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남] 유부남의 사기 연애…“1000만 원 배상”

입력 2020.01.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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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까지 올라가는 사건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의 사건들은 대부분 1, 2심에서 해결되지만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는 게 현실이죠. 재판부의 고민 끝에 나온 생생한 하급심 최신 판례, 눈길을 끄는 판결들을 소개합니다.

신분 속이고 '연애'하시는 유부남들이 아직도 많은 모양입니다. '기혼 사실을 숨기고 교제하는 것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란 게 확고한 판례의 태도인 만큼, 하급심 법원에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추세지만 유사한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다른 남성의 신분을 이용해 여성과 교제했다 양쪽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하게 된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결혼 적령기의 미혼 여성인 A 씨는 2018년 6월, 서울 용산구 소재 한 술집에 놀러갔다 B 씨를 만나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둘은 이후 몇 차례 만나면서 연인 관계가 됐고,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3개월 후 B 씨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해지하고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미혼으로 가장 유부남, "기혼 사실 숨겼다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불법행위"

알고 보니 B 씨는 기혼자였지만 미혼인 척 행세한 것이었습니다. 또 B 씨는 교제 중 자신의 이름이 C이고, 한 완성차업체 소속 연구원이라며 타인의 이름과 직장명, 직책을 도용했습니다. 그런데 C 씨는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연락이 끊겨 C 씨의 신분을 수소문해본 A 씨는 곧 자신의 연인이 '다른 사람'이었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심지어 B씨가 C 씨의 신분을 빌려 미혼인 척 행세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도용당한 C 씨도 격분했고, 둘은 서울중앙지법에 함께 손해배상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B 씨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미혼 여성에게 상대방의 기혼 여부는 교제를 결정하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B 씨의 행위는 A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러한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B 씨는 A 씨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위자료의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혼전 임신 사실도 위자료 액수 산정에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 씨의 임신이 B 씨와의 성관계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성과 교제하면서 다른 사람 가장…"신분 도용당한 사람 명예 훼손…배상 책임"

법원은 신분을 도용당한 C 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B씨가 A 씨를 비롯해 여러 여자와 사귀면서 C 씨의 이름과 신분을 도용한 행위는 C 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라면서 3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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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결남] 유부남의 사기 연애…“1000만 원 배상”
    • 입력 2020-01-11 09:07:10
    취재K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사건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의 사건들은 대부분 1, 2심에서 해결되지만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는 게 현실이죠. 재판부의 고민 끝에 나온 생생한 하급심 최신 판례, 눈길을 끄는 판결들을 소개합니다.

신분 속이고 '연애'하시는 유부남들이 아직도 많은 모양입니다. '기혼 사실을 숨기고 교제하는 것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란 게 확고한 판례의 태도인 만큼, 하급심 법원에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추세지만 유사한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다른 남성의 신분을 이용해 여성과 교제했다 양쪽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하게 된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결혼 적령기의 미혼 여성인 A 씨는 2018년 6월, 서울 용산구 소재 한 술집에 놀러갔다 B 씨를 만나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둘은 이후 몇 차례 만나면서 연인 관계가 됐고,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3개월 후 B 씨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해지하고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미혼으로 가장 유부남, "기혼 사실 숨겼다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불법행위"

알고 보니 B 씨는 기혼자였지만 미혼인 척 행세한 것이었습니다. 또 B 씨는 교제 중 자신의 이름이 C이고, 한 완성차업체 소속 연구원이라며 타인의 이름과 직장명, 직책을 도용했습니다. 그런데 C 씨는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연락이 끊겨 C 씨의 신분을 수소문해본 A 씨는 곧 자신의 연인이 '다른 사람'이었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심지어 B씨가 C 씨의 신분을 빌려 미혼인 척 행세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도용당한 C 씨도 격분했고, 둘은 서울중앙지법에 함께 손해배상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B 씨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미혼 여성에게 상대방의 기혼 여부는 교제를 결정하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B 씨의 행위는 A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러한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B 씨는 A 씨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위자료의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혼전 임신 사실도 위자료 액수 산정에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 씨의 임신이 B 씨와의 성관계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성과 교제하면서 다른 사람 가장…"신분 도용당한 사람 명예 훼손…배상 책임"

법원은 신분을 도용당한 C 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B씨가 A 씨를 비롯해 여러 여자와 사귀면서 C 씨의 이름과 신분을 도용한 행위는 C 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라면서 3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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