:40:55
    뉴스 12
[앵커]

'배달 앱' 시장이 1조 원으로 커지고, 최근 국내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수조원대 금액으로 해외에 매각됐습니다.

반면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노동자들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최근 노동자들의 배달 수수료를 매일 바꾸면서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째 '배달의민족'에서 배달 일을 해온 이 모 씨.

지난달부터 저녁 9시만 되면, 휴대전화만 쳐다봅니다.

매일 밤 9시, 자신이 받을 다음 날 배달 수수료가 공지되기 때문입니다.

[이○○/배달 노동자 : "안 그래도 저희가 불규칙하게 돈을 버는데, 수수료까지 변동이 있어버리면 너무 큰 거죠.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만큼 내가 더 많이 (오토바이를) 타야 되니까. 더 밥도 안 먹고 더 빨리 타야 되고…."]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정책을 바꾼 건 지난달 4일입니다.

원래는 배달 한 건당 일정한 금액을 줬는데, 이제는 기본 배달비 3천 원에 프로모션 명목으로 수수료를 더해 지급합니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매일 매일, 그리고 배달지역마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경쟁이 심해져 벌이가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 예상할 수도 없다며 생계 불안을 호소합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어떻게 배달료를 하루하루 바꿀 수 있냐. 인간적 존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모두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다."]

노동자들은 또 배달의민족이 근로계약서를 매달 새로 쓰고, 하루 전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매일 바꾸는 건 노동자들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이며, 다른 문제들도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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