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겨울철 평양 대표 음식은?

입력 2020.01.11 (08:20) 수정 2020.01.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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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최근에 냉면 드셔보셨습니까?

아마 추운 날씨 때문에 선뜻 손이 가는 분 많지 않죠.

그래서일까요?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에서는 겨울에 냉면을 먹기 위해 곁들이는 음식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음식들인지 궁금한데요.

남북의 창에서 직접 만드는 법 소개해 드립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북한 음식 전문가와 함께 직접 도전해 봤습니다.

잘 만들었을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조선중앙TV: "이 추운 겨울날들에 사람들이 음식 상 앞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아마도 한 겨울 추위를 가셔주는 뜨끈한 음식 생각일 것입니다."]

북한TV에서 방송된 한 음식 프로그램입니다.

겨울철 민속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했는데요,

따뜻한 국물이 일품인 전골과 떡국, 국밥의 일종인 온반 녹두지짐 등을 전했습니다.

익숙한 듯 조금은 낯선 북한의 겨울 음식들.

여름철 평양냉면에 대적할 만한 겨울철 대표 북한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깥 공기는 얼음장 같이 차고 살갗을 도려낼 듯 바람은 불고 겨울이 점점 깊어가고 있는데요.

우리보다 더 추운 북한의 겨울 음식 맛은 어떨까요?

북한 음식 전문가가 소개하는 두 가지 북한 음식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북한 국영식당에서 20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민 윤선희 씨.

함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에 나섰습니다.

싱싱한 미나리와 대파, 그리고 신선한 소고기를 찾아다닙니다.

이 재료로 만들 음식은 바로 ‘평양불고기’입니다.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평양식 불고기는 두 가지가 있어요. 너비아니처럼 넓게 해서 순한 불고기처럼 만드는 게 있고 그다음에 살짝 볶음도 아니고 샤브샤브도 아니고 애매하게 그렇게 해서..."]

불고기가 인기 있는 이유는 겨울에도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서라는데요.

사실, 평양냉면의 제철은 겨울이라고 하네요.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냉면 하면 겨울냉면이거든요. 왜냐하면 겨울에 금방 우리가 수확했던 메밀, 처음으로 나왔던 햇곡이니까 햇곡으로 만든 냉면. 그 냉면에 불고기를 같이 곁들여 먹었을 때 최상의 맛이다. 그래서 겨울철 하면 겨울냉면에 평양불고기."]

남한의 불고기와 달리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미나리를 많이 넣는 것이 윤 씨가 만드는 평양불고기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여기에 황기를 달여서 만든 간장을 주요 양념으로 사용합니다.

고기에 잘 스며들게 파와 함께 버무리면 준비는 끝.

불에 올려 고기가 익는 동안, 두 번째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어떤 음식을 만들 건가요?) 평양육개장을 만들어 보겠어요. (평양식 육개장?) 네, 평양식 육개장."]

미리 데쳐놓은 숙주나물, 채 썬 파, 고사리, 느타리버섯 등을 별도로 만든 육수에 같이 끓입니다.

["(평양식 육개장은 육수를 끓여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재료를 준비해놨다가 바로 넣는다는 말씀이시죠?) 네, 바로바로 끓여서 재료가 식감들이 아삭아삭 살아 있는 그런 맛으로 하는 거예요."]

윤 씨의 육개장에는 남한과 달리 고추기름은 들어가지 않은 대신 몸을 덥게 해주는 약초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약초가 내는 맛있는 맛에 매운 맛은 하나도 없고, 그런 맛이에요. 이렇게 막 끓을 때 계란을 넣을 거예요."]

평양육개장과 평양불고기가 드디어 완성이 됐습니다.

어떤 맛일지 무척이나 궁금한데요.

이 두 가지의 북한 겨울 음식을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먼저 육개장 한 숟갈.

["(음~ 처음 먹어보는 맛이에요.) 그렇죠. 아무래도 평양식은 한국에 없더라고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 어른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고, 몸에 열을 내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겨울에 드시는 보양음식이에요. 그러다보니까 정말 몸에도 좋고. 한 그릇 다 드실 때는 땀 막 나거든요. 겨울철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에요."]

다음은 평양불고기 차례입니다.

["((평양불고기) 먹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불고기는 미나리가 많이 들어갔어요. 이렇게 보이는 것들이 미나리하고 파하고 익은 거예요. 야채 듬뿍해서 고기에 싸서 소스에 찍어서 드시는 게..."]

달지 않고 담백했습니다.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아 순하고, 미나리향 같은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리포터 : "되게 새콤하고 소스와 고기와 미나리가 합쳐지니까 입안에서 조화가 너무 맛있게 느껴져요."]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자연이 주는 맛이라고. 재료를 고를 때 항상 정말 싱싱한 재료들. 그래서 이 재료가 내는 맛이 완벽하게 나올까라는 걸 항상 생각하면서 재료를 고르는 거예요."]

이렇게 북한은 남한에 비해 겨울이 길고 추워 음식이 담백하고 소박하다는 게 특징인데요.

북한 내에서도 강원도 같은 동해안 지방은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는 등 지역 따라 음식 특성도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합니다.

재료나 모양이나, 북한 음식이 낯설기도 하지만 우리의 음식과 비슷하기도 한데요.

평양불고기와 평양육개장.

한 번쯤 맛보면서 남과 북의 공감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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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겨울철 평양 대표 음식은?
    • 입력 2020-01-11 08:14:53
    • 수정2020-01-11 08:48:04
    남북의 창
[앵커]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최근에 냉면 드셔보셨습니까?

아마 추운 날씨 때문에 선뜻 손이 가는 분 많지 않죠.

그래서일까요?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에서는 겨울에 냉면을 먹기 위해 곁들이는 음식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음식들인지 궁금한데요.

남북의 창에서 직접 만드는 법 소개해 드립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북한 음식 전문가와 함께 직접 도전해 봤습니다.

잘 만들었을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조선중앙TV: "이 추운 겨울날들에 사람들이 음식 상 앞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아마도 한 겨울 추위를 가셔주는 뜨끈한 음식 생각일 것입니다."]

북한TV에서 방송된 한 음식 프로그램입니다.

겨울철 민속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했는데요,

따뜻한 국물이 일품인 전골과 떡국, 국밥의 일종인 온반 녹두지짐 등을 전했습니다.

익숙한 듯 조금은 낯선 북한의 겨울 음식들.

여름철 평양냉면에 대적할 만한 겨울철 대표 북한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깥 공기는 얼음장 같이 차고 살갗을 도려낼 듯 바람은 불고 겨울이 점점 깊어가고 있는데요.

우리보다 더 추운 북한의 겨울 음식 맛은 어떨까요?

북한 음식 전문가가 소개하는 두 가지 북한 음식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북한 국영식당에서 20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민 윤선희 씨.

함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에 나섰습니다.

싱싱한 미나리와 대파, 그리고 신선한 소고기를 찾아다닙니다.

이 재료로 만들 음식은 바로 ‘평양불고기’입니다.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평양식 불고기는 두 가지가 있어요. 너비아니처럼 넓게 해서 순한 불고기처럼 만드는 게 있고 그다음에 살짝 볶음도 아니고 샤브샤브도 아니고 애매하게 그렇게 해서..."]

불고기가 인기 있는 이유는 겨울에도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서라는데요.

사실, 평양냉면의 제철은 겨울이라고 하네요.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냉면 하면 겨울냉면이거든요. 왜냐하면 겨울에 금방 우리가 수확했던 메밀, 처음으로 나왔던 햇곡이니까 햇곡으로 만든 냉면. 그 냉면에 불고기를 같이 곁들여 먹었을 때 최상의 맛이다. 그래서 겨울철 하면 겨울냉면에 평양불고기."]

남한의 불고기와 달리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미나리를 많이 넣는 것이 윤 씨가 만드는 평양불고기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여기에 황기를 달여서 만든 간장을 주요 양념으로 사용합니다.

고기에 잘 스며들게 파와 함께 버무리면 준비는 끝.

불에 올려 고기가 익는 동안, 두 번째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어떤 음식을 만들 건가요?) 평양육개장을 만들어 보겠어요. (평양식 육개장?) 네, 평양식 육개장."]

미리 데쳐놓은 숙주나물, 채 썬 파, 고사리, 느타리버섯 등을 별도로 만든 육수에 같이 끓입니다.

["(평양식 육개장은 육수를 끓여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재료를 준비해놨다가 바로 넣는다는 말씀이시죠?) 네, 바로바로 끓여서 재료가 식감들이 아삭아삭 살아 있는 그런 맛으로 하는 거예요."]

윤 씨의 육개장에는 남한과 달리 고추기름은 들어가지 않은 대신 몸을 덥게 해주는 약초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약초가 내는 맛있는 맛에 매운 맛은 하나도 없고, 그런 맛이에요. 이렇게 막 끓을 때 계란을 넣을 거예요."]

평양육개장과 평양불고기가 드디어 완성이 됐습니다.

어떤 맛일지 무척이나 궁금한데요.

이 두 가지의 북한 겨울 음식을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먼저 육개장 한 숟갈.

["(음~ 처음 먹어보는 맛이에요.) 그렇죠. 아무래도 평양식은 한국에 없더라고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 어른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고, 몸에 열을 내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겨울에 드시는 보양음식이에요. 그러다보니까 정말 몸에도 좋고. 한 그릇 다 드실 때는 땀 막 나거든요. 겨울철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에요."]

다음은 평양불고기 차례입니다.

["((평양불고기) 먹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불고기는 미나리가 많이 들어갔어요. 이렇게 보이는 것들이 미나리하고 파하고 익은 거예요. 야채 듬뿍해서 고기에 싸서 소스에 찍어서 드시는 게..."]

달지 않고 담백했습니다.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아 순하고, 미나리향 같은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리포터 : "되게 새콤하고 소스와 고기와 미나리가 합쳐지니까 입안에서 조화가 너무 맛있게 느껴져요."]

[윤선희/북한 음식 전문가 : "자연이 주는 맛이라고. 재료를 고를 때 항상 정말 싱싱한 재료들. 그래서 이 재료가 내는 맛이 완벽하게 나올까라는 걸 항상 생각하면서 재료를 고르는 거예요."]

이렇게 북한은 남한에 비해 겨울이 길고 추워 음식이 담백하고 소박하다는 게 특징인데요.

북한 내에서도 강원도 같은 동해안 지방은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는 등 지역 따라 음식 특성도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합니다.

재료나 모양이나, 북한 음식이 낯설기도 하지만 우리의 음식과 비슷하기도 한데요.

평양불고기와 평양육개장.

한 번쯤 맛보면서 남과 북의 공감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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